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싸우는 몸, 분노의 외침, 권리의 연대"
- 일시와 장소 : 2022년 5월 14일(토) 오후 2시 / 용산역 광장
#우리의 외침이 시대를 만든다
#우리의 싸움이 혐오를 끝낸다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선언문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는 동성애를 질병분류목록에서 삭제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이 결정은 종교의 이름으로 죄악으로 낙인찍히고, 과학의 이름으로 질병으로 낙인찍혀온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엄한 이들로 대우해야 한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을 기념하여 제정된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맞서 모든 이들이 평등과 권리를 이야기하는 국제적인 기념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우리는 다가오는 2022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이하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혐오와 차별의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새정부 첫날부터 대통령 비서관이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고, 이제는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의 무죄판결에도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 추행죄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HIV 감염인을 범죄화하는 전파매개행위죄도 여전하다. 그런 가운데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증오범죄와 젠더폭력의 피해를 받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권리를, 자신이 정체화한 성별로 살아갈 권리를, 학교와 일터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광장에 모여 싸우는 존재로서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 차별에 맞서 분노의 외침을 전하며, 함께 연대하는 이들과 권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혐오를 끝내고 세상을 바꾸며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행진을 이어나간다. 경찰에 의해 한차례 막혔던 행진길을, 새정부의 대통령실을 향하는 이 길을 무지개로 물들이며 나아간다. 성소수자들이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게 하고 인권을 합의의 대상으로 만들며 아직도 ‘나중에’를 말하는 정치를 향해,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우리의 거침없는 전진을 누구도 막을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한다.
아직 우리 앞에는 깨부숴야 할 여러 혐오와 차별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이러한 혐오 앞에 소중한 친구와 동료들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함께 슬퍼하고 추모하며 서로의 곁에 서고 위로를 건네는 수많은 동료들을 만나기도 했다. 질병과 범죄의 낙인을 가하는 차별과 불평등의 구조에 고통받는 모든 이들의 권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며 연대를 다지기도 했다. 우리의 삶이 곧 투쟁이기에, 앞으로의 삶에서도 우리는 때론 슬퍼하고 때론 분노하고 아파할 것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우리는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축복하며 모두가 행복하고 평등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지나온 길에 무지개를 띄우고 평등의 꽃을 피우며 그렇게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다.
가자, 누구도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자, 누구도 범죄와 질병의 낙인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기 위해. 가자, 서로의 존재가 힘이 되고 평등한 관계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행진은 경쾌하고 즐겁지만 우리가 함께 모여 외치는 함성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정치를 향해, 세상을 향해, 시대를 향해, 평등과 인권, 변화를 외치며 나아가자
우리의 행진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의 외침이 시대를 만든다!
우리의 싸움이 혐오를 끝낸다!
2022년 5월 14일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경남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사회운동위원회,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무지개예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언니네트워크, 유니브페미,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장애여성공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보당,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트랜스해방전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총 33개 단체)
발언문
[본집회]
#포니(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청소년 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의 운영지기이자, 남성 동성애자, 두 달 뒤면 확진 10주년을 맞이하는 HIV 감염인 포니라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의미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이야기 하게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사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여러분들께 과연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이 컸어요.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오늘 이 자리에, 성소수자 차별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지목되는 사람이 발언을 한다는게 굉장히 마음에 걸렸어요. 미안할 필요가 없는 일인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사회에서 HIV를 걸고 쏟아내는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적인 차별에, 그게 말이 되던 안되던 상처입고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은 억울하지만 미안한 마음을 가실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께, 저희 HIV 대선배님이신 키스 해링님의 작품을 빌어 함께 노력하자는 말을 드리고자 마음먹었어요. 우리 해링 선배님 작품 중 ‘무지=공포’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우리가 모르는 것이 우리에게 공포를 부른다’는 이야기에요. 지금까지는 그저 이 무지라는게 HIV에 대한 자세한 정보, 예방법, 효과적인 치료같은 것들인 줄 알았는데요. 이 ‘모르는 것’에 우리 감염인 당사자들,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거에요. 세상에 이미 정보는 많지만,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감염인들은 거의 없잖아요. 주변에서 만날 수 있고, 접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인지 다들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 정보들이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워 하는것 같더라구요. 외계인 같은 존재인거죠.
그래서 우리 벽장속에서 꽁꽁 갇혀있는 감염인들을 사람들이 실제로 만날 수 있으면 어떨까, 벽장을 깨고 나와 세상을 조금씩 바꿔낸 성소수자들처럼, 우리도 벽장에서 하나 둘 나오면 사람들의 ‘공포’가 덜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봤어요. 그리곤 많이 알게 되겠죠. 변할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들 같이 도와주셔야만 합니다.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끝으로, 오늘 제가 감염인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많은 용기와 영감을 준 윤가브리엘님, 이정식님, 최장원님, 유튜버 랑둥님과 커뮤니티 알의 용기있는 회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리나(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안녕하세요. 오늘 아이다호빗 기념대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저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와 한국성폭력위기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나라고 합니다.
오늘 저는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16년 어느 날, 저는 조각보에서 운영하는 트랜스젠더 당사자 지지모임을 참여하며 벽장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이것이 나를 설명하는 언어임을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6년여간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의료적 트랜지션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할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 찾아올 변화에 대한 고민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두려웠습니다.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향하는 혐오발언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고, 직업을 잃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보이는 성별과 법적 성별이 달라 일상에서 마주할 수많은 차별과 편견이 두려웠고, 호르몬 치료를 하고 수술을 하며 져야 할 금전적인 부담도 컸습니다. 그리고 이어질 법적 성별정정까지의 지닌한 과정들을 시작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올해 저는 미뤄왔던 트랜지션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이어가며 인권단체로 진로의 방향을 바꿨고, 작년부터 인권단체에서 상근활동가로 근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곳에서는 면접을 볼 때부터 제 정체성을 커밍아웃을 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나 눈총을 받을 걱정 없이 안전하고 평등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으며,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할 때에도 유급 병가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트랜스젠더 친구들에게는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트랜지션 전후로 삶의 단절을 겪습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수술을 하고, 성별정정을 하고, 이전의 삶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수많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접합니다. 트랜스젠더의 삶은 마치 ‘영혼을 끌어모아’ 수술과 성별정정을 마치고 나면, 그렇게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숨기고 시스젠더처럼 이 사회에 묻혀 살아갈 수 있으면 괜찮은 것 마냥 이야기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의 삶은 수술과 성별정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의 어떤 과정에서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트랜지션만을 위해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전의 삶을 벽장 안에 감춰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운이 좋아 이해받는 회사에 취업해야,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가족이 있어야 안정적인 삶이 가능한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마침내 원하는 몸으로, 원하는 성별로서 살아갈 때에도 우리는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지속할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 아이다호빗 기념대회의 슬로건은 ‘싸우는 몸, 분노의 외침, 권리의 연대’입니다. 마땅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 아직도 투쟁해야 하는 수많은 소수자들의 몸이 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몸들의 이야기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운이 좋아 다행인 것이 아닌, 마땅하고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가 올 때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이어질 것입니다.
#장서연(성소수자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네트워크)
안녕하세요.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서연 변호사입니다.
저희는 성소수자 가족구성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해 오고 있는데요. 현재 동성커플도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이성커플과 마찬가지로 국민 건강보험에서 피부양자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심에서 패소해서 지금 항소심에 있습니다.
1심 법원은 현행법은 혼인은 남녀결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동성커플의 사실혼을 인정할 수 없고, 남녀결합과 동성결합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차별이 아니고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이성커플과 동성커플의 차이가 뭘까요. 한국 법원은 여전히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후진적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구성하고, 그 관계를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필요성이 있고 권리가 있습니다.
최근에 대법원에서 군형법 추행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판결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이번에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이렇게 정리하였습니다. “동성 간의 성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
그 전에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추행죄에 대해서 3차례나 합헌 결정을 하면서, 동성애 혐오적인 문구들을 쏟아냈었습니다. 동성 간 성행위는 “비정상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그 결정문을 읽으면서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2022년입니다. 성소수자 가족구성권은 커녕, 성소수자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항상 침묵하였습니다. 항상 선거 뒤에 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정권이 교체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운명을 그들의 손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스스로 싸워야 할 때입니다.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차별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우리가 쟁취해야 할 평등이, 아직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우리가 당하고 있는 차별은 부당하고 부정의한 것입니다. 우리가 누려야 할 평등, 자유, 인권을 유예하는 것은 어떠한 사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싸웁시다. 참지 맙시다. 꼭 승리합시다. 우리의 권리를 지금 당장 쟁취합시다. 투쟁!
#장예정(차별금지법제정연대)
국회앞에서 평등하게 살자고 34일째 단식중인 두 인권활동가와 함께 국회앞에서 차별금지법 만들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장예정입니다.
국회앞 최고이슈는 차별금지법입니다. 찬성과 반대쪽에서 아주 격렬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이정도로 국회바로 앞에서 양측이 격돌하고 있으면 국회가 무슨 답이 있어야하지 않나오?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15년째 답이 없고 사람이 숟가락을 내려놓은지 34일인데도 응답이 없습니다.
차별금지법 농성장에 긴 시간 있다보니 반대쪽의 피케팅도 자주보고 반대쪽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됩니다. 동성애를 조장한다, 동성애 유전자는 없다. 남자며느리 여자사위, 가정이 파괴된다. 이게 몇년전만해도 요즘처럼 열심히 기자회견하고 집회를 하면 이런 말들이 뉴스와 신문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보도 보기 어렵습니다. 왜일까요? 찬반’의견’이라고 생각하던 과거를 지나 그게 혐오라는걸, 가짜뉴스라는걸 세상이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상식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다호의 의미라는것은 그런것 같습니다. WHO가 정신질환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 세계 상식의 변화의 시작. 그런 날이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대통령의 나라에서, 장애인 혐오 쏟아내면서 장애인 차별한적 없다는 정부여당 대표, 차별은 시급한 문제라 생각하면서 꿈쩍도 안하는 거대야당의 상식을 바꾸어낼 법. 차별금지법 성소수자들이 앞장서서 쟁취합시다. 투쟁
#왹비(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유원 활동가 발언 대독
안녕하세요! 저는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유원 입니다!
주홍빛연대 차차는 주홍글씨로 낙인찍힌 모든 성노동자를 위해 차별과 낙인을 차근차근 없애 나가려고 일하는 단체입니다.
저는 성노동자 활동가로서, 여기 계신 다른 활동가 님들과 같은 이유로 이자리에 왔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죄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삶은 소중하기 때문에 왔습니다.
2022년, 한국에서 성노동자는 성매매 특별법상 범죄자로 낙인찍혀 있습니다. 성노동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 낙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폭력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는 진실을 은폐합니다. 어차피 범죄자니까, 성노동자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 폭언도, 폭행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기본적인 인권이 없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성노동자들은 성노동 과정에서 강간을 당해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성노동 중 성노동자의 의사에 반하는 촬영을 당해도 불법촬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네가 성노동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는 말에 협박당해 더 심각한 성착취를 당하게 되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또한 그 존재 자체가 불법이었던 역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떤 나라에서는 동성애가 불법행위입니다. 그런 생각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성노동자를 죄인으로 모는 사람들이 성노동자에게 하듯이 성소수자를 대합니다. 어차피 불법적인 존재니까, 성소수자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믿으니까 그들을 향한 폭언도, 폭행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한국에서도, 트랜스젠더 여성은 법적으로 ‘부녀자’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강간이 강간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아직도 남아서 항문성교 등을 하는 남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성소수자에 관한 인식에 변화가 생긴 요즘에도 아웃팅 협박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 성소수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사회문화구조가 우리 존재에게 부여한 구조적 유사성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정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소수자가 어디에나 있듯이 성노동자 또한 어디에나 있고, 성노동자이자 성소수자인 모습으로 서로를 만날 때도 많으니까요. 여기 계신 분들도 이미 아시겠지만, 성노동에 종사하는 성소수자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노동은 주로 노동계급의, 차별받는, ‘정상적인’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게 되는 일이거든요. 몸에 누적된 억압과 차별의 경험, 정신질환 등의 이유로 규격화된 노동을 할 수 없는 성소수자들이 자꾸 성노동 현장으로 미끄러져 들어오곤 합니다.
2020년 숙명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 경험이 있는 트랜스젠더 469명 가운데 57.1%는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구직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노동자를 채용할 때 여자가 여자답지 못하고 남자가 남자답지 못하면 탈락시키는 고용차별을 당연한 것이라고 판단하니까요. 구직에 성공해도, 성소수자들은 성별 이분법적인 직장 내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들은 업무와 상관없이 성별 정체성에 대한 지적과 질문을 받기도 하고,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주민번호 뒷자리 1,2와 불화하는 수많은 트랜스젠더들은 생활비뿐만 아니라 때로는 성전환에 필요한 목돈 등을 마련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선택지로 성노동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우리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있죠. 성노동 하는 여자들은 더럽다. 동성애자들 더럽다. 트랜스젠더들 더럽다. 우리의 삶에는 꼭 더럽다는 멸시가 따라붙게 됩니다. 더럽게 병을 옮기는 존재라는 낙인이 따라붙게 됩니다. 그런 말은 듣지 않는 게 가장 좋겠죠. 그런 말을 계속 들으면서도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 말을 계속 들으면, 오래 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런 말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봤어요. 더럽지 않다고 대답할까? 그렇지만 더럽지 않다고 말하기엔 또 더럽지 않게 사는게 가능한 사람이 우리 중에 별로 없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 그런 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계속 더러울 수밖에 없다면 저는 그 사람을 더러움 속에 혼자 내버려두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성노동자와 성소수자들은 더럽지 않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더러움을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러운 존재여도 괜찮다고, 그런 존재도 혐오당하고 차별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김현경 선생님은 <사람, 장소, 환대>에서 “더럽다는 것은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해진 성별이분법에 속하지 않을 때, 정상적인 여자라면, 정상적인 남자라면 어떠해야 한다는 세상의 기준 위에서 계속 미끄러질 때, 그럼에도 계속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고 삶을 그만두지 않을 때 우리는 더러운 존재로 명명됩니다.
<사람, 장소, 환대>에서 우리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을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더럽다’는 말은 죽일 수도 길들일 수도 없는 타자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다. 그 말은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그러한 부정이 굳이 필요했음을 인정함으로써 그의 주체성을 역설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더러운 년’이라는 욕을 들어도 전혀 위축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다. “
저는 이렇게 감히 광장으로 나와 세상에 균열을 만드는 우리가 자랑스럽습니다.
발언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형숙(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안녕하십니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는 이형숙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21년 12월6일부터 ‘장애인도 아침에 지하철 타고 출근합니다.’라는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엄청난 욕설과 혐오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적인 70년대쯤에 들었던 욕설을 지금 다시 들으니까 대체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장애인의 혐오는 예전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1년도에 장애인이 오이도역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승강장에 내려가기 위해서 리프트라는 기계를 타고 승강장으로 내려 가다가 떨어져 사망을 했습니다. 비장애인들은 왜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떨어져 죽는지를 상상조차 못할 것입니다. 장애인은 계단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리프트를 설치 해 놓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타야만 했습니다.
21년을 외쳤습니다. 장애인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고 싶다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인으로 살면서 평생을 이동의 자유가 없었습니다. 집밖으로 나갈수 조차 없기 때문에 감히 학교라는 곳을 가겠다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언니오빠가 그리고 주변의 또래들이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가면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이 학교를 다닐 때 집단적으로 수용하는 거주시설로 보내졌습니다. 이 거주시설은 한방에 수십명이 모여서 먹고, 싸고 하면서 관리를 받는 곳이었습니다. 혼자 신변처리가 되지 않으면 기저기를 채워 놓고, 국에 밥을 말아서 숟가락 한개로 여섯일곱명을 먹이고, 의사표현이 서투른 발달장애인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몽둥이로 때리고, 기둥에 묶어 놓고, 벌을 주어서 강압적으로 관리를 하는 감옥같은 곳입니다.
장애인이 이동도 하지 못하고, 교육도 받지 못했으니 당연히 노동에서도 배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감옥같은 시설에서 평생을 관리 받으면서 살다가 죽는 것이 장애인 복지정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동네에서 거리에서 당연히 만날 수 없었습니다. 모두 감옥같은 시설에 가둬 두고 지역에서는 비장애인들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이동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 사과 한번을 하지 않았습니다. 감옥같은 거주시설에서 두들겨 맞아 죽었는데도 거주시설을 폐쇄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철저하게 비장애인 중심적 사회입니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횡[서 함께 살자고 외치는데 이준석 여당대표는 예산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집권하지 전에는 대선에서 승리만 하면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수있게 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는 오리발을 내밉니다. 이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사는 것은 대세입니다. UN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대한민국에 권고한 사항입니다.
왜 장애인은, 왜 성소수자는, 왜 가난한 사람은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우리도 사람입니다. 존엄한 인간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에 명시된 모든 사람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이제는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애인의 생명도, 성소수자의 생명도 가난한 사람의 생명도 모두가 소중한 목숨입니다.
그래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의 기본적인권리인 이동과 교육과 노동과 탈시설권리가 예산으로 보장 될 때까지 ‘장애인도 지하철 타고 아침에 출근합니다.’ 선전전을 계속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정치인들이 약속은 했었으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집권여당인 윤석열 정부에서는 반드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외칠것입니다.
성소수자 동지들도 반드시 승리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질긴놈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동지들 지치지 말고 힘내십시오. 힘들땐 전장연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함께 하겠습니다.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투쟁!
[행진 중 대통령실 앞 발언]
#명숙(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공동행동)
안녕하세요. 저는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라는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명숙입니다.
오늘 이곳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을 국제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 행진에 지나게 되어 매우 흥분됩니다. 혐오로 당선된 국가행정권력의 수반, 대통령에게 우리 성소수자들이, 우리 시민들이 직접 경고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의미를 말로 해보겠습니다.
“혐오로 흥한 정치인 그 끝이 초라하리라!”
맞지요?
아시다시피 그는 여성혐오로 당선된 대통령입니다. 모름지기 정치인이라면 인권을 준수하고 사회구성원의 인권을 보장하는 일을 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으로 몰린 사람들이 손쉽게 사회적 소수자를 공격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해야 할 정치의 책임을 사회적 소수자에게 떠넘겼습니다. 여성을 탓하도록 조장해서 득표 했습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를 올려 당선된 것입니다. 차별과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20~30대 여성청년들이 늘어만 가는데 구조적 성차별을 없다고 했습니다. 여가부는 성평등전담기구입니다. 가족주의담론이나 적은 예산과 기능의 부족 등에 대한 평가는 성평등 전담기구를 강화해야 할 이유이지 폐지해야할 이유는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성만 혐오하지 않습니다. 오늘 사퇴한 김성회 비서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했고 성소수자를 혐오했습니다. 이준석 당대표의 장애인혐오 등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여성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질서를 해치거나 비용이 드는 존재로 비난하고 낙인찍었습니다. 구조적 차별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치 특혜를 준 것인양 소수자할당제를 없애자며 거짓 선동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경제규모가 큰 나라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이나 예산이 이렇게나 적은 나라가 있습니까.
윤석열, 이준석이 무엇보다 나쁜 것은 사람들을 갈라치기하여 서로의 존재와 삶을 검열하고 제한하도록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정부정책에 수용하는 장애인만이 진짜 장애인인양 연출했습니다. 여성혐오에 동참하는 남성만이 진짜 남성인양 호도했습니다. 여기 모이신 수많은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남성은 남성이 아닙니까. 아니 논바이너리는 시민권이 없어도 되는 존재입니까. 여성과 남성의 몸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 생각과 삶을 조각조각 나누며 옭아매려 했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성소수자여성이나 성소수자 남성, 장애여성소수자, 이주민성소수자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여성 따로, 장애인 따로, 성소수자 따로 그렇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걸 부인하고 존재를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살라고 압박하는 것이 혐오입니다. 그렇기에 여성혐오는 성소수자혐오이기도 하며 성소수자혐오는 장애인혐오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모든 소수자혐오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혐오 세력에게는 보잘것없는 몸뚱이로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우리의 몸뚱이로 존재를 드러내며 싸울 것입니다. 서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우리이기에 더 평등한 시대를 열 것이라 믿습니다.
국가정책이 생물학적 여성이나 이성애자여성만을 위한 정책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사회 곳곳에 스며든 성차별, 성별정체성이나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문제도 적극적으로 시정할 수 있도록 성평등전담기구는 강화되어야 합니다. 복합차별을 겪는 사람들이 말할 수 있고 저항할 수 있도록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합니다.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출범한 윤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
당신이 말한 상식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을 차별해도 되는 것이라면 우리가 그 상식을 깰 것이다. 우리는 존엄의 상식을 만들기 위해 여기 모였다. 똑똑히 보아라. 당신의 권력이 쌓은 차별의 상식이 당신의 감옥이 될 것이다.
여가부폐지 저지 공동행동은 여성혐오로 당선된 윤석열에게 매운 고춧가루맛을 보도록 지속적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동지들, 동료들, 친구들 함께 즐겁고 강력하게 싸웁시다. 더 이상 변하사처럼 차별로 죽어가는 여성이 없도록, 우리 옆의 친구가, 가족이 성폭력과 성차별로 죽어가지 않도록 함께 손잡읍시다. 그 길에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진(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안녕하십니까. 군관련 성소수자 인권 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소속의 다움 활동가 기진입니다.
지금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용산 국방부 청사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발표한 취임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민주주의에 위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하며 다양한 견해차를 가진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합리주의와 지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오는 5월 17일은 세계보건기구의 정신장애 목록에서 ‘동성애’가 삭제된지 3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동성애가 치료를 받아야 할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 과학적, 합리적으로 인정된 이 날을, 국제 사회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로 제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평등법은 아직도 국회의 문턱에 가로막혀 있고, 며칠 전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동성애와 위안부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필요성에 동의한 평등법 제정을 미루고, 이미 비과학적이며 국제인권법에 반한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된 ‘전환치료’의 논리를 끌어와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반지성주의’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근대 서구에서 시작되어 동성 간의 성행위를 사회 규범을 거스른다는 반지성적인 논리로 금지하고 범죄로 규정해 온 ‘소도미법’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근대 사회에서 소도미법을 최초로 도입한 영국에서는 1967년부터 이 법을 폐지하는 제도적인 움직임이 있었고, 미국에서도 역시 2003년, 소도미법에 대해 미국 연방 대법원의 위헌 판결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이러한 ‘소도미법’을 기반으로 성소수자 군인간의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여 형사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 6 ‘추행죄’가 존재합니다.
지난 4월 21일, 이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처음으로 전향적인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판결의 쟁점은 동성 군인이 영외 사적 공간에서 합의 하에 한 성행위를 ‘추행죄’ 위반으로 보아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군형법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 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뿐만 아니라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영외에서 이뤄진 합의된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아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이 판례 변경으로 전향적인 판결을 내렸지만, 아직 군형법상 ‘추행죄’가 폐지되거나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 헌법재판소에는 2016년 인천, 2020년 수원지방법원의 위헌제청을 비롯해 ‘추행죄’에 대한 수 건의 위헌법률심판이 계류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다룬 사건은 군부대 외부의 사적 공간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판결이 그 부분에만 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영내라 하더라도 성소수자 군인 간 합의하에 이룬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이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유, 인권, 평등권, 존엄 등을 침해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의 국제 인권기구들도 지속적으로 ‘추행죄’의 비합리성과 반인권적 법임을 지적하면서 이 조항의 폐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시민사회의 목소리, 그리고 국제 규범의 흐름에 따라 하루빨리 ‘추행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제 발언의 끝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 중 한 부분을 낭독하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이나 동성 간의 성행위에 대한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왔고, 동성 간의 성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법부가 경시될 수 없는 기본권임을 인정한 성소수자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같은 헌법 기관인 대통령과 국회 역시 인정하며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 입니다.
국회와 대통령에 성소수자 군인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는 나라,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없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군복무를 할 수 있는 ‘평등’과 ‘공정함’을 요구합니다.
시대와 사회는 이미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보편적 규범에 기초해야 할 군형법 역시 변화해야하며, 군형법상 ‘추행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군형법상 ‘추행죄’가 폐지될 때까지, 항상 사회의 변화에 늘 앞장서 있었던 우리 성소수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를 끝까지 지켜봅시다.
감사합니다.
[마무리집회]
#류세아(트랜스해방전선)
안녕하십니까. 트랜스해방전선 류세아입니다.
오늘 행진 재밌으셨나요? 기사를 보셨겠지만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가는 행진을 저희가 최초로 진행했습니다.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청와대를 나온 대통령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우리는 대통령실 바로 앞에서 행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 이태원광장은 저희 트랜스해방전선이 2018년 이래로 트랜스젠더추모의날 집회를 진행하던 공간입니다.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며, 먼저 떠나간 이를 추모하던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서, 소수자차별을 외치는 정권에 대항하여 우리의 의지를 보야주는 행진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너무나 뜻깊습니다.
지난 수요일, 임기가 채 하루도 지나기전부터 윤석열 정부는 혐오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된 김성회라는 분은 동성애 치료는 금연치료와 같다, 성적’취향’은 존중하나 반대한다 등의 망언을 일삼았습니다. 아이다호 데이가 무슨 날입니까. 바로 동성애를 질병에서 지워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30년도 더 지난 사항에 대해 아직도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비서관으로 내정되었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국회에는 종걸, 미류 두 동지가 한달이 넘도록 단식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당연한 말을 하기 위해서 곡기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백지인 공청회 계획만을 남긴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제 야당이 된 172석의 민주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달 새에 법을 만들어 통과시켰으나, 차별금지법은 놀랍도록 아무런 이야기도, 움직임도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것을요.
이제 우리는 바꿔야 합니다. 썩어 문드러지고 혐오로 점철된 이 정치판을 우리 손으로 바꿔나갑시다. 이제 우리가 직접 뜁시다. 이번 지방선거에 많은 수의 성소수자, 지지자 후보들이 나섰습니다. 이들이 지방의회로 들아가서, 바뀌지 않는 국회에 보여주게 만듭시다. 우리는 아니 우리서부터 사회는 이미 바뀌고있다고 말이죠.
구호 두개만 외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차별금지법 모두가 원한다 지금당장 제정하라
혐오차별 정치판에 무지개정치 실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