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 운동에 대한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로 갈린다. 호주제가 실생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도 아니므로 폐지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그렇게 여성단체가 목숨걸고 싸워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과 호주제가 가부장제 의식구조를 강화하는 기제이므로 양성평등이 생활에서 정착되려면 호주제 폐지 운동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호주제도는 제도로 인해 피해를 겪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호주와 나머지 가족 구성원을 종적으로 위치 설정한 현행 민법과 호적법으로 인해 미혼모 가족, 이혼가족, 재혼가족 등에게는 새로운 가족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 호주제가 가족의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인권보호 측면과 가부장제 인습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여성운동 측면에서 호주제 폐지운동은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1. 호주제 폐지운동의 역사와 현황
● 호주제 폐지운동의 역사
1957년 민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여성계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195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족법안을 심의할 때 여성계는 국회 공청회에 참여하여 가족법의 남녀차별 조항에 대해 문제제기하였으나 일부 내용만 수정된 신민법이 제정되었다. 1973년 범여성가족법개정촉진회가 결성되어 1975년 가족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1977년 가족법이 일부 개정되었다. 개정된 가족법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여성계에서는 1984년 ‘가족법 개정을 위한 여성연합회’를 결성하여 국회 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편지․전화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1989년 가족법이 개정되었다. 호주의 권리․의무 조항이 대폭 삭제되었고 친족의 범위는 부․모계 각 8촌까지 조장되었고 부부재산분할제도가 도입되었다. 당시 호주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지 못한 여성계에서는 1997년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호주제도 폐지에 대한 사회 여론을 조성해 나갔다. 호주제도의 본질은 호주를 중심으로 가계를 계승하고 그 핵심 조항으로 아버지 성을 계승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가족은 부, 모가 함께 공동으로 구성되는 공동체이고 자녀도 부, 모 모두의 혈통을 갖고 태어난 존재라는 의미에서 부모성 함께쓰기 운동을 호주제 폐지 운동의 사전 단계로 시작한 문화운동이다.
2000년 9월 한국여성단체연합, 가정법률상담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호주제폐지를위한시민의모임 등이 주축이 되어 113개 여성․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호주제 폐지운동에 돌입하였다. 호주제 폐지 청원, 두번의 호주제 위헌 소송,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고, 각 단체별로 다양한 캠페인, 토론회 등을 전개하여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호주제 폐지가 중점 공약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 현시기 호주제 폐지운동의 현황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에서는 16대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설득활동에 들어갔다.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개정안을 의원발의하도록 추동하여 5월 27일 국회에 민법개정안이 접수되었고 당일 국회앞에서 ‘호주제폐지 272’를 결성하여 국회의원 272명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설득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또한 여성연합 호주제폐지운동본부에서는 사이버 호주제 폐지운동을 통해 남성네티즌의 1만인 호주제 폐지 서명, 국회의원에게 E-카드 보내기, 법조계 및 문화계 등 각계 각층의 릴레이 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호주제 폐지 특별기획단’을 구성하여 호주제 폐지를 위해 민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추진하겟다고 밝혔다. 호주제 폐지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편 성균관유도회, 씨족연합회, 한국근우회, 대한노인회 등이 ‘정통가족수호범국민연합회’를 결성해 호주제 폐지 반대를 표명하면서 삭발 등 강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향후 호주제 폐지운동의 방향
2003년은 호주제 폐지운동의 중요한 시기이다. 호주제 폐지를 동의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80%를 차지하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국민적인 합의가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부에서도 나서도 있고 국회에서도 의원발의가 이루어졌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법 개정의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민법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국회의원들 중에는 내년 총선에서 유림을 의식해 호주제 폐지를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전통가치를 목숨처럼 중히 여기는 유림들이 극렬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제 폐지 운동은 정치권 설득 및 압박, 국민 홍보, 여론매체를 통한 국민적 합의 등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을 벌여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이 운동은 여성과 유림의 싸움이 아니라, 사회의 기초인 가족생활과 관계를 평등한 가치와 관습으로 바꾸는가 아닌가 하는 보수와 진보의 싸움인 것이다.
2.호주제 폐지의 필요성과 대안
● 호주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 호주제가 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가부장제 가족제도로서 헌법 36조 제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 조항과 맞지 않는 제도이다. 호주 중심의 가제도는 호주와 다른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를 종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은 혼인하면 남편의 호적에 입적하고 출생한 자녀가 부가에 입적하도록 되어 있어 부부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호주승계순위가 아들-딸(미혼)-처-어머니-며느리 순으로 되어 있어 여성보다 남성을 우위로 하는 제도이고 가족 속에서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법감정을 내포하고 있으며 아들이 어머니보다, 손자가 할머니보다 우선함으로써 가족질서에도 맞지 않는다.
두번째 이유는 호주제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이 아니라 오히려 일제 잔재라는 점이다. 유림측에서는 호주제가 전통적으로 내려온 미풍양속이라고 주장하는데 호주제는 1958년 민법이 제정될 때 가부장적 호주제를 근간으로 하는 일제시대의 가족제도를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로 잘못 확신하면서 호주제를 채택한 것이다. 오히려 조선시대에 일본과 같은 호주권이 확립되지 않았고 호주권의 승계제도도 없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내선동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선의 가족제도를 일본천황제의 하부구조로 만들기 위해 일본의 호주제와 가제도를 조선의 호적제도 및 관습법에 이식하고자 한 것이다. 원래는 일본무사계급내의 상속제도였던 가독상속제를 호주제하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강제이식하여 효과적인 식민통치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호주제는 우리의 전통도 아니라 청산해야 할 일본의 잔재이며 일본조차 1948년에 호주제를 폐지하였다.
세번째 이유는 호주제는 어머니 성을 따르는 가족, 재혼으로 아버지와 자녀의 성이 다른 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비정상적인 가족으로 규정한다. 자녀는 출생하면서 아버지의 성과본을 의무적으로 따르게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강제규정이다.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국가에서는 부모가 협의하여 자녀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최소한 성을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어머니 성을 따르는 경우나 재혼가정 자녀가 성을 변경하고 싶을 때 변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나야 한다.
네번째 이유는 호주제를 폐지해야 가족해체 현상이 줄어들고 평등가족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국의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가족관계가 가부장제 질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가족이 해체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현실적인 가족공동체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호주제 속의 형식적인 ‘가족’이 삭제되는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가족간 평등을 실현하려면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가족관계가 평등하게 변화될 것이므로 오히려 가족해체 현상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호주제 폐지 이후의 대안은?
호주제 폐지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이후 우리 가족제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먼저 민법의 제 2장(호주와 가족) 호주제 관련 조항이 삭제하고 781조의 자의 성과본 조항은 삭제하고 865조의 2로 자녀의 성과 본을 부모가 협의하여 선택할 수 있는 조항으로 변경해야 한다. 다만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관계를 기재하던 호적은 호주를 민법에서 삭제하게 되므로 다른 방식으로 기재해야 한다. 개인의 신분을 공시하기 위한 방식은 두가지 방식이 있다. 미국처럼 개별로 호적(1인1적)을 만들어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분변동사항을 기록하는 방식이 있고 일본처럼 부부와 미혼자녀 중심으로 기록하는 가족부 방식이 있다. 호적을 정비하는 방식은 호주제가 폐지된 후 정부에서 비용과 시간, 효율성 등을 연구하여 방식을 정하면 될 것이다. 마침 종이호적이 사라지고 전산호적이 정비되었기 때문에 호주가 삭제되더라도 개인의 신분변동사항을 공시하는 방식은 훨씬 쉬어질 수 있게 되었다.
호주제가 폐지되더라고 실질적인 가족관계가 변화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피해를 받았던 가족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고 개인의 신분변동사항을 공시하는 호적에서의 성차별도 사라질 수 있어 가족제도가 평등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결
호주제가 폐지되면 일상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호주제와 관련된 법령과 규정이 매우 많다. 호주가 삭제되면 이력서를 쓸 때도 호주와의 관계를 기록할 필요가 없고 호적초본을 뗄때도 호주 성명을 알려줘야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여성이 결혼하면 남편의 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족부를 만들 수도 있고 개별 호적을 계속 유지하면서 배우자 란에 남편의 이름만 기재할 수도 있다. 자녀의 성도 부, 모의 합의로 정할 수 있고 한부모 가족이나 재혼 가족의 경우 자녀의 복리를 위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어 자녀 성을 엄마 성 또는 새아빠의 성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관습과 가치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은연중에 남자가 우선한다는 생각,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에서 해방될 수 있고 호주인 남성도 호주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그런 세상을 맞이하고 싶다.
1. 호주제 폐지운동의 역사와 현황
● 호주제 폐지운동의 역사
1957년 민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여성계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195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족법안을 심의할 때 여성계는 국회 공청회에 참여하여 가족법의 남녀차별 조항에 대해 문제제기하였으나 일부 내용만 수정된 신민법이 제정되었다. 1973년 범여성가족법개정촉진회가 결성되어 1975년 가족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1977년 가족법이 일부 개정되었다. 개정된 가족법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여성계에서는 1984년 ‘가족법 개정을 위한 여성연합회’를 결성하여 국회 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편지․전화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1989년 가족법이 개정되었다. 호주의 권리․의무 조항이 대폭 삭제되었고 친족의 범위는 부․모계 각 8촌까지 조장되었고 부부재산분할제도가 도입되었다. 당시 호주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지 못한 여성계에서는 1997년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호주제도 폐지에 대한 사회 여론을 조성해 나갔다. 호주제도의 본질은 호주를 중심으로 가계를 계승하고 그 핵심 조항으로 아버지 성을 계승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가족은 부, 모가 함께 공동으로 구성되는 공동체이고 자녀도 부, 모 모두의 혈통을 갖고 태어난 존재라는 의미에서 부모성 함께쓰기 운동을 호주제 폐지 운동의 사전 단계로 시작한 문화운동이다.
2000년 9월 한국여성단체연합, 가정법률상담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호주제폐지를위한시민의모임 등이 주축이 되어 113개 여성․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호주제 폐지운동에 돌입하였다. 호주제 폐지 청원, 두번의 호주제 위헌 소송,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고, 각 단체별로 다양한 캠페인, 토론회 등을 전개하여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호주제 폐지가 중점 공약으로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 현시기 호주제 폐지운동의 현황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에서는 16대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설득활동에 들어갔다.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개정안을 의원발의하도록 추동하여 5월 27일 국회에 민법개정안이 접수되었고 당일 국회앞에서 ‘호주제폐지 272’를 결성하여 국회의원 272명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설득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또한 여성연합 호주제폐지운동본부에서는 사이버 호주제 폐지운동을 통해 남성네티즌의 1만인 호주제 폐지 서명, 국회의원에게 E-카드 보내기, 법조계 및 문화계 등 각계 각층의 릴레이 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호주제 폐지 특별기획단’을 구성하여 호주제 폐지를 위해 민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추진하겟다고 밝혔다. 호주제 폐지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편 성균관유도회, 씨족연합회, 한국근우회, 대한노인회 등이 ‘정통가족수호범국민연합회’를 결성해 호주제 폐지 반대를 표명하면서 삭발 등 강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향후 호주제 폐지운동의 방향
2003년은 호주제 폐지운동의 중요한 시기이다. 호주제 폐지를 동의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80%를 차지하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국민적인 합의가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부에서도 나서도 있고 국회에서도 의원발의가 이루어졌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법 개정의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민법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국회의원들 중에는 내년 총선에서 유림을 의식해 호주제 폐지를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전통가치를 목숨처럼 중히 여기는 유림들이 극렬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제 폐지 운동은 정치권 설득 및 압박, 국민 홍보, 여론매체를 통한 국민적 합의 등 다각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을 벌여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이 운동은 여성과 유림의 싸움이 아니라, 사회의 기초인 가족생활과 관계를 평등한 가치와 관습으로 바꾸는가 아닌가 하는 보수와 진보의 싸움인 것이다.
2.호주제 폐지의 필요성과 대안
● 호주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 호주제가 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가부장제 가족제도로서 헌법 36조 제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 조항과 맞지 않는 제도이다. 호주 중심의 가제도는 호주와 다른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를 종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은 혼인하면 남편의 호적에 입적하고 출생한 자녀가 부가에 입적하도록 되어 있어 부부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호주승계순위가 아들-딸(미혼)-처-어머니-며느리 순으로 되어 있어 여성보다 남성을 우위로 하는 제도이고 가족 속에서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법감정을 내포하고 있으며 아들이 어머니보다, 손자가 할머니보다 우선함으로써 가족질서에도 맞지 않는다.
두번째 이유는 호주제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이 아니라 오히려 일제 잔재라는 점이다. 유림측에서는 호주제가 전통적으로 내려온 미풍양속이라고 주장하는데 호주제는 1958년 민법이 제정될 때 가부장적 호주제를 근간으로 하는 일제시대의 가족제도를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로 잘못 확신하면서 호주제를 채택한 것이다. 오히려 조선시대에 일본과 같은 호주권이 확립되지 않았고 호주권의 승계제도도 없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내선동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선의 가족제도를 일본천황제의 하부구조로 만들기 위해 일본의 호주제와 가제도를 조선의 호적제도 및 관습법에 이식하고자 한 것이다. 원래는 일본무사계급내의 상속제도였던 가독상속제를 호주제하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강제이식하여 효과적인 식민통치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호주제는 우리의 전통도 아니라 청산해야 할 일본의 잔재이며 일본조차 1948년에 호주제를 폐지하였다.
세번째 이유는 호주제는 어머니 성을 따르는 가족, 재혼으로 아버지와 자녀의 성이 다른 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비정상적인 가족으로 규정한다. 자녀는 출생하면서 아버지의 성과본을 의무적으로 따르게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강제규정이다.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국가에서는 부모가 협의하여 자녀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최소한 성을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어머니 성을 따르는 경우나 재혼가정 자녀가 성을 변경하고 싶을 때 변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나야 한다.
네번째 이유는 호주제를 폐지해야 가족해체 현상이 줄어들고 평등가족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국의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가족관계가 가부장제 질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가족이 해체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현실적인 가족공동체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라 호주제 속의 형식적인 ‘가족’이 삭제되는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가족간 평등을 실현하려면 호주제가 폐지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가족관계가 평등하게 변화될 것이므로 오히려 가족해체 현상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호주제 폐지 이후의 대안은?
호주제 폐지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이후 우리 가족제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먼저 민법의 제 2장(호주와 가족) 호주제 관련 조항이 삭제하고 781조의 자의 성과본 조항은 삭제하고 865조의 2로 자녀의 성과 본을 부모가 협의하여 선택할 수 있는 조항으로 변경해야 한다. 다만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관계를 기재하던 호적은 호주를 민법에서 삭제하게 되므로 다른 방식으로 기재해야 한다. 개인의 신분을 공시하기 위한 방식은 두가지 방식이 있다. 미국처럼 개별로 호적(1인1적)을 만들어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분변동사항을 기록하는 방식이 있고 일본처럼 부부와 미혼자녀 중심으로 기록하는 가족부 방식이 있다. 호적을 정비하는 방식은 호주제가 폐지된 후 정부에서 비용과 시간, 효율성 등을 연구하여 방식을 정하면 될 것이다. 마침 종이호적이 사라지고 전산호적이 정비되었기 때문에 호주가 삭제되더라도 개인의 신분변동사항을 공시하는 방식은 훨씬 쉬어질 수 있게 되었다.
호주제가 폐지되더라고 실질적인 가족관계가 변화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피해를 받았던 가족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고 개인의 신분변동사항을 공시하는 호적에서의 성차별도 사라질 수 있어 가족제도가 평등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결
호주제가 폐지되면 일상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호주제와 관련된 법령과 규정이 매우 많다. 호주가 삭제되면 이력서를 쓸 때도 호주와의 관계를 기록할 필요가 없고 호적초본을 뗄때도 호주 성명을 알려줘야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여성이 결혼하면 남편의 호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족부를 만들 수도 있고 개별 호적을 계속 유지하면서 배우자 란에 남편의 이름만 기재할 수도 있다. 자녀의 성도 부, 모의 합의로 정할 수 있고 한부모 가족이나 재혼 가족의 경우 자녀의 복리를 위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어 자녀 성을 엄마 성 또는 새아빠의 성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관습과 가치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은연중에 남자가 우선한다는 생각,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에서 해방될 수 있고 호주인 남성도 호주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그런 세상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