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5‧18 성폭력 피해자들, 45년 만에 법정에 서다 ― 첫 재판 기자회견과 조직의 새로운 출발에 부쳐
11월 7일(금)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5‧18 성폭력 피해자 및 가족 17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열매’는 작년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2일, 전두환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날에 맞추어 국가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1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재판은, 2023년 12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가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공식 인정한 ‘진상규명결정’ 이후 두 해 만에 열리는 첫 법정 절차입니다.
1980년 당시 1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었던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45년 만에 국가를 상대로 직접 법정에 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 일시/장소: 2025년 11월 7일(금) 9시 10분 /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 프로그램(※ 사회: 열매 윤경회 간사):
발언1. 인사말 - 5.18 성폭력 피해자 자조모임 열매 김복희 대표
발언2. 소송의 의미 - 하주희 법률 대리인단 대표
발언3.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발언4.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발언5. 기본소득당 노서영 최고위원
발언6.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
발언7. 한국여성단체연합 김민문정 상임대표
발언8.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
발언9. 서지현 전 검사
5‧18 성폭력, 치유와 회복의 길을 여는 공동선언
- 5·18 성폭력, 첫 재판 기자회견 참석자 (2025.11.7.)
피해자의 선언
1980년 5월, 우리는 비상계엄의 상황에서 계엄군과 경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날의 상처는 말할 수 없는 침묵이 되었고, 우리는 오랜 세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지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서로를 찾아냈고,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맞잡고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섰습니다. 진실은 우리를 무너뜨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다시 살게 한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생존 피해자입니다. 우리의 몸은 역사의 현장이며, 진실의 증거입니다.
피해자를 향한 연대자의 선언
우리는 43년 만에 국가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은 이들의 용기와 결단을 보았습니다. 그 용기는 우리 안의 무관심을 깨우고, 진실이 주는 힘으로 우리를 변화시켰습니다. 우리는 이제 외면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고통은 곧 우리의 책임이며, 그들의 증언은 곧 우리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치유는 고통이 사라진 자리가 아니라, 상처를 끌어안고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 시작되는 자리임을. 당신이 여기 있고, 내가 곁에 있다는 사실 -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기억하고 응시하는 순간, 치유는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품고, 서로를 지탱하는 연결된 존재들입니다. 당신의 용기는 우리의 길을 비추고, 우리의 연대는 당신의 삶을 지탱합니다. 우리는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서로의 용기이자 서로의 치유자입니다.
5·18 성폭력 치유회복의 길을 여는 우리의 선언
오늘의 재판은 단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의 책임을 묻는 자리만이 아닙니다. 이것은 그 폭력이 남긴 상처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를 묻는 시간이며, 동시에 우리 스스로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마주하는 용기로 정의를 세웁니다. 우리는 정의는 법과 제도 속에, 또한 우리의 삶과 관계 속에 머물도록 할 것입니다.이 재판은 그 첫걸음이며, 우리는 이 길에서 마주하게 될 걸림돌들을 하나하나 5·18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의 디딤돌로 바꿔낼 것입니다. 우리는 ‘열매’입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의 빛이며, 길입니다.
나는 너다. 우리는 열매다. 우리는 서로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