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났다. 휴직기간이 두달 뿐이니 이제 절반이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제법 이력이 붙어 아이와 하루종일 지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태어난 지 5개월째를 맞는 여민이의 특성을 이제는 대충이나마 알게 됐다. 10가지 이상의 물건을 챙겨야 하는 나들이 준비도 후딱 할 수 있게 됐고, 이유식도 시작했다.
5월초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반응이 아직도 생생하다. “육아에 너무 깊숙히 빠지면 나중에 헤어나오기 힘들다(한 선배)”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물론 주로 남성 동료와 선배들이 그런 말을 했다.
반면에 여성 동료들과 일부 남성들은 힘을 실어줬다. 특히 “아빠와 육아휴직은 엄마의 출산휴가와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말해준 한 남자선배의 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이 됐다.
부서안에서는 한명이 빠지면 다른 사람에게 주는 부담감이 어떻다는 식의 논리가 많았다. 역시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밤늦게까지 사람들을 잡아두는 왜곡된 직장문화가 육아휴직의 커다란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뒤에도 반응은 극단적이다. 가족들의 반응은 극도로 부정적이었다. 누나들의 경우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뒤늦게 육아휴직 소식을 전해들은 취재원들이나 친구들은 “혹시 회사일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가?”라거나 “하고 있는 일이 그렇게 지겨웠니?” 하는 반응부터 보인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 나가 있으면 동네 전업주부들이 말을 걸기는커녕 “저 사람 멀쩡하게 생겨서 대낮에 왜 집에 있지” 하는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
반면에 언론은 너무 호들갑이다. 나도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왜 그렇게 흥미위주의 접근이 많은지…. 방송쪽의 출연섭외가 심심찮게 온다. 휴직을 한 사실이 어찌어찌 KBS쪽에 알려져서 여러번 출연요청이 온 것은 2주 전이었다.
담당 프로듀서가 하도 여러번 부탁하는 바람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무너져버렸다. “그래 내가 뭐 잘났다고 이렇게까지 거절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육아휴직에 대해 한번쯤이라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남성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연을 승낙했다.
결국 5월23일 생방송인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아침마당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 기념으로 마련한 ‘변화하는 가족문화’라는 시리즈의 한 아이템으로 마련된 ‘살림하는 남편’들에 관한 얘기였다. 나는 육아휴직의 사회적 의미를 말하고 싶었지만, 그건 방송이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게 아니었다. 아이 키우는 재미와 어려운 점 등에 대해서만 주로 얘기가 오고갔다.
그런데 사실 하고 싶은 얘기들은 따로 있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이나 국가공무원법에 육아휴직이 법적으로는 보장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를 시행하는 국가기관이나 기업들은 거의 없어 큰 문제다, 이런 현실은 밤늦게까지 일터에 잡아두는 직장문화와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시간을 개선하지 않으면 개선하기 어렵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는 70% 이상의 아빠들이 이른바 ‘육아휴직 쿼터제’를 통해 육아휴직을 경험하고 있다는 등등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아빠의 육아휴직이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닌 세상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 육아휴직 기간은 여성의 가사노동과 육아노동에 대한 고민을 남성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남성안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기간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듯이 사람도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해야 조화로운 인간이 아닐까.
태어난 지 5개월째를 맞는 여민이의 특성을 이제는 대충이나마 알게 됐다. 10가지 이상의 물건을 챙겨야 하는 나들이 준비도 후딱 할 수 있게 됐고, 이유식도 시작했다.
5월초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반응이 아직도 생생하다. “육아에 너무 깊숙히 빠지면 나중에 헤어나오기 힘들다(한 선배)”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물론 주로 남성 동료와 선배들이 그런 말을 했다.
반면에 여성 동료들과 일부 남성들은 힘을 실어줬다. 특히 “아빠와 육아휴직은 엄마의 출산휴가와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말해준 한 남자선배의 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이 됐다.
부서안에서는 한명이 빠지면 다른 사람에게 주는 부담감이 어떻다는 식의 논리가 많았다. 역시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밤늦게까지 사람들을 잡아두는 왜곡된 직장문화가 육아휴직의 커다란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뒤에도 반응은 극단적이다. 가족들의 반응은 극도로 부정적이었다. 누나들의 경우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뒤늦게 육아휴직 소식을 전해들은 취재원들이나 친구들은 “혹시 회사일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가?”라거나 “하고 있는 일이 그렇게 지겨웠니?” 하는 반응부터 보인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 나가 있으면 동네 전업주부들이 말을 걸기는커녕 “저 사람 멀쩡하게 생겨서 대낮에 왜 집에 있지” 하는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
반면에 언론은 너무 호들갑이다. 나도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왜 그렇게 흥미위주의 접근이 많은지…. 방송쪽의 출연섭외가 심심찮게 온다. 휴직을 한 사실이 어찌어찌 KBS쪽에 알려져서 여러번 출연요청이 온 것은 2주 전이었다.
담당 프로듀서가 하도 여러번 부탁하는 바람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무너져버렸다. “그래 내가 뭐 잘났다고 이렇게까지 거절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육아휴직에 대해 한번쯤이라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남성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연을 승낙했다.
결국 5월23일 생방송인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아침마당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 기념으로 마련한 ‘변화하는 가족문화’라는 시리즈의 한 아이템으로 마련된 ‘살림하는 남편’들에 관한 얘기였다. 나는 육아휴직의 사회적 의미를 말하고 싶었지만, 그건 방송이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게 아니었다. 아이 키우는 재미와 어려운 점 등에 대해서만 주로 얘기가 오고갔다.
그런데 사실 하고 싶은 얘기들은 따로 있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이나 국가공무원법에 육아휴직이 법적으로는 보장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를 시행하는 국가기관이나 기업들은 거의 없어 큰 문제다, 이런 현실은 밤늦게까지 일터에 잡아두는 직장문화와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시간을 개선하지 않으면 개선하기 어렵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는 70% 이상의 아빠들이 이른바 ‘육아휴직 쿼터제’를 통해 육아휴직을 경험하고 있다는 등등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아빠의 육아휴직이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닌 세상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 육아휴직 기간은 여성의 가사노동과 육아노동에 대한 고민을 남성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남성안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기간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듯이 사람도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해야 조화로운 인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