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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드라마 <노란손수건>에서 주연을 맡았던 탤런트 이태란씨.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지난 10월 종영된 KBS 일일드라마 <노란손수건>에서 미혼모 역을 맡아 양육권을 둘러싼 갈등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탤런트 이태란(28)씨의 말이다. 이씨가 출연한 노란손수건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남녀평등방송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보이시한 검정색 바지정장을 입은 채 시상식에 나온 이씨는 이날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주제 문제에 대해) 작품에 참여하기 전에는 잘 알지 못했다"며 "좋은 작품에 참가해 덩달아 상을 받은 것 같아 얼떨떨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이어 "작품을 해나가면서 여성으로서 화가 났고 피해 여성을 대변해 연기하는 것이 부담도 됐지만 책임감을 느꼈다"며 "지금 100%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운동에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란손수건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 남녀들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화해를 통해 참된 사랑의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방영 당시 미혼모 자녀 양육권을 둘러싼 갈등의 사실적 묘사 등으로 호주제 폐지 움직임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작품은 주연배우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인기가 급상승해 지난 8월 셋째주 주간 시청률에서 32.3%(닐슨미디어리서치)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단체에서 '미혼모에만 줄거리의 초점이 맞춰져 호주제가 미혼모만의 문제인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고, 문제의 발단이 된 아이가 아들이라는 점에서 '대잇기'를 중시하는 남아선호 사상의 반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드라마 촬영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미혼모인 자영(이태란 분)에게 이미 헤어진 아들의 생부 상민(김호진 분)이 자신의 호적에 아이를 올리겠다는 말에 울부짖으며 반발하는 장면"이라고 회상한 뒤, "촬영이 진행되는 7개월 동안 감정몰입을 위해 거의 울면서 우울함 속에서 살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이씨가 인상깊어 하는 장면은 이날 시상 프로그램 주요장면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선보여 졌다.
이씨는 또 "함께 연기한 조민기씨가 이 작품에서는 호인역할을 한 데 반해, 오전에 방영된 타 방송사 작품에서는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 혼란스러워 했다"며 "어찌 보면 김호진씨가 맡았던 역할이 악역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노란손수건에서는 미혼모를 사랑하며 호주제의 불합리성을 몸소 체험하는 역할을 한 반면, MBC 드라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는 헤어진 애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뺏으려는 상반된 역할을 맡아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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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여성부 주관으로 열린 제5회 남녀평등방송상 시상식에서 KBS 드라마 <노란손수건> 제작팀 김종창 PD가 대상을 수여한 뒤 지은희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일부러 호주제 공부 않고 삶 속에 자연스레 녹이려 노력"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출을 맡은 김종창 PD와 박정란 작가도 함께 했다. 제작진은 이번 작품에 대해 호주제나 양성평등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고 인물들의 삶 가운데 자연스럽게 녹이려 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처음부터 미혼모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깊이 빠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법률이나 호주제 관련 자료를 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미혼모가 부딪힌 현실을 다뤘다"고 설명했다.
작가 박씨도 "나 역시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가 아닌 여자로 작품에 접근했을 뿐"이라며 "그러다보니 많은 네티즌들이 '호주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는 식으로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박씨는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 균형감을 잃었다는 지적'에 대해 "물론 편지 등을 통해 '여성부 사주를 받고 드라마 만들었다', '길거리 갈 때 조심해라'는 일부 남성들의 비판도 들었다"며 "하지만 결국 하나의 작품이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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