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노동 존중'에 성평등은 없었다 - 성평등노동 정책 촉구 기자회견-
▣ 기자회견 취지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시민의 손으로 이끌어낸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 이후로 세워진 정부였다. 전 대통령의 실정에 반발한 시민들은 탄핵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다양한 목소리를 분출해 내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 비전을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고 선언하였다. 노동 부문에 있어 ‘노동 존중’을 내걸었다. 이재명 정부가 내걸었던 국정과제 중 여성노동자를 중점 타겟으로 한 정책은 많지 않았다. 핵심 과제는 성평등공시제 도입과 민간고용평등상담실 복원 등이었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이재명 정부 1년을 맞이하여 과연 여성노동자가 주인인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지, 여성노동자의 노동은 존중받고 있는지, 국정과제는 얼마나 진척되었는지 점검해 보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자 한다.
이재명 정부는 성평등을 내걸고는 있으나 실질적 정책에서는 성평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고질적인 여성노동의 저평가와 성별직종분리, 성별 및 고용형태에 의한 차별로 여성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불안정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야만 한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저평가된 돌봄노동자의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일터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안전하지 않다. 성희롱과 괴롭힘은 일터에서 여성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고, 노동환경은 여성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도래한 AI시대는 여성노동자들을 먼저 일터에서 내몰고 있다. 정부는 AI를 경제적 주도권의 문제로, 기술강국으로서의 위치를 선점하는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을 뿐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이러한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의 1년을 짚어보고 이후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 기자회견 개요
- 일시 및 장소 : 2026년 6월 5일(금) 오전 10시 / 청와대 앞
- 프로그램 (※사회 : 권수정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 발언 1. 돌봄 노동자의 현실과 개선 과제(김수경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국장)
* 발언 2. 이재명 정부 성평등 인식의 현실(이정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발언 3. 성평등 노동의 후퇴를 멈추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라(노헬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 발언 4. 제대로 된 성평등 공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김두나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 발언 5. 이재명 정부는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라!!!(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 발언 6. 안정장치 없이 폭주하는 이재명 정부의 AI정책, 여성노동자를 위한 안전망 먼저 구축하라!(기이슬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 기자회견문 낭독
▣ 기자회견문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노동존중’에 성평등은 없었다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만 1년이 지났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임 1년을 기준으로 한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고, 경제와 민생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 영역 점수도 과연 합격점인가?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여성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부추기고, 구조적 차별을 부정하며 반여성 기조로 일관했던 윤석열 정부의 과오를 바로잡아 성평등이 기본 가치가 되는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정부는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는 성평등 사회 실현’을 목표로 ▲성평등 거버넌스 강화, ▲성평등한 일터 조성, ▲여성 경제활동 지원 강화를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여성노동을 담당하는 1관 3과 체제로 개편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의 여성고용정책과가 폐지되고, 성평등 임금 공시제와 같은 굵직한 정책들이 성평등가족부로 이관되며 큰 우려를 자아냈다. 노동행정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 것은 고용노동부이기 때문이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여성고용정책과의 복원과 고용노동부의 역할의 강화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성차별 직종 분리, 저임금·불안정 고용, 성차별적 괴롭힘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대한민국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1%에 불과해 30년 가까이 OECD국가 중 부동의 1위이다. 성별 임금격차의 해결책은 다양하겠지만 임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가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공약한 고용평등공시제를 국정과제에 담은 바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양성평등기본법을 개정을 통해 내년 시행을 목표로 공공부문과 500인 이상 민간기업에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본 제도만으로는 심각한 성별임금격차를 개선하기에 너무나 부족하다. 동종·유사 직무 동료 노동자의 임금 정보를 비교해 차별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임금정보공개청구권과 구직자가 임금 정보를 알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여성노동자의 상당수가 중소영세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공시 의무 대상 범위도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해야 한다. 공시 항목도 직종, 직급, 직무뿐 아니라 승진, 모성보호제도 활용 현황까지 세분화해야 하며, 법 위반 시 제재, 사업수행을 위한 전담기관 설치도 필요하다. 필요한 것은 모두 빠져있고, 기업의 수용성만을 고려한 제도로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는 기대할 수 없다. 기대했던 이재명 정부의 ‘노동존중’에 ‘여성노동자’는 없었고, 노동정책에 ‘성평등’은 결여되어 있었다.
현장은 심각하다. 만성적 저임금의 굴레에 갇혀 있는 돌봄 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임금. 시간. 안전에서 노동권을 확보가 시급하다. 아울러 일터에서 위협받는 여성노동자의 건강과 안전문제에도 당장 실행 가능한 대책을 설계해 성희롱과 괴롭힘을 뿌리 뽑고, 젠더관점이 반영된 안전한 노동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AI 3대 강국을 선언한 정부가 AI가 여성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고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적 고민과 책임 역시 필요하다.
성평등 의제는 때론 덜 중요하게 간주 되고, 때론 여성에 국한된 문제라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평등 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 그 무엇보다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바로 성평등 의제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 1년, 이재명 정부가 보여준 성평등 인식과 여성노동에 대한 존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남은 4년을 이재명 정부의 노동존중에 성평등이 자리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시간으로 삼아주기를 바란다.
성평등이 국정운영 핵심 가치다. 실질적 정책으로 실현하라
여성고용정책과 복원하고 적극적인 성평등 노동정책 수립하라
정부는 사회서비스원 재정 대폭 확충하고 공공돌봄 확대하라
드러나야 바뀐다, 실효성 있는 성평등 공시제 당장 도입하라
여성노동 존중하고,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만들어라
AI는 만능키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젠더 관점의 AI 노동 정책 마련하라
2026년 6월 5일
여성노동연대회의
발언 1. 돌봄 노동자의 현실과 개선 과제 (김수경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국장)
작년 이 시기에 돌봄노동자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에 맞춰 세 가지 요구를 한 바가 있습니다.
하나는 돌봄서비스의 공공책임 및 인프라 확대를 위해 사회서비스원 확대를 요구했고,
둘째는 돌봄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고용과 노동환경을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요구는 이러한 정책 설계와 집행 과정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돌봄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었으나, 현재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돌봄서비스의 국가 책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사회서비스원 설치 확대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중앙정부의 예산 확보는 원활하지 않고, 지자체의 예산 삭감과 통폐합은 사회서비스원을 사실상 무력화 시켰습니다. 서울은 없앤 예산을 복원하지 않았는데, 다시 오세훈시장이 당선 되서 사회서비스원의 복원이 어려울 것이라 암담합니다. 대구와 충남. 울산은 사회서비스원 예산을 다른 복지시설과 통폐합하면서 사실상 사회서비스원의 운영을 축소시킨 결과를 낳았습니다.
돌봄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근간입니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지자체는 언제라도 관련 사업을 폐지하고 무력화 할 것입니다. 조속히 사회서비스원 설치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중단 없는 공공돌봄을 요구합니다.
돌봄사회로의 전환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돌봄을 수행하는 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임금. 시간. 안전에서 노동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우리사회만의 요구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요구입니다. 현재 시설 규모에 상관 없이 사회복지사 단일임금제, 지자체별 돌봄노동자에 대한 생활임금 적용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돌봄노동자의 대부분인 여성노동자가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돌봄 및 여성직종 산업에 대한 성인지적 직무가치 평가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돌봄노동자의 노동권 확대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저임금이니까 조금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산정하고 임금과 고용. 안전의 전 영역에서 돌봄노동의 가치를 재산정해야 할 것입니다.
돌봄을 국정의 주요과제로 삼기 위한 거버넌스는 대통령 직속 돌봄특위와 함께 돌봄노사정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돌봄노동자의 요구와 과제는 돌봄노동자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돌봄 관련 모든 정책 결정과 집행의 현장에 돌봄 노동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수 있길 요구합니다. 돌봄과 관련한 논의는 이제 시작입니다.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성평등이 이루어집니다.
발언 2. 이재명 정부 성평등 인식의 현실(이정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재명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열어젖힌 정치적 변화의 결과로 들어선 정부입니다. 광장에는 응원봉의 물결을 만들어내며 민주주의와 변화를 외쳤던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 기대와 열망 위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 1년을 맞아, 우리는 오늘 ‘노동 존중’이라는 약속이 과연 누구의 노동을 향하고 있는지, 특히 여성 노동의 현실을 얼마나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는지 묻고자 합니다.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다 마침내 시민의 힘으로 탄핵된 윤석열 정부 이후, 우리는 한국 사회가 보다 성평등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길 기대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각 영역의 여성노동 현실과 정책 요구를 알리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이재명 정부가 성평등과 여성 노동을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그 인식의 현실을 묻는 자리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성평등을 통합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핵심 가치라고 공언해 왔고, 집권 이후에도 ‘성평등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 특히 여성 노동의 저평가와 성별 직종 분리, 일터의 성희롱과 괴롭힘, AI·산업 전환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교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평등 노동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선언과 약속은 분명했지만, 여성 노동의 현실을 바꾸는 구체적인 정책·예산·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 정부의 성평등 인식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 노동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돌봄·서비스·감정노동처럼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 노동은 대부분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저임금과 불안정 고용이라는 가장 나쁜 조건이 따라 붙습니다. 정부는 이를 구조적 성차별의 문제, 성평등 민주주의의 핵심 과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시장의 결과나 개별 정책의 일부로만 다루고 있습니다. 여성 노동을 사회 인프라가 아니라 조정 가능한 비용처럼 취급하는 바로 그 인식이, 현 정부 들어서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일터의 안전에 관하여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드러내어 말하지 못하는 위치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 정부의 지긋지긋한 퇴행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정부는 ‘몇 건의 대책’으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말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전환의 파고 속에서도 성평등은 실종돼 있습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의 시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깎여 나가는 것은 여성의 일자리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와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성평등의 위기, 여성 노동권의 위기가 아니라 기술 경쟁의 기회로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 정부의 AI 전략은 여성의 일자리를 대가로 삼는 성장 전략일 뿐이며 여성 노동을 또 한 번 비가시화하는 ‘미래 전환’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성평등을 핵심 가치로 인식하고 있는 정부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접근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국정과제 가운데 여성 노동자를 중심에 둔 과제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성평등 공시제 도입, 민간 고용평등 상담실 복원 등이 약속되었지만, 여성 노동자가 겪는 저임금·불안정·차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이 과제들조차 얼마나 속도감 있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평등을 중심 가치로 본다면, 이 정도의 느리고 제한적인 추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정책 하나하나의 세부 내용에 앞서 현 정부의 성평등 인식 그 자체를 묻고자 합니다. 돌봄, 성평등 공시제, 안전한 일터, AI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현실과 대안은 뒤이은 발언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릴 것입니다. 저는 그 모든 문제의 공통된 뿌리, 곧 이 정부가 성평등을 부차적 과제로, 여성 노동을 조정 가능한 대상으로 보는 인식의 문제를 짚고자 합니다.
질문은 분명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노동 존중’은 과연 여성 노동을 포함하고 있는가. 성평등이 국정운영의 핵심 가치라고 선언되었지만, 왜 여성 노동자는 여전히 정책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성평등을 국정의 중심 가치로 실제 작동시키는 구조적 전환입니다. 이재명 정부 2년 차, 이제는 답해야 합니다. 여성 노동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은 구현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어질 각 발언은, 이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성평등 노동의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것입니다. 여성노동연대회의는 그 목소리와 함께 현 정부의 성평등 인식을 바꾸어 낼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것입니다.
발언 3. 성평등 노동의 후퇴를 멈추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라(노헬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선 범정부 차원에서 성평등 노동을 국가의 핵심 과제로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지난 지금, 국가의 성평등노동 정책 체계는 오히려 후퇴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직제개편을 하던 과정에서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하였습니다. 여성고용정책과는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대응, 경력단절 예방, 일·생활 균형 정책 등 성평등 노동정책을 전담하는 핵심 조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여성고용정책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국가가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습니다. 여성고용정책과 폐지 이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새일센터 집단상담 프로그램과 같이 고용노동부에서 전담하던 일부 업무가 성평등가족부로 이관됐습니다. 또, 성평등가족부에 여성고용정책과 관련해 고용평등정책관을 만들어 1관 3과 체제를 구축하였으난 고용노동부의 여성고용정책과와는 권한차이가 명백합니다. 특히, 성평등가족부가 노동과 관련한 실질적인 행정집행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고용노동부의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한 것은 업무이관이 아닌 여성고용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행하고 집행하는 컨트롤 타워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성평등 노동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고용노동부 내 여성고용정책과를 확대복원해야 합니다.
또,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원상회복이 필요합니다.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임신·출산·육아 차별을 겪는 노동자들에게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가장 가까운 권리구제 창구였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거나 법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여성 노동자들에게 상담실은 사실상 마지막 안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민간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후 복원되는 과정에서 예산 축소로 인해 여성노동자들에게 마지막 안전망인 상담실을 유지하고 상담을 이어가는데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체계나 다름없는 상담실은 사건이 발생한 뒤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리 갖추어야 하는 공적 인프라나 다름없습니다. 정부는 축소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제대로 복원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현장의 집행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성차별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실제로 노동자를 만나는 사람은 각 지청의 근로감독관들입니다. 그러나 성평등 노동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응 수준은 지역마다, 근로감독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근로감독관을 위한 성평등 노동 업무 매뉴얼 마련과 정기적인 교육 체계를 요구합니다. 성차별로 인해 일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노동권 침해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이 필요합니다.
지역 거버넌스 역시 강화되어야 합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성희롱·성차별 전문위원회는 사건 심의 기능을 넘어 지역 성평등 노동 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로 발전해야 합니다. 지역마다 산업 구조와 노동 조건은 다릅니다. 따라서 지역에서 발생하는 성평등 노동 문제를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논의 구조가 필요합니다.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부터 성평등 노동정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산업재해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산업재해 제도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남성 중심 산업을 기준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결과 돌봄노동, 서비스노동, 감정노동 등 여성 노동자가 집중된 영역의 위험은 충분히 드러나지 못했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정신건강 문제, 감정노동 피해, 재생산권 문제를 포함해 산업재해 체계를 젠더 관점에서 점검하고 재구성하는 국가 차원의 기구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범부처 차원의 국가 성평등 노동위원회 설치를 요구합니다.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근절, 돌봄 공공성 강화, 산업안전 정책 개선은 어느 한 부처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정부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국가 성평등 노동위원회를 통해 각 부처가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조정하며,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합니다.
성평등 노동 정책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가 성평등 노동을 핵심 과제로 삼고 책임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발언 4. 제대로 된 성평등 공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김두나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안녕하십니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김두나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출범하면서 '노동 존중'을 주요 가치로 내세웠는데요. 오늘 이 기자회견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여성 노동자의 현실에서 정부가 강조한 가치가 과연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를 함께 짚어보는 자리입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29.3%입니다. OECD 38개 회원국 평균인 11.3%와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고, 회원국 가운데 가장 격차가 큰 나라입니다.
이 격차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성별에 따른 업종 분리,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 채용과 승진 과정에서의 구조적 불평등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온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를 유지시켜온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불투명한 임금 관행입니다. 임금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격차는 드러나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격차는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평등 공시제가 꼭 필요합니다. 이재명 정부도 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 출범과 함께 발표한 국정과제에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을 포함했고, 성평등가족부도 법제화를 추진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도의 도입 여부가 아니라 그 내용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한 해외 사례와 관련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임금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격차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계획을 수립하며, 그 이행을 점검하는 구조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성평등 임금공시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선 성평등 임금 공시제의 공시 항목은 고용형태, 직종, 직급, 직무, 근속연수별로 세분화하여 격차의 실태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공시의무 대상도 대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중소기업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또한, 성평등 임금 공시 과정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계획의 이행 여부를 정부가 점검하는 체계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있는 수단도 갖춰야 합니다. 이행강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시제는 제도로서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성평등 공시제는 단순한 정보 공개 제도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구조화되어 온 고용상 불평등을 가시화하고, 그것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출발점입니다. ‘노동 존중'이라는 가치가 여성 노동자에게도 온전히 닿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성평등 공시제 도입을 거듭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5. 이재명 정부는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라!!!(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해 6월 4일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였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전대통령의 탄핵으로 출범한 정부이고, 탄핵을 위한 비상행동에 수많은 여성들이 참여하였기에 한국사회 여성들의 불평등에 대한 아픔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운영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는 출범 후 지난해 9월말 그동안 고용노동부내에서 여성노동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하고 관련 업무를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내 다른 부서로 쪼개어 이관하였다. 이에 여성노동연대회의가 항의하자 고용노동부는 과 재건을 검토해보겠다고 하였으나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당시 여성노동단체들의 항의에 대한 답변인거 마냥 정부는 지난해 11월,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는 모두에게 안전한 일터라며 물리적인 위험 외에도 성희롱과 성차별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전국에 있는 여성노동자회에서 운영하는 ‘평등의 전화’ 2025년 상담 분석 자료를 보면 직장내 성희롱 상담은 23.7%로 두 번째 많은 상담 건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해고, 임금체불 상담 등 근로조건 상담을 분석해 보면 직장내 성희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여성노동자들은 직장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모성권 보호 부재, 저임금 등에 시달리며 성차별을 겪고 있다. 직장 내 여성노동자들은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지만 정부 출범 1년이 되어도 현실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 대화 중 팔을 만지거나 옷이 특이하다며 허벅지를 만졌다 / 자꾸 어깨를 주무르거나 손을 달라고 하며 주무른다 / 나를 자리로 부르더니 야한 사진을 보여줬다 / 계속 만남을 요구하였고 거절하니 그 뒤로 그림자 취급을 한다 / 지속적인 언어적 성희롱에 대꾸를 하지 않으니 인사고과에서 낮은 평가를 줬다 / 정규직 전환 때문에 문제 제기를 못하다가 수습 직후 불편함을 토로하니 관장은 화를 내며 계약만료 시점에 퇴사를 종용하였다(서울여성노동자회 상담사례)
여성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우리는 정규직 비정규직 할 거 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직장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 성차별을 겪으며 일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고용이 불안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하여 참고 일하고 있기에 더 열악하다. 이를 이용하여 발생하는 사용자의 다양한 행태의 직장 내 성희롱 등 불이익을 겪으며 일해야 한다는 것은 여성노동자에게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없으며 너무 가혹하다. 직장내 성희롱과 직장내 괴롭힘은 개인의 성격결함이 아닌, 조직 내 불평등한 권력 구조가 낳은 구조적 폭력이므로 이에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다행히 올해 4월 23일 국회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어 대표자를 처벌할 수 있게 성희롱 과태료 부과대상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대표이사 외에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는 임원이 직장내 성희롱을 할 경우에는 여전히 제제할 수단이 제한적이며, 원청이 하청노동자에게 가하는 성희롱,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에 대한 성희롱은 처벌할 수 없는 현행제도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권력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과태료 중심의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며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법안 개정을 출발점으로 제도 보완 및 직장내 성희롱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적인 입법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또한 직장에서 폭력과 괴롭힘을 근절하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존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제 규범인 ILO 제190호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정부는 제도적 미비함을 이유로 비준을 미룰 것이 아니라 법적 사각지대에 있는 모든 노동자를 아우르는 보호체계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여성노동자가 존중받고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가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발언 6. 안정장치 없이 폭주하는 이재명 정부의 AI정책, 여성노동자를 위한 안전망 먼저 구축하라!(기이슬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AI 강국’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이재명 정부 1년, 생산성 향상과 성과를 강조하며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AI를 도입 해오고 있고,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고속도로 구축해야 한다며 여전히 AI 가속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AI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속도를 내는 사이 그 위험과 비용, 책임은 누가 떠안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비용절감, 효율성을 내세우며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면에는 여성, 비정규직과 같은 저임금 직군의 일자리의 빠른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숙련된 노동자의 경험을 학습시켜 AI를 발전시키겠다"며 AI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그로 인한 인력 감축으로 채용은 줄고, 인간의 노동 강도가 올라가는 현실의 문제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에서도 보고서를 통해 AI 전환기에 여성 노동자가 더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밝혔고, 세계경제포럼도 여성 일자리 문제와 생산성 혜택에서의 배제 문제를 지적했지만 정부의 AI 기본계획에서 구체적인 여성 노동자 보호 대책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질낮은 일자리로 밀려나고 일자리를 잃는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고민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2026년 정부 AI 투자예산을 총 9.9조원으로 3배나 늘렸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 폐지되어 반토막만 복구한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이 고작 4억 5천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노동자들이 성희롱 피해로 직장을 떠나지 않도록, 괴롭힘 피해로 고통 받으면서 일하지 않도록, 성차별로 자신의 일경험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바로 고용평등상담실입니다. 세계적 수준,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정부에 고작 9개의 민간 고용평등 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은 너무 초라합니다.
정부는 AI 활용이 곧 효율과 생산성의 증가이고 이것이 곧 모두의 공익인 것처럼 말하지만 AI 기술발전은 모두에게 이롭고 혜택이 돌아가는 만능열쇠가 아닙니다. 이미 많은 산업분야에서 AI 도입과 활용에 대한 부작용과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문제 뿐 아니라 기본 방향과 설계부터 성평등관점 없이 이루어지는 AI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의 성차별적 편향, AI를 악용한 젠더폭력 등의 문제 또한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취약한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질낮은 노동을 하게 되고, 무차별한 젠더폭력의 위험에 놓이게 되지는 않을지, AI로 대체되는 서비스가 정말 좋은 서비스인지, 안전과 우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규제, 정책과 시스템 구축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누구의 무엇을 위한 AI 강국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깊은 우려를 담아 구호로 정부에게 외칩니다. "AI는 만능키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젠더 관점의 AI 노동 정책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