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는 성평등 인사정책의 조속한 이행을 통해 공직 내 실질적 성평등을 실현하고 다른 영역 균형인사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인사 정책의 수립 및 이행에서 몇 가지 유의미한 진전을 보여 왔다.
지난 7월 13일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 및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대검 수사지원과장 등 주요 보직에 여성 검사를 발탁하였다. 지난 고위급 검찰인사에서 최초 여성 고검장 검사 임명을 바라던 여성들의 기대를 저버린 점은 유감이나, 한국 사회 내 어떤 조직보다도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검찰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는 형평성 차원에서 의미있는 인사이다.
지난 17일에 발표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내정 역시 매우 뜻깊은 인사이다. 시민사회가 참여한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선출된 최초의 비법조인 여성을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지명함으로써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명실상부한 차별시정과 인권침해 구제기구로서의 위상 회복과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였다.
또한 같은 날 인사혁신처가 국무회의에 보고·발표한 「제1차 균형인사 기본계획(2018-2022)」(이하 “기본계획”)은 다양성·형평성·공정성 등 사회적 가치를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기존 균형인사 정책의 단기적 관점에서 선회하여 최초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균형인사 정책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전반적인 균형인사 정책 과제를 마련하였다.
구체적으로, 기본계획은 차별시정을 균형인사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하고, 성별 다양성의 경우 남녀 동수 비율의 대표성 확보로서 인사의 공정성·형평성을 달성해야 한다는 방향을 설정하였다. 이는 젠더 주류화의 관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그동안 50% 정도로 높은 여성 공무원의 입직 비율에도 불구하고 관리자 및 고위공직자 중 여성 비율이 턱없이 낮아 한국의 여성 대표성이 국제 기준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고무적인 비전 제시라 보여진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인사 관련 정부의 움직임에 대하여 그간 여성의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 인사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먼저 환영의 의사를 밝힌다.
다만, 기본계획에서 성평등 인사를 장애인, 지역인재, 사회통합형 인재 등과 동일 범주로 묶고 있는 점은 아쉽다. 여성 대표성은 남녀동권이라는 시민권과 평등권 확보 차원에서 여성의 누적된 차별을 시정해야 하는 젠더 정의와 결부된 대표적인 문제로, 장애인, 지역인재, 사회통합형 인재들의 다양성 확보 목적과는 다른 차원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젠더정의 차원에서 여성 대표성은「헌법」과 「양성평등기본법」의 기본 정신인 남녀동수 수준의 여성 대표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본계획의 세부 추진과제인 “공직 내 실질적 양성평등 제고” 에서 정부가 2018년 내 모든 중앙부처에 여성 고위공무원 1명 이상의 임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은 여성 관리자 임용 쏠림현상이 심각한 현상을 조금이나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 긍정적이다. 그러나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여성 비율을 현 6.5%에서 10%,본부 과장급 여성 비율을 현 14.7%에서 21%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2017년의「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그대로 가져온 수치로 한국의 공공부문 여성관리자 비율이 매우 낮은 현실과, 남녀동수 내각을 임기 동안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치고는 너무 낮게 설정한 수치라 아쉽다.
나아가 이행의 실효성 측면에서 볼 때, 실적 공개, 연도별 보고서 발간, 균형인사지수를 통한 진단 등 이행력 확보 방안은 점검 수준에 불과해 보인다. 각 부처의 이행을 촉구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공직 내 실직적인 성평등 제고를 위해서는 여성 대표성 확대가 우선적인 과제이다. 최초로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균형인사 정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만큼 이를 꼭 이행해야 하며, 이행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더불어 정부는 공직사회 내 성차별 및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를 변혁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뿌리 깊은 남성 중심적 관행과 위계적인 조직문화, 공직 사회 내 성차별을 변혁하기 위해 성평등한 균형 인사를 위한 의지와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보이기를 기대한다.
성평등 균형인사 정책은 균형인사의 핵심요소이며, 차별시정과 젠더정의 회복 차원의 문제이다. 따라서 다양성 확보 목적의 다른 분야 대표성과는 다른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성평등 균형인사 정책의 효과적이고 조속한 이행으로 공직 내 실질적인 성평등을 앞당김은 물론, 다른 영역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균형인사 정책의 시범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8년 7월 19일
한국여성단체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