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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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재출범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은 2010년 만들어진 연대체입니다. 2007년 법무부는 기독교와 재계의 반대에 의해 7개의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된 누더기 차별금지법을 발의합니다. 이에 대한 반대운동이 전개되었고, 운동의 주체들은 반차별공동행동이란 이름으로 모여 활동을 지속합니다. 그리고 2010년 법무부가 다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하자 올바른 법제정과 사회적 대응을 위해 차제연을 결성하였습니다. 이후 차제연은 국회 및 정부의 차별금지법안 발의 대응, 대중캠페인과 1인시위, 지역순회 간담회와 이슈 토론회, 차별의 경험을 드러내는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 등의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지난 10년 차별금지법은 보수 세력 및 보수 기독교계의 반대로 인해 지속적으로 제정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시민사회의 요구와 국제인권기구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17,18,19대 국회, 소위 ‘이명박근혜’ 정권에선 연이은 발의에도 제정되지 못하였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반대 세력의 압박에 못 이겨 법안을 자진 철회하는 사태가 이어졌고, 입법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졌습니다. 이렇게 정치권이 인권의 가치를 반인권세력과 타협하는 동안 차별금지법을 왜곡하고 반대하는 세력은 조직화되고 혐오와 차별은 노골화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하고 존엄할 권리를 말하는 간절함이 모욕과 혐오로 얼룩지기도 했고, 서울시민인권헌장은 제정과정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했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으며, 퀴어퍼레이드는 저지당했습니다. 여성혐오 범죄인 강남역 10번출구 사건은 정신장애인을 낙인찍는 범죄종합대책으로 이어졌고, 구의역 스크린 도어참사, 유성기업 노동자에 대한 괴롭힘으로 노동차별의 위험한 현실이 다시금 알려졌습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은 신분증이 없어 의료보험 등 사회적 지원을 받기 어렵고, 차별적인 내용을 담은 교육부 국가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20대 총선에선 성소수자와 이주민 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목표로 내건 정당이 출마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둘러싸고 이 법이 해결하고자 하는 차별과 불평등이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일부만의 문제인 것처럼 부각되기도 하고 또 그것이 반대하는 세력의 주요한 논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불평등은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출신학교,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 수많은 차이들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서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차별들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불평등을 넘어 인권과 평등의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여기 광장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럼에도 탄핵이후 새롭게 만들어야할 사회의 인권과 평등의 기준과 정책의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야할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미는 여전히 왜곡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후보들은 ‘사회적 합의가 덜 되어 시기상조다’ ‘성소수자 지지하지만 차별금지법은 안 된다’며 반대세력 눈치보기식 답변을 이어가고 소수자의 인권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인권과 평등은 정치경제적 이익과 종교적 입장에 따라 협상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미가 오염되며 합의와 찬반 논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 현재의 모습입니다. 새로운 시대와 나라에 대한 기대를 정치권과 국가에만 위탁할 수 없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장면이며, 광장에서 반차별을 위한 차별금지법제정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야할 이유입니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한 10년, 법제정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혐오표현과 선동, 모욕과 폭력 등 차별의 문제는 심화되었고 정치권의 의지와 움직임은 더딥니다. 하지만 그만큼 각계 현장은 이에 맞서 싸우며 의제와 활동들이 다각화되었고, 각 영역의 의제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5년 잠정적인 휴지기에 들어섰던 차제연의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재가동하려고 합니다. 차제연은 재출범으로 조직을 정비하여 현장과 고민을 갱신하고, 구체적인 삶과 관계의 연대를 통해 법제정을 넘은 사회변화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1) 3,4월 대선 국면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려내고, 이후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며 제정을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2)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연대체로서 종교, 노동 여성, 장애, 이주, 청소년, 성소수자, 한부모 등 범시민사회계의 의견을 모으고, 반차별 공론의 장을 만들어 실천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3) 토론회와 강좌, 1인시위, 간담회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차별금지법의 가치와 내용을 알려내고, 시민들의 참여를 확산합니다.

나중에, 다음번으로 유예하는 민주주의가 아닌 바로 지금! 차별받는 사람들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온갖 반대 논리에 맞서 인권과 평등을 내세우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반차별과 평등의 가치 속에서 찾고, 서로 다른 활동 공간과 주제들 안에서 실천과 변화의 방안들을 모색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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