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2004.09.03 조회 수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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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양귀비나 진시황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과 함께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다.

작열하는 태양과 함께 젊음을 마음껏 구가하던 여름의 막바지에서 깊어가는 쪽빛 하늘의 여운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소리 없이 다가오는 세월의 그림자....

여름의 뒤안길에서 지쳐버린 피부의 아우성을 들어보라. 따가운 햇살과 땀, 과로와 스트레스, 공해로 찌들어서 점점 늘어가는 주름살과 함께 거칠어지고 탄력이 저하되어 자꾸 처지는 피부 때문에 거울을 대하기가 싫어지지 않는가.

피부에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유전적 노화. 인간 유전자 프로그램에 의해 세월이 흐르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현상이 바로 노화인 것이다.

20세가 넘어서면 이미 피부 노화는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가장 주의해야할 시기가 바로 갱년기.

한방에서는 42세부터 49세까지를 여성의 갱년기가 진행되는 시기라고 본다. 이 시기에는 삼양맥(三陽脈: 순환 및 호흡 기능을 관장하는 상초, 소화 및 대사 기능을 관장하는 중초, 배설 및 생식 기능을 관장하는 하초를 가리킴)의 기운이 노쇠하기 때문에 혈액순환과 소화흡수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갱년기가 되면 가장 견디기 힘든 증상 중의 하나가 바로 조열감(潮熱感: 파도처럼 밀려왔다 물러가는 열)이다. 이 열감이 올랐다가 가라앉을 때는 등골이 오싹해지고 추운 기운을 느끼며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하게 오므로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밤에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이런 갱년기 증상의 원인을 신음허(腎陰虛: 신장의 기운과 음기가 허함)로 본다. 우리 몸의 수분대사를 관장하는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서 몸 안에 허열(虛熱: 음양 균형상태가 깨지면서 물 기운을 가진 음기가 부족한 만큼 생기는 가짜열)이 몸 속의 진액을 말리기 때문에 이런 증상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소화 흡수가 잘 안 되는 탓에 체내 영양 상태가 불량해서 얼굴에 기미가 잘 생길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칙칙해지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윤기가 없이 푸석푸석하게 느껴진다. 고로 갱년기 증상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피부의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고, 미리미리 피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과로한 후, 큰 병을 앓은 후에도 기와 혈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피부로의 진액 공급이 잘 되지 않아서 급격하게 피부 노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환경적 노화. 자외선이나 공해, 스트레스, 화장품, 전자파 등 생활 속의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 노화이다. 나이에 비해 거친 피부결이나 잔주름, 기미 등등은 이런 환경적인 이유에다 과로, 수면 부족, 영양 부족 등이 겹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나치게 진한 화장도 피부 노화가 심해지는 원인이 된다. 우리 피부도 숨을 쉰다. 피부가 정상적인 호흡을 해야 모공의 상태나 피부결이 유지되는 것이다. 비닐 소재의 옷을 입었을 때 땀이 나고 답답해서 못 견디는 이유는 피부가 숨을 못 쉬기 때문이다. 얼굴도 마찬가지. 얼굴에 자꾸 두터운 화장품을 덧바른다면, 피부가 숨을 쉬기 위해서 모공이 점점 커지게 되어 있다. 즉 화장이 두터울수록 모공은 넓어지고 피부가 처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전자제품에 의한 전자파나 컴퓨터로 인한 VDT증후군도 현대인에겐 간과할 수 피부 노화의 주범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전자제품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발생하는 열이 우리 몸의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몸 속의 수분이 마르면서 피부의 보습력도 떨어지게 된다.

비가 오지 않고 계속 햇빛만 쪼이면 땅이 마르고 쩍쩍 갈라지는 것처럼, 피부의 물이 마르면 가뭄의 논바닥처럼 갈라져 각질이 생기고 잔주름이 늘어난다. 건조한 피부와 잔주름이 곧 노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노화야말로 바로 ‘피부의 물 부족 사태’라고 말 할 수 있다.

피부 노화를 잡으려면 근본적으로 내 몸의 기(氣)와 혈(血)을 서둘러 보충시켜주어야 한다. 단지 얼굴에 마사지만 받는다고 좋아지기는 힘들다. 근본적으로 연료와 모터를 재충전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의와 상의해서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서 왕성해진 기와 혈이 피부말단에까지 진액을 촉촉하게 공급하면 혈색이 맑아지고 피부에 탄력과 윤기가 흐르면서 잔주름도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몸 안 팎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피부에 물을 주는 것이다.
피부의 나이를 잡고 싶다면 먼저 내 몸의 물을 잡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