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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길거리 전봇대에 붙어있는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수배 전단지. 수배 전단지를 보면 단병호 위원장의 사진 및 현주소, 본적, 주민등록번호가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다. 전단지 아래를 보면   ⓒ 참세상뉴스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노동자들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지명수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수배전단에 성명과 직위는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기재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개인에게 안겨준 사건이 발생하였다. 민주노총의 한 노동자가 수배전단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하여 하루아침에 성희롱범죄자가 되고 사기범이 되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부장 한혁씨는 지난 9월 인터넷 포털 사이트 한미르에 가입하려고 했다. 이름과 아이디,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넣고 등록을 눌렀다. 그런데 한번도 가입했던 적이 없는 한미르 사이트에 한혁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이미 등록이 되어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한혁씨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로 등록된 아이디들을 검색해 본 결과 다른 사람에 의해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도용된 아이디가 각종 사이버 범죄에 이용되고 있었다. 더욱이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경찰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대한 수배문서에서 수집된 것으로 밝혀져서, 공권력에 의한 개인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혁씨는 열흘동안 각 인터넷 메일 및 채팅, 성인사이트 등을 조사한 결과,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도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한미르를 비롯한 다음, 버디버디, 하나포스, 내이버, 리니지, 한게임 등에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도용되고 있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한혁씨의 개인정보를 도용하여 각종 사이트들에서 아이디를 만들고 사용한 사람들이 사이버성폭력, 사이버스토킹, 음란물유포, 사기행각 등 각종 범죄행위를 일삼고 있었다."

- 이상 참세상방송국 정우혁(patcha@patcha.jinbo.net) 글 인용

▲ 인터넷상에 공개되어 있었다는 수배자의 전단지. 한혁씨에 따르면 수배자 전단지가 올해 3월까지 HWP 한글파일로 서울시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었다고 한다. 개인사진, 현주소, 본적, 주민등록번호 등이 명시되어 있다.  ⓒ 참세상뉴스
이러한 일은 작년 경찰에 의해서 배포된 민주노총 조합원 수배자 전단지를 통해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놀랍게도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하여 신현훈(당시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양경규(당시 공공연맹 위원장), 이홍우(당시 민주노총 사무총장), 여성오(당시 민주노총 서울본부)씨 등의 개인정보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도용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혁씨 한사람의 개인정보에 의해서 확인된 것만 14개 사이트, 33개의 아이디나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개인정보 도용까지 합하면 엄청난 숫자가 될거다.

실제로 작년에 배포된 전단지를 살펴보면 수배자들의 개인 사진, 직업, 주거, 본적, 주민등록번호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강력범의 경우라도 이름, 인상착의, 수배내용 정도만 기재하는 것에 비하면 경찰은 파업노동자들이 향후 사회활동에 있어서 심각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미 알고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수집된 주민등록번호가 다른 방법을 통하여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이다. 한번 유포된 개인정보들은 다시 회수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지 않는 한 당사자들에게 평생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지문날인반대연대는 성명을 내고 "파업노동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공공연하게 노출시킨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의 행사를 방해하고 국민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한 초헌법적"라고 강력히 경고했었다.

국가기관이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시킴으로써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경찰은 관계자를 문책하고 형사상의 책임을 지는 한편, 무분별한 공권력 행사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보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