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2009.05.28 조회 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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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습니다!"

정동로터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 열려

정부, 끝내 서울광장 열지 않아

 

 

▲ ⓒ EBN산업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추모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 4개 종단과 개인위원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시민추모제>가 5월 27일 수요일 저녁, 서울 정동극장 앞에서 열렸습니다.

 

앞서 시민추모위원회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은 27일 오전 11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비폭력, 비정치적인 성격의 시민행사라면 시청광장 사용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어 오후 5시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을 면담하였으나 끝내 정부는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였습니다. 결국 <시민추모제>는 당초 계획과 달리 덕수궁 돌담길 근처로 장소를 이동하여 정동로터리에서 열렸습니다. (정부는 광장 사용 불허와 함께 광장 주변에 대기하고있던 방송차량 등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추모제의 사회를 맡은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과 천준호 KYC 대표는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되고 방송 차량 등을 경찰이 내주지 않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분노가 솟지만 표현하기 여의치 않다"며 "적어도 장례식이 끝나는 29일까진 경건한 마음으로 평화롭게 보내자"고 말했습니다. 또 천 대표는 "너무 아프고 슬플 땐 슬픔을 표현해야 한다"며 "우리를 제발 슬플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참고 또 참고 기억해야 할 순간이다"고 이어 말했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라는 주제로 진행된 추모제는 약 3시간동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추모사와 추모시 낭독, 추모노래와 공연, 추모영상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4대 종단의 추모기도로 시작하여 동국대 유지나 교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석태 전 회장, 백무산 시인, 주부 정미경 씨, 대학생 최초로 씨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아래 글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시민추모위원회 위원장)의 여는 말씀 전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황망히 서거하신지 5일이 지났습니다.

믿을 수 없어서 너무 슬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많은 국민들이

오늘도 봉화마을로 대한문 앞으로 서울역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

분향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폭우가 쏟아져도,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도 아랑곳없이

2-3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질서정연하게 추모하고 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나누기 위해 이곳 서울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빼곡히 둘러싼 경찰버스를 보고 슬픔을 해소하기는 커녕 울분을 안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인간의 슬픔마저도 경찰버스로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냉혹한 정부입니다. 

시민추모위원회가 개최하는 오늘의 추모행사는 

모든 영욕을 뒤로 하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시민들의 애통한 마음을 나누고

함께 치유하면서

고인이 남긴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위해 만든 자리입니다.

누구를 원망하고 비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애통하게 가셨지만

살아남은 우리는 슬픔을 딛고 성찰과 통합,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떠나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속좁은 정치현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시민추모위는 이번 일요일까지 추모기간을 정해

차분하게 애도하면서 슬픔과 분노를 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면서

고인의 유지를 마음속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5.27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 여는 말씀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시민추모위원회 위원장)


아래 글은 동국대 유지나 교수의 추도문 전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경배를!

 

만시지탄!

당신의 죽음은 인생산책의 명예로운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예견되는 비루함과 비굴함에 저항하는 장렬한 선택.

위대한 패배의 미학을 장엄하게 증명합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이라고 하신

당신의 연기론적 깨달음에 깊이 동의합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는 탄식,

이 대목에 가슴이 무너집니다.

힘들고 외로울 때,

고뇌에 빠져 허우적일 때,

책을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

그것은 죽음과 같은 것이겠지요.

원망대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이신 흔적,

인간에 대한 연민이 배어나오는

진솔하고 장렬한 유서를 남기신 당신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경배를 올립니다.

이제 우리는 매일 매순간, 지금 이 자리에서도 당신을 떠나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그간 당신을 못지켜 드린 미안함이 넘치는 무수한 고백을

이 거리에서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목격합니다.

정치권력이 지배하지 않는 그 곳,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없는 그 곳,

정의로운 진실보다 권력 향방에 휩쓸려

아파하는 언론도 없는 그 곳,

차이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기득권이 없는 그 곳,

죽음너머 존재하는 대자연의 평화가 깃드는 그 곳,

어머니 대지가 모든 생명체를 따뜻하게 감싸안는 그 곳,

모든 것이 질서와 아름다움 속에

평화로운 그 곳에서 평안히 쉬십시오.

당신을 보내지만 우리 가슴 속에 당신을 품고 가렵니다.

우리 모두의 연인으로, 오빠로, 형님으로,

무엇보다 친구로 ,

아름다운 인간꽃

당신이 뿌린 씨앗을 꽃피우며 살아가렵니다.

위대한 패배로 평화와 상생의 꽃을 피워낸

그 힘을 에너지로 삼아

이 세상을, 이 사회를 인간이란 생명체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충만한 곳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소명을 깨우쳐 주신 당신께

마음 속 깊이 우러나오는 경배를 거듭 올립니다.

 

09년 5월 27일

시민추모제

시청 앞 서울 광장 행사를 약속 받은 후

곧 행안부장관의 뒤집기로 혐소한 정동로타리에서 행사를 하며...

대한민국 시민과 함께 하는 유지나 올림.

 

아래 글은 대학생 최초로씨의 추도문 전문입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그저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길 바랬습니다.


당신을 떠올리면 그려지는 것은 온화하고 자상한 미소였습니다.

이제 그 미소는.... 볼 수 없는 건가요...

 

전 정말 믿고 싶지 않습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도,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았습니다.

아무 생각도, 감정도 없을 정도로

그저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봤을 땐,

이미 당신은 저와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슬펐고,

제 정신이 아닌 것처럼 온 몸이 기력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당신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내 머리를 하얗게 질리도록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전 당신이 어떻게 나를 두고, 우리를 두고 떠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동안 힘들고 혼자 아파했던 당신에게 미안했고,

앞으로 당신없이 난 어떻게 살아야할지 원망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이야기에서

삶과 죽음이 모두 하나가 아니냐는 글을 보았을 때

어떻게 삶과 죽음이 하나인지 도무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난, 당신을 보며, 당신을 위안으로 삼고 버텼습니다.

내가 가지는 고통, 힘겨움, 억울함, 분노... 모두를 이겨냈습니다.

당신이라는 민주와 희망을 보며 모두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가 당신에게서 배웠던 검소함

내가 당신에게서 배우려고 했던 사랑

내가 당신에게서 보았던 따뜻함

내가 당신에게서 볼 수 있었던 국민


오직 당신만이 가졌던 강인함

오직 당신만이 지키려고 했던 민주주의

오직 당신만이 살리려고 했던 국민

오직 당신만이 변화시키려 했던 대한민국


당신이 말하던 나라 사랑과 국민 사랑,

그것을 끊임없이 실천하려 했던 거침없었던 당신은 진정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어떤 시련도 압력도 꿋꿋이 이겨냈던 분이셨고

하늘이 무너져도 국민의 안전을 제일로 여기는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이 가장 아끼고, 보호하던 국민이었습니다.

우린 모두 당신의 국민입니다.

모두 노무현의 국민입니다.


나에게 당신은 희망이었습니다.

당신처럼 이겨내고, 견뎌내고, 인내하며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노무현이라는 희망을 잃은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슬픔을 넘어서... 이제는 죄송스럽습니다.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죄스럽고 한스럽습니다.

당신에게서 보호받던 저였는데,

전 아무것도 당신에게 해 준 것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환하게 웃는 당신의 영정 사진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당신에게 4배 반의 절을 올렸습니다.

살아서 임금 대접 못 해드리고

이제와서 임금 대접하는 제 자신이 죄송스럽습니다.


당신의 영정 사진 위로 타올라 흩어지는 향의 연기에도 죄송스럽습니다.

자꾸만 당신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죄송스럽습니다..


많이 좋아했고, 많이 사랑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하겠지만...

앞으로의 당신의 모습은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눈시울을 붉게 만듭니다.

많이 울었지만..

이 눈물은 멈추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의 유일한 대통령.

나의 마지막 민주주의.

나의.. 아버지...


당신은 노무현입니다.


아버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이 고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로 적으면 작성된 편지를 책으로 엮어 봉하마을로 보내지는 <보내지 못한 편지> 시간도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마음의 슬픔과 함께 지지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죄책감을 담아 눈물의 긴 편지를 써내려갔습니다.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철수 판화가의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라는 글씨가 찍힌 하얀색 손수건을 들고 고인을 추모하기도 하였습니다.

 

밤 10시가 넘어 공식추모제는 끝났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고인의 생전 모습과 음성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우리들의 대통령.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오후 5시 추모제 준비 관계자들이 국가인권위와 서울광장 사이 작은 인도에 하나 둘 모였습니다. 당일 오전 11시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에서 사실상 서울광장 사용 허가가 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방송차량과 행사용차량등이 근처에 대기하였고 준비 관계자들이 추모제에 쓰일 소품을 나르고 대본을 점검하면서 김밥으로 이른 저녁식사를 먹으려던 중 갑자기 2~30여 명의 준비 관계자들을 수십 명의 전경들이 둘러싸기 시작했습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보지 못했지만 전경들 뒤로 전경차까지 동원해서 거의 포위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 서울광장을 둘러싼 전경차 때문에 사람이 인도가 아닌 차도로

다녀야 합니다, (아마 위에선 사람이랑 차를 구별 못하나 봅니다,

이러다가 다음엔 차가 인도로 다니겠습니다 -_-)

안전경찰은 물론 없습니다. 시민 스스로 알아서 조심해야합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오후 5시, 관계자들은 광장이 열리길 기다리며 그 옆에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흠, 그런데 갑자기 전경들이 준비 관계자들을 둘러싸기 시작하네요

ⓒ 한국여성단체연합

 

▲ 늘 생각하지만, 전경 ... 참 안쓰럽습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시청광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틈새까지도 막더니

(사람들이 모이자 전경차 옆 작은 차로 막음)

이제는 추모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막네요,

막장포위, 참 웃깁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앞이 막혀 위를 보니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 노 전 대통령 사진이 있어

다시 한번 가슴이 울컥하던 중 

ⓒ 한국여성단체연합

 

▲ 헛 이제는 무장한 전경으로로 바뀌었습니다 이건 정말 뭥미?

정직한 추모의 마음이 자꾸 분노로 울컥합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나갈 수는 있어도 한 번 나간 사람은 절대 못 들어오게 합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한국온 지 3주 채 안 된 여성연합 인턴활동가도

동료들과 헤어져 밖에서 한참을 혼자 있어야 했습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언론에게 연락을 하던 중 먼저 저희 사진을

찍은 곳이 있네요. 이 때는 이미 광장 불허 발표 후 정동으로

자리를 이동하던 중이라 상황이 좀 정리된 후네요.

우리가 저렇게 갇혀 있엇군요!

정말 위에서 보지 않으면 밖에선 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사람 하나 쓰러져도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서울광장을 가로막은 전경차 사이로 본 전경입니다

작은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담배 한 대 태워 물고 있더군요,

저 청년도 참 안쓰러웠지만 마지막 순간에 담배 한 대 못 피우고 떠난 그 분이

간절히 생각나 가슴이 시리다 못해 쓰리고 쓰리다 못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 그리고 시민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광장 옆에 대기하고 있던 방송차량을

내주지 않아 다른 영상차량을 급히 섭외했고 여러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추모의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