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한 숙의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추진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24일)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3개 지역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지난 9일 한 차례 공청회를 진행한 데 이어 12일 상임위 통과, 24일 본회의 상정 및 처리까지 속전속결로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참여와 숙의는 실종된 채, 행정통합 논의가 각종 특례와 권한 배분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행정통합 특별법안에는 각종 특례 규정이 포함되어 있어 주민의 건강권, 환경권, 기본교육권 등 기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일부 특례 규정이 삭제되었으나, 여전히 과도한 특례 규정이 남아 있어 공공성과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전국 251개 시민사회단체와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정의당 등 5개 정당은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정치권 주도로 행정통합이 졸속 추진되고 있는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늘(2/24)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환경, 보건·의료, 노동, 교육, 자치분권, 지방재정, 정치개혁 측면에서 이번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문제점을 짚고, 독소 조항의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독소 조항의 삭제 없이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향후 법 개정 운동을 포함해 모든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일시 및 장소 : 2026. 02. 24. 화 11:00 국회 본청 앞 계단
○ 주최 : 지역·노동·환경·교육·보건의료 등 전국 251개 시민사회단체 및 5개 정당
○ 발언
- 사회 :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발언1. 대전충남 /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발언2. 전남광주 / 김대희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정당발언1.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 정당발언2.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 발언3. 환경분야 / 정규석 한국환경회의 운영위원장
- 발언4. 보건의료 / 전진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 발언5. 노동분야 / 한성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 발언6. 교육분야 /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정당발언3.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 정당발언4. 정의당 권영국 대표
- 발언7. 지방재정 /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발언8. 정치개혁 /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위 위원장
- 발언9. 자치분권 /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기자회견문
충분한 숙의 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 추진 규탄한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이른바 ‘행정통합 특별법’을 초고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늘(24일)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3개 지역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 9일 한 차례 공청회에 이어 12일 상임위 통과, 24일 본회의 상정 및 처리까지 속전속결로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 참여와 숙의는 실종된 채, 행정통합 논의가 각종 특례와 권한 배분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우리는 행정통합 졸속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수도권 일극체제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는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자치분권의 실질적 강화, 즉 중앙정부 권한의 이양, 재정 분권 확대, 정치 시스템 개혁이 종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서는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높이는 권한 이양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행정통합특별법안에 책임성을 높이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환경·노동·교육·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 완화 중심의 특례를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 이는 자치분권을 강화하기는커녕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주민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일부 조항이 12일 행안위 심의과정에서 삭제되었지만, 여전히 과도한 특례 규정이 남아 근본적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먼저,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환경파괴 난개발 면허증에 다름없다. 특별법은 개발사업 시 41개에 달하는 법률의 인가·허가·승인·협의를 모두 받은 것으로 처리하고, 환경, 기후변화, 건강영향평가의 협의권까지 통합특별시장에게 이양하고 있다. 보호구역과 해양용도구역의 지정, 변경, 해제도 시장의 권한이 된다. 무소불위의 난개발 셀프평가 법률에 다름아니다. 개발사업 환경부담금 면제와 원자력 산업의 지원확대는 미래세대에게 막대한 위험을 떠넘기는 폭력이다. 환경보전을 위한 규제를 단순 행정절차로 전락시킬 특별법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또 이 법안은 지방교육자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충남·대전의 경우, 현행 법령상 교육감에게 있는 특수목적고, 영재학교, 외국인학교 및 국제학교 등 이른바 특권학교의 설립 권한을 통합특별시장에게 이양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특권학교 설립으로 이어져 공교육의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3개 지역의 행정통합 특별법안 모두 영리병원 설립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도 문제가 크다.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통합특별시장이 ‘글로벌미래특구’를 지정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동일한 효과를 부여함으로써 영리병원을 손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리병원이 설립될 경우 안 그래도 열악한 지역 공공의료는 더욱 붕괴할 것이다. 게다가 영리병원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병원이 건강보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하여 전국민 건강보험제도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규제완화다. 의료업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 확대도 문제다.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는 선심성 재정지원과 세제 특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통합시에 대한 연간 5조원 규모의 재정지원, 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개발사업 추진 시 지방세 감면 및 개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 감면, 국유재산·공유재산 수의매각 허용 등은 대부분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어 반드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행정통합 논의에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행정통합은 시·도민의 삶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은 각종 특례를 통해 주민의 권리와 지역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통합이 가져올 변화와 영향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주민투표법이 지방자치단체 통합이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음에도 충분한 절차 없이, 임기 말 지방의회의 의견 청취만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졸속 행정이다. 이는 단순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형해화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양당 독점 구조 속에서 선거제도 개혁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일당 독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이미 권한이 집중된 광역단체장에게 인구·예산·권한까지 확대된다면 ‘제왕적 단체장’의 등장은 불보듯 뻔하다. 더욱이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 의원이 지방의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견제 장치가 취약한 현실에서의 통합은 지방자치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훼손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는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성급히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해서는 안 된다. 공공성과 주민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독소조항은 반드시 삭제해야 하며 충분한 검토와 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도 전혀 진척이 없는 지방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졸속적인 행정통합 추진을 강력히 규탄하며, 중단을 요구한다. 우리의 중단요구에도 불구하고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향후 법 개정 운동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다.
행정통합 졸속 추진 반대한다!
행정통합 특별법안 본회의 처리 중단하라 !
졸속통합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 규탄한다!
졸속통합 중단하고 공론화부터 진행하라!
2026년 2월 24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