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8일, 핀란드에서는 역대 그리고 전 세계 최연소의 여성총리가 탄생했으며, 19명의 내각 구성원 중 12명이 여성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과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18세 선거권과 피선거권 보장과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상황은 정반대입니다. 평균 55.5세 남성의 얼굴을 한 국회는 자신들의 '성착취 카르텔'을 공고화하고 있을 뿐, 성폭력‧불법촬영‧스토킹 등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년 남성의 얼굴을 한 정치는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주지 못합니다.
시민의 한 표가 국회 구성에 반영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양당정치의 구도를 깨야합니다. 그러나 현재 국회는 선거제도 개정안을 정쟁의 논리로 사용하여 개혁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국회의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혁안 처리를 촉구하며 2019년 12월 12일(목) 오후 2시 20분, 국회 정론관에서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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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
일 시 : 2019년 12월 12일(목) 오후 2시 20분 장 소 : 국회 정론관 공동주최 :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주 관 :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기자회견 순서 (사회 :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 발언1 : 안선민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발언2 : 김화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 - 발언3 : 노서영 (유니브페미 대표) - 발언4 : 임선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 발언5 : 박한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정책담론팀)
- 기자회견문 낭독 : 최가영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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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하라!
지난 12월 8일, 핀란드에서는 역대 그리고 전 세계 최연소의 34세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신임 총리 산나 마린 의원은 레즈비언 부부 사이에서 자랐으며, 노동자 계급 집안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핀란드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5개 정당 대표는 모두 여성이며, 이 중 네 명은 30대 청년이다. 또한 19명의 내각 구성원 중 12명이 여성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과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18세부터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으며, 국회 의석이 정당이 획득한 득표율대로 배분되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와 정반대 상황이다.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언급되는 김진표 의원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공공연히 탄압하고, 보수 개신교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데 앞섰던 72세의 인물이다. 더욱이 김진표 의원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은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후퇴와 퇴행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촛불혁명 이후 그리고 201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JTBC 인터뷰 이후 한국 사회는 그 전과 다른 사회로 진입하였다. 이 변화를 강하게 부정하는 유일한 기관은 국회이다. 거대 양당이 독식하는 국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에도, 안희정에 대한 유죄 판결 이후에도 강간죄 구성 요소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과 서울메트로 등 여성에 대한 고용 성차별이 공공연하게 폭로된 이후에도 성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성차별금지법을 발의조차 못하고 있다. 극우 보수 개신교가 성평등을 널뛰기 삼아 혐오와 차별을 조장할 때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하는 시도를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초지일관 성평등을 금기어로 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집권은 20대 여성의 투표에 빚을 지고 있으나 20대 남성에 숨어 페미니스트 운동과 최대한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는 이성애, 비장애인, 고소득층, 고연령, 고학력, 특정직업 등 특권층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다. 평균 55.5세 남성의 얼굴을 한 국회는 자신들의 ‘성착취 카르텔’을 공고화하고 있을 뿐, 성폭력‧불법촬영‧스토킹 등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중년 남성의 얼굴을 한 정치는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주지 못한다.
시민의 한 표가 국회 구성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하는 정치인들을 과연 시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여성들의 목소리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며, 논의조차 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과연 대표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청소년의 참정권 보장도 거부하고 차별금지법조차 제정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과연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시민 다수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특권을 가진 소수의 이익집단만을 위해 활동하는 정치인은 여성에게도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필요 없다.
이따위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페미니스트 의제는 거대 양당의 더러운 정치적 공학에서 삭제되고 묻혀 버린다는 것을 20대 국회는 너무도 명약관화하게 보여줬다. 이보다 나은 정치, 다양한 국회의 얼굴, 책임 있는 정치, 성평등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과제는, 비록 부족하지만, 현재 신속처리법안(패스트트랙)으로 국회에 상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라도 통과해야 그나마 실현될 수 있다. 양당정치의 구도를 깨야 페미니스트 정치가 탄생할 수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난 4월 18일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같은 요구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8개월이 흘렀음에도 선거제도 개혁 논의는 발전하기는커녕 후퇴하고 있다. 더 이상의 후퇴는 두고 볼 수 없다. 남성지배의 양당정치 구도를 깨고 성평등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은 지속적으로 정치개혁을 요구할 것이며, 정치개혁을 거부하는 정치인들을 21대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2019년 12월 12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연합 임선희 활동가 발언문>
‘나중에’ 정치는 이제 그만, 다양한 국회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즉각 처리하라!
2018년 12월 15일, 여야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국회의원 수 확대 검토, 지역구도 완화를 위한 제도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2019년 4월 30일 국회는 50%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중심으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가까스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날까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 당의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며, ‘합의’라는 단어를 앞에 세우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처리를 하염없이 미루고 있습니다.
2018년도 #미투운동 이후 국회는 눈치라도 보듯 수백 개의 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법안들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성차별과 성폭력 사건들은 제대로 논의되지도, 해결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범죄에 대한 불합리한 상황은 도대체 왜 생겨나는 것입니까?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라는 슬로건에 왜 그토록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 이유는 남성이 과대대표되어 있는, 획일화된 국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대 국회의 모습은 평균 연령 55.5세, 고학력, 남성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획일화된 국회를 더 이상 원하지 않습니다. 특정 연령과 계급, 학벌의 사람들이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겠다고 나서는 불평등한 국회는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여성,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노동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모습의 국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선거제도 개혁입니다.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해 절반 이상의 표를 사표로 만드는 지금의 선거제도가 개선되어 민의가 선거결과에 더 잘 반영될 수 있고, 이를 통해 현재의 남성 중심 거대 양당정치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폐쇄적인 공천과정은 좀 더 투명하게 바뀔 것이고, 18세 청소년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됩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다양한 정당과 다양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페미니스트 정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그리고 지금 꼭 필요한 선거제도 개혁은 각 당의 정쟁의 논리로만 사용될 뿐입니다.
이번이 아니면 국민들은 또 4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나중에’ 정치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나중에’ 정치보다 현재 국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고민하여 행동해야합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합니다. 역대 최악의 법안 처리율을 기록한 20대 국회는 마지막 순간에라도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퇴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