성명·논평

논 평

정치혐오 기반한 정수 축소·비례 폐지 주장 멈춰야

전원위 2일, 기득권 유지하려는 문제적 의원 발언 볼썽사나워
기득권 줄이고 비례성·대표성 늘리려면 비례대표 위주로 증원해야

 

  1. 어제(4/11), 국회 전원위원회(위원장 김영주 의원)가 제3차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토론에 참여한 28명 의원들은 비례대표제와 선거구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했다. 그런데 2차 회의에 이어 일부 의원들은 의원정수의 축소를 주장하거나 심지어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자는 둥, 선거개혁에 역행하거나 심지어 헌법에 명백히 반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줄이자는 주장이야말로 국회의 기능과 역할, 권한의 중요성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기며 지지를 얻으려는 반(反)정치적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가당치 않은 의석수 감축, 비례대표제 폐지 주장을 중단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여 더욱 민심과 일치된 국회지형을 만들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2. 국민의힘 이태규 · 김승수 · 유상범 · 조경태 의원 등은 의원정수의 축소를 주장했다. 여론조사를 운운하며 의원정수 대폭 감축을 주장하지만, 정작 이들의 발언 속에는 의원정수를 축소해야할 어떠한 논리적인 근거도 없다. 현행 선거제도에 대한 모든 통계 지표는 예외없이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국회의원 수가 심각하게 적다는 결론을 가리키고 있다. 의원 수를 줄이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더 잘하는가? 여야 합의가 더 잘되는가? 양당제가 타파되는가? 세비도 줄이고 사람도 줄이겠다면서 대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회가 진정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만을 대변하여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주권자가 자신들의 대리인을 늘리는 것에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스스로 일을 줄이겠다는 기관에게 신뢰를 보낼 국민은 단언컨데 없다. 즉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은 국회가 제 할일을 더 잘하는 것 뿐이며, 정수 감축 주장은 이와 양립할 수 없는 반정치적 포퓰리즘일 뿐이다. 진심으로 의원 감축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솔선수범하여 자신들부터 자신의 지역구 폐지를 요구하고 의원직을 반납해야 할 것이다.

  3. 심지어 국민의힘 이헌승 · 윤상현 · 황보승희 · 조경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등은 비례대표제 폐지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는 반헌법적 발언이다. 우리 헌법 41조 3항은 비례대표제의 실시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례대표제는 필연적으로 사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 선거의 불비례성을 보정하면서, 동시에 다수결의 원리만으로는 대표할 수 없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 등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한다. 비례대표 의원의 책임성이나 신뢰성이 문제라면 이미 제시된 준개방형 명부제나 정당법상 비례대표 후보의 민주적 추천 절차 부활 등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고민 없이 비례대표제를 무작정 폐지하거나 줄이자는 주장은 지역구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강화하고, 안그래도 심각한 거대양당의 의석 독식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면 그 의도를 설명할 길이 없다. 현행 선거제의 불비례성을 제대로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간 의석 비율을 2대 1 수준으로 하고, 준개방형 명부제의 도입을 검토해야 하며, 아울러 비례대표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정당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비례후보 공천 절차 마련 의무를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4. 국회가 진정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길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다. 행정부의 폭주와 실정을 견제하고, 예산 낭비를 감시하고, 민생과 인권을 위한 법률을 입안하며, 국민을 대신해 사회적 갈등관계를 중재하는 것이야말로 국회의 존재 이유다. 따라서 선거제도 개혁의 목적은 거대양당의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민의를 온전하게 반영하고 토론과 협치의 기반을 복원하는 것에 있다.  전원위원회의 역할은 이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국민 앞에 제시하는 데에 있음을 망각해선 안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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