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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세계여성행진 빈곤·폭력 추방 평화실현 여성행진이 한국에서 7월 4일 오전 11시에 일본과 한국, 피리핀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2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의 6개지부 28개 회원단체들과 경실련, 국제앰네스티 본부, 여성문화예술기획,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환경연대 등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본과 필리핀의 여성활동가들이 한국여성들의 빈곤과 폭력 추방, 그리고 일상에서의 평화를 위하여 한자리에 모였다.

이 행사는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하여 여성 빈곤이 심화되고, 폭력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여성의 폭력이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내고 대안적 세계화를 모색하기 위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전세계 161개국 6000여개 여성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는 세계여성행진의 한국행사로서 진행되었다.

▲ 기자회견이 끝난후, 참가자들이 빈곤·폭력 추방, 일상에서의 평화를 주제로 하여 시청앞까지 행진을 진행하였다.  ⓒ 한국여성단쳉녀합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측 세계여성행진 준비위원회 회장 유리 호리에(YURI HORIE)씨는 여성들의 참여를 통해 세계평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본에서는 다섯개 지역에서 여성행진이 이루어졌으며 많은 여성들이 이 행사에 참여하여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반핵, 반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게 되었다며 각 지역에서 제작한 연대를 상징하는 퀼트를 들어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 장에는 많은 일본여성들이 한국의 여성들에게 쓴 연대의 내용이 담긴 카드도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이 퀼트가 필리핀에서 온 말리아 무네즈(Marlea Munez 세게여성행진 필리핀 준비위원회)씨의 연대사와 필리핀 행사 준비 상황에 대해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어 한국여성단체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군대에 아들이 있는 박옥희씨는 최근 발생한 총기난사사건 등이 "군내 내 폭력적인 문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잘못된 군대문화의 피해자로 여성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인신매매,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등 모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사라지고 인권이 보장되는 정의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200여명의 참가자들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거쳐 시청으로 "반전 평화, 빈곤추방, 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여 많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일본 여성단체의 참가자들은 행렬에 앞서 일본 여성들의 일본의 과거사 반성, 교과서 왜곡에 대한 저항, 반전, 반핵 평화헌법 수호에 대한 다짐 등을 내용으로 한 연대사가 담긴 유인물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 행진을 마친후 참가자들이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 머리수건을 풀어 연대의 띠잇기를 통해 함께하는 모습(화면 좌측), 한국과 일본, 호주에서 만들어진 퀼트와 헌장은 이제 필리핀으로 넘겨지게 된다(화면 우측)  ⓒ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어 시청앞에서 이어진 행사에서는 모든 참가자들이 머리에 쓰고 있던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빛 수건을 모두 이어 하나의 마음으로 3개국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하는 커다란 띠잇기를 통해 연대를 다짐하였다. 띠잇기와 함께 아메리카를 거쳐 아시아 대륙에서 시작된 세계여성행진을 상징하는 연대퀼트와 여성인권헌장이 모두 다음 국가인 필리핀으로 전달되며 행사를 마쳤다.

여성을 빈곤과 폭력으로 몰아넣고 있는 세계화의 질서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세계여성행진은 2000부터 시작되어 올해로서 5년째를 맞는다. 2005년 세계여성행진은 세계여성의 날인 3월 8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시작되어 아메리카 대륙으을 모두 행진한 후 아시아에 도착하였다. 아시아에서는 호주에서 시작되어 일본을 거쳐 한국, 필리핀으로 이어지고, 뜻을 같이하는 전세계 161개국 6000여개의 여성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연대의 퀼트와 국가별 헌장이 도착하는 곳은 전 세계 53개국이며, 세계빈곤철페의 날인 10월 17일 아프리카 부르키나 파소에서 마무리 된다. 10월 17일에는 각 국가별로 자국 시간으로 12시부터 1시 사이에 행사를 가지게 되어 하루종일 전세계에서 여성빈곤철폐행사가 진행된다.


다음은 한국의 여성단체들이 발표한 2005세계여성행진 "빈곤·폭력추방과 평화실현을 위한 한국여성 선언문"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빈곤·폭력추방과 평화실현을 위한 한국여성 선언문
2005 세계여성행진 선언문

2005 세계여성행진을 맞이하여 한국여성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확산으로 인해 심화되는, 국가 간의 빈부격차, 사회적 양극화, 특히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폭력, 성적착취의 구조화 등 인류 공동체의 평화공존에 대한 위협을 종식시키기 위해 모였다.

2005년 3월8일 브라질에서 출발하여 오는 10월 17일 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에서 마무리 될 세계여성행진은 오늘 한국여성들과의 연대를 위해 이 자리에 참여한 일본, 필리핀 여성들과 함께 아시아 여성들의 목소리로 “빈곤·폭력 추방과 평화실현을 위한 한국여성행진”을 선언한다.

세계여성행진에 참여한 전 세계의 여성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세계여성인권헌장’은 평등, 자유, 연대, 정의, 평화를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으며, 평등 없는 자유, 정의 없는 평화는 불가능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울러 헌장은 인간 공동체를 넘어선 환경과의 평화적 공존을 위한 모든 인간의 책임과 함께 배제와 차별 없는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계여성인권헌장’은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는 돌봄과 보살핌 노동에 대한 가치 인정, 빈곤의 제거와 부의 공정한 분배,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양산하고 있는 성폭력,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과 같은 여성폭력의 범죄화, 그리고 인종과 장애,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없이는, 평등, 자유, 연대, 정의, 평화 그 어느 것도 실현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평등한 노동·여성폭력 근절·성매매 금지·한반도 평화를 향한 여성들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8%에 불과하며, 기혼여성의 65%가 자녀양육으로 인해 직장을 중단하는 현실에서 여성의 노동권은 위협받고 있다. 출산과 가사일 전담으로 인해 직장생활을 가정과 병행할 수 없는 구조 하에서 여성노동자의 73%가 노동시장에서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56%에 불과하여 성별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빈곤의 여성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이 세상을 유지하고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서 여성노동권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차별 없는 평등사회 실현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성폭력특별법과 가정폭력방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법 집행을 전담하는 사법당국의 남성중심주의는 폭력의 피해자이자 보호되어야 할 여성들의 인권보호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의식으로 인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의 상품화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빈곤의 여성화는 이주여성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폭력철폐와 인권보호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모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고 여성인권이 실현되는 정의사회 실현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

특히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사법당국의 불철저한 법 집행과 직무유기는 여성들을 착취하면서 불법이익을 취해 왔던 알선범죄자들을 단호히 처벌하지 못한 채, 성매매가 아닌 삶을 살고자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의 존엄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선불금과 빚의 굴레를 통해 성매매 여성들을 착취해 오던 포주들은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이 억압했던 여성들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주장하며, ‘성매매 합법화’와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구조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반여성적이자 반인권적인 포주들의 불법적인 주장을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로 둔갑시키고 있는 무분별한 언론의 행태 역시 성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의 힘겨운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에 우리는 공동체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구조화하면서, 자신들의 사적 이윤만을 추구하고 있는 불법적 이익집단의 반인권적 주장을 단호히 거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식민지와 전쟁의 역사 속에서 6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해 온 남북분단은 폭력적 군사문화의 일상적 위협 속에서 여성들의 삶을 불안 속으로 내몰아 왔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군대 내 사고는 국가안보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가 얼마나 심각하게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침해하며, 일상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에 우리는 군사주의 문화·폭력 없는 일상의 평화 실현, 그리고 군인의 인권보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빈곤·폭력추방과 평화실현을 위해 우리여성들은 다음과 같이 선언 한다 !

1. 우리 여성들은, 사회·직장·가정에서 행해지는 모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그리고 빈곤에 맞서 여성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가 실현되는 평등사회를 위해 힘써나갈 것이다.

2. 우리 여성들은,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인신매매·이주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등 모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사라지고 인권이 보장되는 정의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진할 것이다.

3. 우리 여성들은,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전쟁반대·무력분쟁 방지·군대폭력 개선과 군인 인권 향상 등 일상의 평화가 실현되는 평화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다.


2005년 7월 4일
2005 세계여성행진에 참가하는 한국여성행진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