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칼바람을 맞아가며 지난 겨우내 정치개악 저지를 위해 국회앞 농성과 시위, 정개특위 방청을 해온 여성단체 회원들은 지난 2월 19일 정개특위가 또다시 산회되는 것을 보고 분노와 허탈감에 온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었다.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온 국민이 정개특위를 지켜보고 있는데 정치권은 의원정수를 둘러싼 이해관계에 얽매여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것이다.
여성에 대한 립 서비스만 난무
지난 2월 9일 정개특위가 잠정 합의한 비례직 축소에 대해 여성계가 강력히 반발하자 정치권은 전격 여성광역선거구제를 합의하더니 2월 18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당론도 무시한 채 일부 정개특위 위원들이 반대해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신반의하면서 정치권이 내놓은 대안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었는데 말장난에 불과했음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물론 정개특위 위원 중에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대안을 만들고 위원들을 설득하는 위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말로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떠들 뿐이다. 가장 여성을 우롱한 것은 이재오 정개특위 위원장이다.
2월 13일 여성단체가 정개특위 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여성단체의 전략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비례직은 없애고 여성광역선거구 46개를 요구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훈수를 두더니,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 논의는 '립서비스'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평소에도 정치인의 말을 잘 믿지는 않지만 곧 드러날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을 보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진다.
2월 19일 정치개혁특위 간사회의에서는 여성광역선거구제에 대해 사실상 합의되기 어렵다고 보면서 지역구를 늘리는 만큼 비례직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구 증석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자 일부 정당의 정개특위 위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역구 증석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간사회의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인구 10만5천으로, 31만5천으로, 상·하한선을 정하면 13석이 늘어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고(그동안은 8석내지 10석이라고 함) 거기다가 1~2석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민주당이 딴전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호시탐탐 지역구 늘리는 것에 혈안이 된 정치권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열의는 없고 자기 기득권 지키려는 정치권에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지역구 확대만 호시탐탐 노리는 정치권
여성단체는 2차 정치개혁특위가 시작된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선거법 소위를 방청하면서 의원들을 설득하여 지역구 증석·비례직 축소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압박을 가하였다. 그러나 지난 2월 9일 정개특위 간사회의에서 의원정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인구 상·하한선을 결정하면서 지역구 증석·비례직 축소는 기정 사실화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합의해 제시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차선책으로 보면서 여성단체도 동의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마치 비례직 축소와 여성광역선거구제를 맞바꾼 것으로 왜곡하는 기사를 보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을 확인도 없이 기재하여 여성단체가 실리만 추구하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난 선거법 논의과정에서 여성단체가 줄곧 정개특위를 방청하면서 감시 역할을 했던 과정을 무시하는 이야기이다.
2차 정개특위가 시작되면서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활동을 한 것은 여성단체 활동가들이다. 지난 2월 9일 정치권이 비례직 축소를 결정했을 때 여성단체는 각 정당의 대표를 방문해 즉각적인 반대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여성단체의 항의에 부담을 느낀 정치권이 전격적으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오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말대로 이는 '립 서비스'로 끝나게 되었고, 각 정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것을 번복하도록 한 것은 일부 시민단체의 여성광역선거구제 반대 활약 덕분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광역선거구제가 마땅치 않았던 의원들은 시민단체 핑계로 당론조차 무시하며 반대 발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정치개혁의 주요 내용이란 점을 인정한다면, 시민단체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적극 나서야 그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광역선거구제 논란이 남긴 점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 논의는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고 국민들도 깨끗한 정치, 생활정치를 위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이를 계기로 말로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언론, 남성지식층에서 적극적으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실시되는 합리적인 차별은 차별로 보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적극적인 조치가 나올 때마다 역차별과 위헌 시비만 벌일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침묵하는 진보주의자와 지식계층에 대해 염증이 느껴진다.
여성광역선거구제는 지역구 여성의원이 2.2%에 불과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나온 과도적인 임시조치이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전환되든지, 정당명부식 비례직을 1:1로 확대하든지 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17대 총선은 소선거구제로 치르게 되고 비례직 확대는 정치권이 합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정치권이 합의해서 제시했을 때 여성단체가 이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헌성을 문제 삼는데 51%의 여성유권자를 5.9%의 여성의원이 대표한다는 현실이 남녀평등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선거권은 국민 누구나 1인3표를 행사하므로 형평성 문제는 없다. 다만 피선거권 측면에서 여성광역선거구의 경우 남성의 출마를 제한하는 것인데, 이미 지역구 대부분에서 95% 이상 남성이 공천되므로 형평성의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지역구에 진출하는 여성에 대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했는데 오히려 여성들의 출마가 늘어나면 여성정치의 바람을 만들 수 있어 윈윈 작용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당장 눈앞의 상황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틀에서 판단해야 했는데 열린우리당의 일부 여성의원들의 반대 반응은 매우 유감스럽다.
26석 여성광역선거구 비례직 전환, 여성에게 50% 할당해야
현 시점에서 여성광역선거구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여성 몫으로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에 합의한다면, 비례직을 26석 늘리고 여성에게 50% 이상 할당하는 방안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아마도 비례직 확대를 두고 정당지지도가 높은 정당은 찬성하지만 지지도가 추락하는 정당은 반대할 것이다. 벌써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은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이 안되면 의원정수는 현재로 동결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비례직은 줄어들고 여성광역선거구제도 날아가는 모양인데,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모두 립 서비스만 하고 남성 독점적 정치구조는 변하지 못하는 꼴이 된다.
양성평등사회로 갈 길은 멀었는데 여성들이 많이 가졌다고 반격하고, 비가시적으로 여성을 배제하는 남성의 연대망에 질식할 것 같다. 17대 총선에서 여성의 진출이 파격적으로 늘어나서 상생의 여성정치, 국민에게 봉사하는 생활정치의 맛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마음을 추스려 본다.
여성에 대한 립 서비스만 난무
지난 2월 9일 정개특위가 잠정 합의한 비례직 축소에 대해 여성계가 강력히 반발하자 정치권은 전격 여성광역선거구제를 합의하더니 2월 18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당론도 무시한 채 일부 정개특위 위원들이 반대해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신반의하면서 정치권이 내놓은 대안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었는데 말장난에 불과했음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물론 정개특위 위원 중에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대안을 만들고 위원들을 설득하는 위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말로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떠들 뿐이다. 가장 여성을 우롱한 것은 이재오 정개특위 위원장이다.
2월 13일 여성단체가 정개특위 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여성단체의 전략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비례직은 없애고 여성광역선거구 46개를 요구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훈수를 두더니,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 논의는 '립서비스'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평소에도 정치인의 말을 잘 믿지는 않지만 곧 드러날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을 보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진다.
2월 19일 정치개혁특위 간사회의에서는 여성광역선거구제에 대해 사실상 합의되기 어렵다고 보면서 지역구를 늘리는 만큼 비례직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구 증석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자 일부 정당의 정개특위 위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역구 증석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간사회의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인구 10만5천으로, 31만5천으로, 상·하한선을 정하면 13석이 늘어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고(그동안은 8석내지 10석이라고 함) 거기다가 1~2석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민주당이 딴전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호시탐탐 지역구 늘리는 것에 혈안이 된 정치권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낀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열의는 없고 자기 기득권 지키려는 정치권에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지역구 확대만 호시탐탐 노리는 정치권
여성단체는 2차 정치개혁특위가 시작된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선거법 소위를 방청하면서 의원들을 설득하여 지역구 증석·비례직 축소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압박을 가하였다. 그러나 지난 2월 9일 정개특위 간사회의에서 의원정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인구 상·하한선을 결정하면서 지역구 증석·비례직 축소는 기정 사실화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합의해 제시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차선책으로 보면서 여성단체도 동의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마치 비례직 축소와 여성광역선거구제를 맞바꾼 것으로 왜곡하는 기사를 보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을 확인도 없이 기재하여 여성단체가 실리만 추구하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난 선거법 논의과정에서 여성단체가 줄곧 정개특위를 방청하면서 감시 역할을 했던 과정을 무시하는 이야기이다.
2차 정개특위가 시작되면서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활동을 한 것은 여성단체 활동가들이다. 지난 2월 9일 정치권이 비례직 축소를 결정했을 때 여성단체는 각 정당의 대표를 방문해 즉각적인 반대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여성단체의 항의에 부담을 느낀 정치권이 전격적으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오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말대로 이는 '립 서비스'로 끝나게 되었고, 각 정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것을 번복하도록 한 것은 일부 시민단체의 여성광역선거구제 반대 활약 덕분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광역선거구제가 마땅치 않았던 의원들은 시민단체 핑계로 당론조차 무시하며 반대 발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정치개혁의 주요 내용이란 점을 인정한다면, 시민단체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적극 나서야 그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광역선거구제 논란이 남긴 점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 논의는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고 국민들도 깨끗한 정치, 생활정치를 위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이를 계기로 말로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언론, 남성지식층에서 적극적으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실시되는 합리적인 차별은 차별로 보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적극적인 조치가 나올 때마다 역차별과 위헌 시비만 벌일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침묵하는 진보주의자와 지식계층에 대해 염증이 느껴진다.
여성광역선거구제는 지역구 여성의원이 2.2%에 불과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나온 과도적인 임시조치이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전환되든지, 정당명부식 비례직을 1:1로 확대하든지 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17대 총선은 소선거구제로 치르게 되고 비례직 확대는 정치권이 합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광역선거구제를 정치권이 합의해서 제시했을 때 여성단체가 이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헌성을 문제 삼는데 51%의 여성유권자를 5.9%의 여성의원이 대표한다는 현실이 남녀평등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선거권은 국민 누구나 1인3표를 행사하므로 형평성 문제는 없다. 다만 피선거권 측면에서 여성광역선거구의 경우 남성의 출마를 제한하는 것인데, 이미 지역구 대부분에서 95% 이상 남성이 공천되므로 형평성의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지역구에 진출하는 여성에 대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했는데 오히려 여성들의 출마가 늘어나면 여성정치의 바람을 만들 수 있어 윈윈 작용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당장 눈앞의 상황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틀에서 판단해야 했는데 열린우리당의 일부 여성의원들의 반대 반응은 매우 유감스럽다.
26석 여성광역선거구 비례직 전환, 여성에게 50% 할당해야
현 시점에서 여성광역선거구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여성 몫으로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에 합의한다면, 비례직을 26석 늘리고 여성에게 50% 이상 할당하는 방안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아마도 비례직 확대를 두고 정당지지도가 높은 정당은 찬성하지만 지지도가 추락하는 정당은 반대할 것이다. 벌써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은 여성광역선거구제 도입이 안되면 의원정수는 현재로 동결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비례직은 줄어들고 여성광역선거구제도 날아가는 모양인데,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모두 립 서비스만 하고 남성 독점적 정치구조는 변하지 못하는 꼴이 된다.
양성평등사회로 갈 길은 멀었는데 여성들이 많이 가졌다고 반격하고, 비가시적으로 여성을 배제하는 남성의 연대망에 질식할 것 같다. 17대 총선에서 여성의 진출이 파격적으로 늘어나서 상생의 여성정치, 국민에게 봉사하는 생활정치의 맛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마음을 추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