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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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평화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여성단체들과 정대협 할머니들이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군의 이라크 포로학대, 민간인 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5월 12일(수) 오전 11시, 미 대사관 옆(정보통신부 앞)에서 '미군의 이라크인에 대한 반인권적 전쟁범죄 규탄 및 한국군 파병 철회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평화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6개 여성단체들이 참여하였으며 미군이 이라크에서 행한 학살, 성고문, 인권유린 등, 전 세계에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특히 일본에 의해 전쟁 중 반인권적 범죄를 몸소 겪음으로써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의 황금주, 김윤심 두 할머니가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이라크 주둔 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 포로에게 가한 성적 범죄 및 잔혹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에 대하여 분노를 표시하였다.

할머니들은 이라크에 대한 최근 보도를 보면서 "벌벌 떨리고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국회의원들이 이라크로 군인들을 보낸다고 하는데, 이것을 말리기 위해서 편지를 썼으나, 실제로 보내지는 못했다. 이라크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는 것은 절대 안된다. 이는 꼭 말려야 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하였다.

▲ 왼편에는 미국의 전쟁 범죄를 보고   ⓒ 한국여성단체연합

이날 발표된 성명서를 통해 여성단체들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 미군이 가한 성학대는 포로 수용소 내의 헌병들이 개인적으로 자행한 범죄로 볼 것이 아니라, 전시상황이라는 명분 아래,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용인,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조직적인 ‘전시 성폭력 범죄’로 규정하여야 하며, 이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고, 이러한 반인권적, 반윤리적 폭력을 양산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러한 반인권적 폭력이 난무하는 이라크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한다는 것은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파병철회의 평화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반평화적, 폭력적, 반윤리적 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일이 된다는 점에서 파병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미군 및 영국군에 의한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여성단체의 입장
미군의 반인권적 전쟁범죄 규탄 !. 명분없는 한국군 파병 철회 촉구!
최근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미군의 성폭력 사실이 폭로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어떠한 저항도 불가능한 포로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몇 건의 성학대 관련 실상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라크에서 이와 같은 반인권적 폭력들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이에 우리 여성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하나. 우리는 이라크 포로에 대해 미군이 가한 성학대를 ‘전시 성폭력 범죄’로 규정한다.

우리 여성들은 이번 사건이 저항 불가능한 포로들에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일차적으로 명백한 성폭력 범죄로 규정한다. 나아가 이러한 행위들이 개인에 의해 발생된 행위라기 보다는 전시 상황이라는 명분 아래,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용인,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조직적인 ‘전시 성폭력 범죄’로 규정한다. 특히 우리 여성들은 2차대전 당시 아시아의 여성 10만~20만명이 일본군의 성노예가 된 잔악한 전쟁범죄를 잘 알기에,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성을 박탈하는 이와 같은 전시 성폭력 범죄에 더욱 분노하며, 이의 근절을 위한 모든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

둘. 우리는 여성, 아동, 포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인권적 폭력을 양산하는 모든 형태의 전쟁에 반대하며, 이번 사태를 맞아 미국이 어떠한 명분도 없는 이라크전을 즉시 중단할 것을 주장한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을 통해 국가적 명분과 대의 속에서 시민·사회적 권리 침해는 물론 인간됨 자체에 대한 권리침해를 정당화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인권 유린의 가장 근본적인 한 형태로 성폭력을 자행하였다.

폭력이 정당화되고 용인되어지는 전시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 포로, 성적 소수자 등에 대한 이러한 폭력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빈번하게 그리고 잔인하게 저질러져 왔다. 즉 전쟁 자체가 용인된다는 것은 이번 이라크전에서 밝혀지고 있는 반인권적 폭력들에 대해 간접적으로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여성들은 이와 같은 폭력을 용인하게 하는 모든 형태의 전쟁에 대해 반대한다. 더불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여성단체들은 미국정부가 본 사태의 책임자를 처벌하는 소극적 대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반인권적 폭력을 이미 예고하고 있었던 이라크전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셋. 우리는 반인권적 폭력만이 난무하는 이번 이라크전에 대한 한국군 파병의 즉각 철회를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

오직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발발된 전쟁일 뿐 어떠한 명분도 찾아볼 수 없는 이라크전에 대한 한국군 파병은 즉각 철회해야만 한다. 심지어 이미 세계 각국에서 파병철회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의 추가 파병 논의는 더욱 그 명분과 논리를 이미 상실했다. 기본적 인권을 파괴하고 인간됨의 존엄성을 파괴하며, 폭력적 행위를 정당화하고 나아가 조직적으로 발생케 하는 이번 이라크전에 한국군이 참여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반인권 폭력 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며, 묵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여성들은 한국정부가 이라크전에 대한 한국군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과 이라크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침해의 근절을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미국 정부 및 영국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형식적인 사과와 수습이 아닌, 포로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권보호정책과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원상회복 조치를 시행하라.

둘째, 미국 및 영국 정부는 근본적으로 포로 인권 침해 사태의 책임자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 및 존엄성을 집단적으로 침해하고 이를 정당화시키는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셋째, 한국 정부는 반인권적 폭력행위에 동참하는 한국군 파병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2004. 5. 12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 미국의 이라크인에 대한 반인권적 전쟁범죄 규탄집회가 끝난 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607차 정기수요시위의 모습  ⓒ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