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평화


▲ 국가보안법 졸업식을 마친 참가자들이 국회 모형을 들고 명동 거리를 행진하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고 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국가보안법 폐지 여성행동(이하 여성행동)은 9월 23일 명동성당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여성단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국가보안법을 완전히 폐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국가보안법 졸업식 퍼포먼스”를 가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통일연대여성위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여성환경연대,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여성활동가 30여명이 참여하여 힘차게 국가보안법폐지를 외쳤다. 기자회견을 통해 참가자들은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간의 관계는 북한을 반국가단체 또는 제거해야 할 ‘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명백히 현실과 부합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현재 국회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보안법의 일부 개정이나 대체입법이 아니라 완전 폐지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제까지 국가권력이 정권유지 차원에서 악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국민을 기만해왔던 보안법을 '졸업'시키고 평화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로 입학하자는 의미의 "국가보안법 졸업식 퍼포먼스"로 진행하였다.

행사장 중심에는 대형 국회 모형을 설치하여 17대 국회가 국가보안법의 대표적 악법 조항인 ① 국가단체구성, ② 잠입탈출, ③ 이적표현물 소지, ④ 찬양고무, ⑤ 회합통신, ⑥ 불고지 등 여섯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이름으로 모두 졸업장을 주면서 오욕의 역사를 가진 한 시대를 마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국가보안법 졸업장 수여장면(좌)와 보안법 폐지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우)  ⓒ 한국여성단체연합
기자회견을 마치고 여성행동은 17대 국회 모형과 함께 졸업식을 상징하는 가장행렬을 하며 거리의 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 100만 청원 서명활동을 전개하고 그 옆에서는 대형 국회모형 앞에서 서명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즉석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였다. 계속해서 국가보안법폐지 100만 청원 서명활동은 지속되며 서명용지는 수합되는대로 17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졸 업 장
이 름: 국 가 보 안 법
(국가단체구성)
(잠입탈출)
(이적표현물 소지)
(찬양고무)
(회합통신)
(불고지)


위 국가보안법은 지난 615공동선언 이후 북한과의 왕래와 신뢰구축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현시대의 상황과는 반대로 통일의 동반자인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면서 실질적 존재를 부정해왔다.

그동안 국가보안법은 수많은 민주인사들의 활동을 무시무시한 반국가구성활동으로, 때로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이적단체로, 또 때로는 엄청난 조직사건과 간첩활동으로 둔갑시켜 인권와 자유를 탄압해왔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정권유지에 이용되어 오면서 출판, 표현 및 사상, 양심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로막았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회유와 감시와 함께 가족을, 또 친구를 고발하게 만드는 비인간적인 인권침해를 일삼아 왔다.

이제는 수많은 민주인사들의 양심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가로막으며 민주주의와 진보운동을 탄압하고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좌익, 용공, 친북'세력으로 매도하던 국가보안법의 지난 56년간의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멈추고자 민주주의와 인권의 이름으로 이 졸업장을 수여한다.

2004년 9월 23일
대한민국 17대 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