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날 기념 여성선언 기자회견
1981년 5월 24일, 유럽 11개국 여성들은 핵무기와 군비경쟁을 비판하며 이날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로 정했습니다. 이후 1983년 5월 24일에는 약 100만 명의 여성들이 핵무기와 군비경쟁에 반대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를 촉구하는 행동을 전개했습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2026년 오늘, 여성들이 외쳤던 평화와 군축의 요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히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핵무기와 군비경쟁, 군사동맹 강화가 확대되는 지금이야말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절실한 때입니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남북 대화는 중단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계속되고 있으며, 한일·한미일 군사협력은 빠르게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군사전략에 편승하는 외교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주도하는 자주적이고 균형 있는 외교가 필요합니다.
이에 여성들은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과 군비경쟁을 멈추고 한반도 평화와 군축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일시 : 2026년 5월 21일(목) 낮 1시
장소 : 광화문 미대사관 맞은편 세종대왕 동상 인근
주최 : 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전국여성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외 30개 단체, 42명의 여성평화활동가
■ 기자회견 순서
사회자 - 양은미(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전국여성연대 집행위원장)
발언1 - 안김정애(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
발언2 - 한경희(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발언3 - 신지연(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발언4 - 노주현(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기자회견문 낭독 - 이은정(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자주통일평화연대여성본부 상임대표)
■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선언 기자회견문
5월24일은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 for Peace and Disarmament)'이다. 1981년 5월24일 유럽11개국 여성들이 모여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정하고, 1983년 5월24일에는 약 100만명의 여성들이 모여 핵무기와 군비경쟁을 비판하며 다양한 형태로 평화를 촉구하는 행동을 전개했다. 이후 매년 5월24일은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평화와 군축을 위한 메세지를 전하는 날로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지금, 세계는 다시 군사주의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전쟁과 무력충돌은 계속되고, 각국 정부는 시민의 삶을 지키기보다 더 많은 무기와 더 강한 군사동맹, 더 위험한 핵 억제력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의 피해는 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집중된다. 여성과 아동, 난민, 장애인, 노인,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먼저 무너진다.
한반도 역시 심각한 위기 앞에 놓여 있다. 남북 간 대화는 중단되고, 적대와 대결의 언어가 일상이 되었다. 평화체제 구축과 군비통제의 논의는 사라지고, 군사훈련과 무기 증강, 동맹 중심의 안보정책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최근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깊이 우려한다. 과거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충분한 성찰과 책임 없이 추진되는 한일 군사협력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길이 될 수 없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이름으로 군사정보 공유, 공동훈련, 작전 협력이 확대되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새로운 군사적 대결 구도로 몰아넣을 위험이 크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역시 계속되고 있다. 정례적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대결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상대를 적으로 상정한 군사훈련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대화와 신뢰 회복의 공간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자주적 외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주도해야 할 당사자임에도, 미국 중심의 군사전략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대화와 중재,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기보다 동맹 강화와 군사적 대응에 의존하는 외교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없다.
평화는 힘의 과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화는 대화와 신뢰, 상호존중과 공존의 질서를 만들 때 가능하다. 군사적 압박과 동맹 중심의 외교가 아니라, 한반도 당사자로서 평화를 주도하는 자주적 외교가 필요하다.
여성들은 전쟁의 피해자로만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전쟁과 분단, 군사주의가 일상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증언해 왔고, 돌봄과 연대, 생명과 공존의 언어로 평화를 만들어 왔다. 여성들은 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관계 회복의 정치, 적대가 아니라 공존의 정치, 무기가 아니라 생명의 정치를 요구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대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에 나서라.
하나, 한미·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중단하고, 동북아 군사블록화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멈춰라.
하나, 정부는 미국 중심의 군사전략에 편승하는 외교를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자주적이고 균형 있는 외교에 나서라.
하나, 남북 간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 재개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시작하라.
하나, 군비 증강과 무기 도입에 치우친 예산을 시민의 안전, 돌봄, 기후위기 대응, 성평등, 복지와 공공서비스 강화를 위한 예산으로 전환하라.
하나, 평화와 안보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고, 여성·평화·안보 의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라.
우리는 한반도를 전쟁의 전초기지가 아니라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우리는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계속되는 군사훈련에 반대하며, 자주적 평화외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한다.
우리는 여성들이 만들어 온 평화·통일운동의 역사 위에서, 군축과 평화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이어갈 것이다.
2026년 5월 24일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