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평화



한국여성단체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통일연대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들이 모여 발족한 '룡천돕기 여성행동'이 4월 29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 YMCA회관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거리모금 캠페인을 벌였다.

발대식에서 통일연대 여성위원장인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이번 참사로 너무 많은 이들이 희생됐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죽어 어머니들의 가슴이 아프다"며 "전 여성이 나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북녘 어린이들을 돕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자"고 호소하고 "안타까운 사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통일을 앞당기고 동포애를 다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하였다.

이김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도 인사말을 통해 "다친 아이들을 위해 달려가고 싶어도 달려가지 못하고 모금이라는 방식으로 애틋한 마음만 나누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북녘 동포를 돕기 위한 작은 정성들을 모아 분단장벽을 허물고 역사의 새 물꼬를 터 주길 바란다"고 하였다.


이어 이날 발대식 참가자 중 이미혜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여성위원장, 이문숙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신 선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박남희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서울지부장, 박인숙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신연숙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수석국장이 차례로 참가단체 발언을 통해 룡천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였다.

경과보고 및 여성행동 활동계획 발표를 한 여성연합 최문성미 조직국장은 "사실 발대식 은 오늘 하지만 이미 지난 주말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모금은 시작되었다“고 말문을 연 뒤 ”오늘 이 발대식을 시작으로 각 단체별 회원 모금을 중심으로 거리 모금을 함께 진행하여 2주간 집중 모금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하였다. “앞으로 각 지역 여성단체별로 어린이날 행사에서 모금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특색 있는 모금운동이 진행될 예정이며 룡천돕기여성행동에서 만든 엽서에 편지를 써 모금액과 함께 북측에 전달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어린이 편지글>
북녘 룡천 친구야, 힘내!
- 전수찬 어린이(서울 금양초등 1)
(어린이 편지글 그대로 싣습니다.)


안녕, 친구야
폭팔 났을때 얼마나 놀랐니?
우리 엄마도 어렷을때 뜨거운 데 다쳐서 많이 울엇때.
많이 아프지?
빨리 나앗스면 좋겠다
근데 폭팔한 웅덩이는 밨니?
잘 있어.

- 서울에서 수찬이가 -
이날 행사에서 박김혜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회원은 ‘북녘여성들께 자매애를 보내며’라는 편지글을 손수 써와서 낭독하였고, 전수찬 초등하교 1학년 어린이도 "우리 엄마도 어렸을 때 뜨거운데 데어서 많이 아프셨다는데 너희들도 많이 아플 거야"라며 "너희들이 빨리 나아서 학교 다녔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최현영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회원이 호소문을 낭독한 후 발대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북녘 룡천에 보내는 어린이 엽서쓰기, 룡천지역 피해 사진전, 모금활동 등을 진행하였다.

다음은 이 날 룡천돕기여성행동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호소문> 북녘 룡천 여성들에게 따뜻한 자매애를! 어린이들에게 새 희망을!
룡천돕기 여성행동을 시작하며
화상으로 까맣게 된 얼굴, 눈을 다쳤지만 링거 하나 걸려지지 않은 채 안대 하나로 허름한 병동에 누워있는 아이들....... 우리 여성들은 북녘 룡천 열차 대 참사에 대한 충격과 동포들이 당한 슬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들이 많아서 마치 우리 딸?아들들이 병상에서 신음하는 것 같아 어머니 된 마음에 절로 눈물이 솟구칩니다.

지난 4월 22일 발생한 북한 룡천역 폭발 참사도 어느새 1주일을 맞고 있습니다. 북녘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막론하고 북한 돕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들도 각 지역마다 한마음으로 떨쳐 일어나 자발적 지원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어린이와 노약자 등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악한 북한의 구호 및 의료체계로 고귀한 생명들이 다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여성들은 지금 당장 룡천으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북녘에 조그만 힘이라도 되고자 함께 정성을 모으는 캠페인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우리 여성들은 아이들이 아프면 밤새워 보살피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가정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북녘 룡천의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더욱 열심히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5월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각 지역행사에서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북녘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여성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무엇보다 이번 룡천 참사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북녘의 여성과 어린이들에게는 깊은 위로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나아가 남남?남북간 화해의 징검다리가 되어 막힌 벽을 무너뜨리고 서로 손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북녘 룡천돕기에 평화를 사랑하는 여성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하나 된 마음으로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

2004년 4월 29일

룡천돕기여성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