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은 2008년 말 새로 들어선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수정되었는데, 이로 인해 여성정책에서 성평등정책으로의 논의는 중단되고 우리나라 여성정책의 1순위 목표로 ‘여성인력개발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이 설정되었다. 여성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력개발의 대상으로 전락, 어마어마한 예산이 질 낮은 일자리 창출에 투입되었고, 여기에 여성은 동원되었다. 수치로 카운트는 가능할지 모르나 여성에게 창출된 일자리는 단기간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 일색이었고, 남녀 간 노동조건은 자연스럽게 더 심화되었다.
이 정부에서 여성은 가사와 보육을 담당하는 고정된 성역할에 더해, 질 낮은 노동시장에 편입되어 월 100만원짜리 노동자의 비루한 삶까지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4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이 제시해야할 목적과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전략과 수단이 선명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서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향후 5년은 물론 10년, 50년을 내다봤을 때 국가 성평등정책의 진화과정이 일관된 방향으로 변화,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정책기본계획이라는 용어 역시, 성평등정책기본계획으로 수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성평등기본법으로의 전부개정 시도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의 미온적인 반응 탓에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현재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성평등기본조례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여성정책에서 성평등정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날 논의에서 발제를 맡은 중앙대학교 김경희 교수는 제4차 여성(성평등)정책기본계획에서 (지난 1, 2차 계획에 중요한 전략으로 설정되었다가 2008년 수정된 3차 계획에서) 사라진 성주류화 전략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성주류화를 관점이 아닌 정책철학으로 설정하고, 성평등 목표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도구화, 표준화되고 있는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예산제가 성평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대로 기능해야 하며,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정치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해이다.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이 수립되었던 지난 1998년 이래로 15년의 세월이 흘렀고, 대한민국 여성의 삶의 내용도 많이 변화되었다. 변화된 여성의 삶을 충실히 반영하고 지난 1,2,3차 여성정책기본계획이 제시했던 목표와 그에 따른 달성정도를 면밀하게 살펴 평가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국가 성평등정책의 목표가 제시되어야 하며, 이것이 제4차 여성(성평등)정책기본계획의 내용으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