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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3.8여성대회 당시 성매매방지법 제정 촉구 거리 행진의 모습  ⓒ 한국여성단체연합
1. 성매매방지법 제정의 의의

마침내 2004년 3월 2일(화) 오후, ‘성매매알선등범죄의처벌에관한법률’ 및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약칭 ‘성매매방지법’)이 16대 국회 본회의를 만장일치(보호법의 경우 1명 기권)로 통과하였다. 이로써, 지난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어 지난 4년간 계속되어온 성매매에 관한 국민적 논란은 일단락을 짓게 되었다.

▲ 2002년 1월 군산개복동 사건당시  ⓒ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방지법’은 법이 공포된 3월 말로부터 6개월 이후인 9월 말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1961년 제정된 이후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윤락행위등방지법’은 ‘성매매방지법’의 발효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무엇보다도 이제부터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성매매알선 범죄의 처벌을 위한 철저한 법의 집행 및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제 막 새롭게 제정된 성매매방지법은 무엇보다도 경찰, 검찰, 그리고 관련 공무원들의 철저한 법 집행을 위한 환골탈퇴가 전제되지 않는 한 성공적으로 집행되기 어렵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따라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경찰과 검찰 등 관련 당국은 본격적으로 새로운 법의 철저한 시행을 위해 나서야 하며,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각종 단체 및 시설 또한 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철저한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

2. 성매매방지법 제정운동의 과정

▲ 2003년 7월에 열렸던 성매매방지법 쟁점 해소를 위한 여성연합 내부 간담회 모습  ⓒ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에는 지난 2001년 11월 ‘성매매알선등범죄의처벌및보호에관한법률’을 청원한 이후 끈질기게 법안의 통과를 위해 애써온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많은 여성단체들의 활동이 있었다. 또한 성매매를 둘러싼 첨예한 사회적 논쟁과정은 4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속에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쓴 여성단체들의 전국적인 캠페인과 교육, 그리고 언론을 통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왔다.

처음으로 성매매방지법을 국회에 청원했던 2001년 당시 사법부조차 판사의 판결문을 통해 성매매를 ‘사회적 필요악’이라고 규정했을 만큼, 한국 사회에서 성매매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성매매를 범죄로 인식한 사람들조차도 성매매는 근절할 수 없다는 단정 하에, 금지는 하되 일부지역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였고, 드러내놓고 ‘공창제’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 2003년 3.8여성대회 참여자들이 성매매방지법 즉각 제정을 촉구하는 복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그러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이자 폭력’이며, 성매매는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이 거듭된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사건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얻게 되었다. 결국 법 제정을 기피하던 보수적인 국회에 대한 끈질긴 압력활동을 통해 2003년 7월 성매매방지법에 관한 국회 공청회가 개최되었고, 이후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되었다. 총 10회에 걸친 국회 심사과정에서 여성단체들은 현행 법 체계상의 한계를 이유로 원안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 법무부, 여성부, 특히 법사위 전문위원실과의 쟁점토론을 치열하게 전개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법안 기조는 원안대로 합의를 이루었지만, 몇 가지 내용들은 국회의원들에 의해 수정된 채, 원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한계를 낳기도 하였다.

이렇듯 성매매방지법안을 둘러싼 국회와 여성단체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인해,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었지만, 새움터, 한소리회 등 성매매 피해여성을 현장에서 지원해온 대부분의 단체들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현 단계에서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여, 국가에 의한 성매매 알선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국가의 보호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였다.

3. 성매매방지법안의 한계 및 남은 과제

성매매방지법의 통과는 여성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는 성과와는 별도로 몇 가지 점에서 한계를 남겨 주었다.

우선 처벌법의 내용 중에서, 강제나 강요가 없는 ‘선불금의 이용’을 성매매 피해자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선불금 피해 성매매여성들이 자신들에 대한 포주들의 강요행위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됨과 동시에 성매매 피해여성의 범위가 축소되었다.

또한 보호법의 주요 쟁점으로는, 불법적인 성매매가 이루어진 업소에 대한 폐쇄를 통한 성매매 업소의 축소를 시도한 ‘행정처분’조항이, 현행 법 체계상의 한계를 이유로 인해 삭제됨으로써, 성매매업소를 폐쇄하기 위한 별도의 입법이 요청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와 이를 위한 지원시설의 설치라는 법 조항과 법리적으로 모순 되는 ‘감호위탁’이라는 용어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국회 법사위의 최종 법안문구 조정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삽입된 ‘감호위탁’ 조항은 올바른 법 적용을 위해서라도 당장 삭제되어야 하며, 17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하루라도 빨리 개정되어야 한다.

4. 다시 한번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환영한다.

이번 법 제정운동 과정은 여성 내부에서도 소외받던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여성단체, 현장단체 그리고 정부가 함께 노력함으로써 여성인권운동을 한 단계 높여 새 장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외국인 성매매 여성에 대한 보호와 지원시설의 설치 등 국가간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책임이 명시되었다는 점에서, 부족하나마 최근 급증한 외국인 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성매매방지법 제정과 성매매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헌신적으로 애써온 모든 활동가, 변호사, 전문가, 단체, 그리고 성매매방지법 제정운동에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를 보내며, 성매매 없는 세상을 위한 국민 모두의 참여와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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