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2008.09.01 조회 수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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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3일까지 '동북아여성평화회의'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된다. 여기에는 6자회담 참여국의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데, 여성들은 이 회의를 상징적인 의미에서 '여성6자회의'라 지칭하기를 좋아한다. 물론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이번 회의에 북한 여성들이 참여하지 않지만, 동북아여성평화회의는 장기적으로 6자회담 당사국 여성들의 연대를 지향한다. 이번 회의에는 일본 도쿄에서 최다득표를 한 민주당 참의원 오가와라 마사코와 국제여성평화자유연맹 그레벡 회장 등이 참여한다. 또한 아시아재단,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GPPAC등 많은 국제재단 및 단체들이 이 회의를 지원한다.

 

2003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6자회담은 러시아 북한 미국 일본 중국 한국이 다자간 협력체제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북핵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평등하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이었다. 그래서 여성들도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6자회담은 북 미 양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진행속도가 느리고, 여기에 여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에만 참여하는 관료들 중에서 몇몇 여성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면 왜 여성의 참여가 중요한가? 유엔 안보리 1325 결의안은 평화 협상 및 합의 이행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쟁과 무력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가 여성이고, 여성적 경험을 통해 평화과정과 방식에 더 성찰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합과정에서 여성이 배제된 통일은 지속적으로 내부 식민지를, 내적 차별을 만들어냈던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5개국의 여성들이 많은 난관을 헤치며 이렇게 모이는 것은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 평화와 직결되고 동시에 동북아 평화가 세계 평화와 직결된다는 데 공감하고, 평화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를 횡단하는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각 국가에서 여성들이 내는 목소리가 각국의 평화 프로세스를 압박할 것이다. 이 회의는 일회성, 형식적인 국제회의로 끝나기보다는 지속적이고 정례적인 모임으로의 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지금 여성들은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인도적 지원이 중단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은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 동포를 지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 쌀 재고량을 사용함으로써 남측 농민을 돕는 일이라는 점도 망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참여 여성들은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남북관계를 둘러싼 담론에서 '평화' 혹은 '평화체제'라는 용어가 사라진 사실에 우려를 표명한다. 정부는 실용주의 보편주의 상호주의를 표방하나, 평화체제나 평화 프로세스가 전제되지 않은 대북정책은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얼마나 모험적인가?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금강산 관광의 중단으로 현대아산이 큰 경제적 난관에 봉착하고, 평화 화해 정책의 실질적 열매인 개성공단사업이 위축되는 것이 실용적 정책이란 말인가?)

 

동북아여성평화회의에 모인 여성들은 남북 양측 정부가 상호 적대정책을 중단하고, 화해협력을 모색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질적으로 논의할 것을 계속 외칠 것이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 경향신문 2008년 9월 1일자 기고문에서 전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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