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9.11 테러참사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공동대표 이김현숙 정현백 김숙임)와 오마이뉴스는 '또 하나의 전쟁'을 목전에 두고 공동으로 '평화쪽지 이어날리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평화쪽지들은 1주 단위로 주한미대사관을 통해 미국당국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많은 동참 바랍니다.

테러 및 전쟁중지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평화쪽지 이어날리기를 시작하며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 오마이뉴스

미국과 인류는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처해 있습니다.

9월 11일, 미국의 테러 참사는 너무 끔찍했습니다.
우선 숨진 미국시민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자합니다.

이제 미국과 그 우방국가들은 보복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즉각적인 무력보복은 피해자의 분노를 해소시키고
피해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다른 보복을 불러 폭력의 악순환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 속에서 무고한 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은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것입니다.

전쟁을 겪고 전쟁의 피해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는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전쟁대신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신념을 넓히기 위해 평화쪽지 이어날리기 캠페인을 벌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적극 동참하여
세계를 향해 평화를 날려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가 테러와 전쟁을 중지시키고 평화적 해결을 모색할 수 있도록
평화의 물결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 안내]

  • 참가자격 : 테러 및 전쟁 중지와 평화적 해결 촉구에 찬성하는 이

  • 참가방법 : 실명제(이름, 주소, 연락처, 소속단체/직위 기재)로 들어와 의견개진. 단 사이버상에는 이름과 소속단체/직위만 공개됩니다.

  • 참고사항 : 과격한 구호보다는 인간애에 바탕을 둔 의견과 성찰적 지혜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 참여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다음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가 여성단체들에 제안한 성명 테러공격과 보복전쟁을 반대하는 여성들의 입장과 네티즌 여러분의 동참을 촉구하는 평화쪽지 이어날리기 제안입니다.

테러공격과 보복전쟁을 반대하는 여성들의 입장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전 세계를 경악과 공포에 빠뜨린 9월 11일, 미국의 테러참사는 평화를 열망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분노와 슬픔을 누를 길이 없다.

더구나 참혹한 한국전쟁을 겪고 반세기 이상 분단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로서 우리는 이번 테러행위로 인한 인명의 희생과 재산 피해, 그 가족과 이웃, 공동체가 앞으로 겪어야 할 정신적 충격과 두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는 미국시민들이 용기를 가지고 이 비극적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하루 빨리 평온한 삶을 회복하길 기원한다.

일상적인 삶을 시작하던 시민들을 한 순간에 죽음으로 몰아넣은 테러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으며 용인될 수 없다. 이러한 범죄행위들은 마땅히 가려져서 국제적으로, 사법적으로 반드시 처벌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다시는 이런 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정당한 수단들을 동원해서 시민들이 안전한 삶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인류는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처해 있다. 9월 11일의 테러가 너무 끔찍해서 쉽게 무력에 의한 응징을 선택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고 있다. 무력에 의한 즉각적 보복은 일시적으로 피해자의 분노와 감정을 해소시키고 피해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보복을 준비시킴으로써 누구도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폭력의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우리 여성들은 다른 양심세력들과 함께 테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테러를 근절시키는 방법은 또 다시 시민들의 대규모 희생을 불러들이는 폭력적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테러와 전쟁의 뿌리에는 증오와 원한이 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따라서 테러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구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증오와 원한을 평화적으로 푸는 방식을 찾아내기 위해 인류 공동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테러리즘의 근원적 뿌리가 제거되어야 하고, 다양한 갈등이 정의와 신뢰에 기반한 대화와 이해, 협조, 협상, 중재 등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해결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미국정부의 반응이나 이에 동조하는 주류언론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만 할 수 없는 양가적 입장을 가지게 된다. 세계의 양심적 지식인들과 평화단체, 객관성을 지향하고자 노력하는 언론들은 냉전 이후 전 세계에서 일방주의적으로 전개되어온 미국의 힘에 의한 외교정책이 이번 비극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부시 행정부 이후 편향된 친 이스라엘 정책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을 낳았고, 이는 아랍권에 분노와 좌절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세력들에게도 커다란 실망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테러의 배후세력이 반드시 밝혀지고 적법한 절차를 받아 처벌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번 테러행위를 보복전쟁으로 대응하려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미국은 이번 테러 범죄자 은신과 관련된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보복전쟁을 계획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러한 공격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미국의 테러보복공격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한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이른바 '테러' 또는 '전쟁행위'로 명명했던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금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테러공격'을 수행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보복전쟁 계획은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이미 아프가니스탄은 오랜 내전과 자연재해로 빈곤과 굶주림만이 남아 있는, 더 이상 공격할 것이 없는 비탄의 땅이다. 만일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비롯한 최신예무기로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는 미국이 이번에 경험한 비극적 공격을 다시금 무고한 시민들에게 가하는, 그리하여 범 아랍권 민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앞으로 세대에 걸친 피의 보복이 악순환되는 길을 열어 놓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희생이 예상되는 전쟁수행 계획을 준비하기 이전에 보다 확실하게 이번 사건의 발생과정을 규명하고 배후세력을 밝혀 이들을 국제법적으로 처리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보복전쟁이라는 대응이 전세계의 군비확장, 군사주의 확대로 이어질 것에 대해 경계한다.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군비확대의 명분을 확보하고 아프가니스탄 땅에서 최신예 무기를 실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미국 사회 전체에 걸쳐 감시와 통제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자유가 제한되고 민주주의가 후퇴될 것이 우려된다.

일본 역시 자위대법의 개정을 통해 군대의 공격적 기능을 강화시키고자 하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강화시킬 것이다. 또한 전 세계는 미국에 대한 입장을 둘러싸고 미국에 동조하는 나라 혹은 그렇지 않은 나라 등 흑,백 양분논리가 판을 치며 새로운 냉전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것은 21세기의 다원화된 세계, 다양성이 존중되는 지구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염원을 가로막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미국의 참사가 한반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재개된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과 북이 전 세계에 평화 의지를 천명하길 기대한다. 또한 세계적 위기가 고조될수록 남과 북이 협력하여 6.15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살려 자주적으로 민족문제를 해결해 가길 바라며 이를 통해 단절된 북-미관계도 개선해가길 기대한다.

전쟁을 경험한 우리 여성들은 폭력과 무력을 통한 갈등의 해결이 결코 평화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이런 신념 위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 우리 여성들은 국내의 평화단체, 여성단체,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또한 해외 평화단체들과 연대하여 지구 공동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번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과 미국시민들의 고통에 연대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