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성·본 쓰기’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
○ 일시 : 2021년 11월 9일(화) 오후 2시
○ 장소 : 서울가정법원 정문(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193) 페이스북 라이브 @mother.seong
○ 주최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엄마 성을 물려줄 수 있는 권리 모임
○ 내용
- 기자회견 취지 소개 : 이근옥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 (사회)
- 발언 1 : 신윤경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가적법연구팀, 성본변경청구 대리인단)
- 발언 2 : 세이 활동가 (엄마 성을 물려줄 수 있는 권리 모임)
- 발언 3 : 김미란 활동가 (한국여성단체연합)
- 발언 4 : 본 사건 청구인

<이하 기자회견 보도자료 내용 발췌>
현행 법제 하에서 부부의 성 중 엄마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혼인신고 당시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으로 하는 협의를 하였습니까” 질문에 “예”라고 체크하고 이를 증명하는 별도의 협의서를 작성하여야 함이 원칙입니다. 민법 제781조 제1항에서 ‘자는 부의 성·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합의했을 경우 모의 성·본을 따를 수 있다’는 이른바 ‘부성우선주의’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 민법 제781조 제1항에서는 부성주의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2003헌가5)이 있은 뒤 부성주의 원칙에 대한 일부 예외가 규정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위 조항에 의하면 부부가 혼인 후 자녀에게 엄마 성을 물려주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이혼 후 재혼인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한편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성본변경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성본변경청구는 주로 재혼가정 등 자녀의 복리를 위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용이한 경우에 활용되었습니다. 즉 성본변경청구를 통해 엄마의 성과 본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엄마의 성·본 쓰기가 자의 복리를 위한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합니다.
여전히 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는 기회를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현행 부성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고, 부모의 협의로 자녀의 성본을 결정하며 협의 시기 역시 혼인신고에서 출생신고 시로 늦추는 내용의 민법,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었으나(21대 국회: 의안번호 2102999, 의안번호 2104403, 의안번호 2108609, 의안번호 2104408) 논의만 무성한 채 계류 중입니다. 한편 그 사이 국민들의 인식은 적잖이 변화하여, 2020. 6.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는 출생신고 시 부모가 협의하여 자녀의 성과 본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73.1%가 찬성하였습니다.
청구인들은 성평등한 가족문화를 구현하기 위해 행동해온 부부로서 부모 중 누구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줄지 고민한 끝에 엄마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기로 결정하고, 이혼 후 재혼인신고가 아닌 성본변경청구를 택하였습니다. 성본변경청구를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가족법연구팀 변호인단은 청구서에서 ‘청구인들은 헌법 제36조에서 보장하는 <성평등한 가정을 꾸려나갈 권리>가 있으며, 청구인들의 의사에 따라 자녀가 모의 성과 본을 따랐을 때 청구인의 가정이 추구하던 가치가 달성되고 가족간의 정서적 통합을 이루게 될 것이고, 현행 부성승계원칙의 문제점 및 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또한 존재하므로 성본 변경이 청구인 자녀의 복리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주장·증명하였습니다.
자녀에게 엄마의 성을 물려주기로 결정한 부부들이 이제까지는 원치 않게 이혼을 하고 재혼인신고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고, 이혼은 숙려기간 제도가 있어 출생신고기한이 임박한 부부가 ‘이혼 후 재혼인신고’를 하기에는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이 사건 성본변경청구의 허가결정은 일반 가정에서도 엄마의 성과 본을 자녀에게 물려줌으로서 자녀가 입는 불이익보다 이익이 더 크며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는 데에서 의의가 큽니다.

<여성연합 발언 내용>
"여성연합은 1997년 부모성 함께쓰기 운동을 시작으로 98년 ‘호주제폐지운동본부’를 구성해 꼬박 7년을 호주제폐지를 위해 투쟁했습니다. 호주제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 국회의원 한명 한명을 붙잡고 설득하던 모습, 대중들에게 좀 더 알리기 위해 기획했던 수많은 캠페인과 문화행사, 유림들의 집단적 반발(도포자락에 갓쓰고 항의하러 오시던 분들, 끝도 없는 항의 전화).. 여러 가지가 생각나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호주제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나던 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만세를 외치던 여성운동 선배들의 모습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가슴벅찬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서 끝이었으면 좋으련만, 사실 모든 법개정 운동이 그렇듯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었죠.
2008년 1월 1일, 호주제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가족관계등록법이 시행된지 벌써 13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현행법은 부성우선주의 원칙을 비롯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담지 못하는 수많은 한계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게 했다고는 하지만 혼인신고 시에 미리 협의를 해야한다는 것이 사실상 현실적이지가 않습니다. 특히 이 부성우선주의 원칙은 성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빠의 성을 따르는 자녀로 이루어진 정상가족’이라는 고정관념을 공고히 해서 이와 다른 형태의 가족에 속한 사람들이 차별과 편견을 경험하게 하는만큼 꼭 폐기되어야 합니다.
이번 엄마성으로 성,본변경의 경우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성본변경청구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재혼이나 한부모가족 등 등 자녀의 복리를 위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다소 용이한 경우에만 활용돼 왔던 과거에 비해, 보편적 평등의 관점으로 자녀의 복리를 이해한 것이 참 의미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국회에 민법개정안을 비롯해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등 가족관련 법 개정안들이 줄줄이 계류되어 있는데, 여러 불편함과 어려움 속에서도 이런 선택과 결단을 실행하신 멋진 부부 덕분에 앞으로 가족관련 법 개정운동이 조금 더 힘을 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