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photo_2025-04-23_16-27-08.jpg

 

 여성가족부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문제를 여성 인권 관점에서 인식하고, 성매매여성을 위한 실질적 지원 예산을 편성하라!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오는 2025년 4월 22일(화)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의 철거 일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로 불렸던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360여 개 업소에 3,000여 명의 여성이 머물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였습니다. 현재는 약 50개 업소, 200여 명의 여성이 남아 있으며, 신월곡 1구역 재개발로 인해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 역시 올해 7월부터 철거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여성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반면, 여성들을 장기간 착취해온 업소 업주와 건물주들은 철거 보상을 통해 또다시 개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결지 여성들 다수는 공식적인 거주 기록이나 소득 기록이 없어 철거 보상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습니다.

‘성매매집결지'는 오랜 기간 성매매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영업행위를 해온 업소들이 집결된 지역을 말합니다. 성매매집결지는 오로지 '성매매' 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사실상 국가의 묵인 아래 허가받은 '공창지역'으로 존재해왔습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1960년대 후반에 형성되어 대한민국 최대 성매매집결지로서 악명을 떨쳐왔습니다. 국가는 이 긴 세월 동안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를 방관, 묵인하고 여성들의 착취를 방조해 온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책임 있게 개입해야합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절망이 아닌, 새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의 실질적인 개입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정부는 더 이상 선언적인 입장만 반복하지 말고,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야 합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반성매매여성인권단체의 연대체로,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국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2016년 개소하여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현장지원사업을 통해 미아리 성매매여성들을 지원해오고 있으며, 2017년 <성북구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 성매매피해자 등 자활지원조례>의 제정을 이끌었고, 부설 여성자활지원센터를 개소하였으며, 기록집/전시회 등 다양한 미아리 기록 작업을 해왔습니다. 전국연대는 실질적으로 본격화된 미아리 집결지 폐쇄를 앞두고, ‘실질적인 성매매여성의 자립·생계 대책 마련'을 위한 국가와 서울시, 성북구의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하며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 일시: 2025년 4월 22일(화) 10:30
○ 장소: 정부서울청사 앞
○ 주관: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내용 (※ 사회 : 신지영(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사무국))
● 경과보고 및 공대위 발족 취지_이선미(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 발언 1.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은 국가의 책무이다 _김민문정(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발언 2.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는 여성 인권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_노랑조아(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서울시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협의회)
● 발언 3. ‘미아리’ 집결지 경험 당사자 _ 대독
● 발언 4. ‘미아리’ 집결지 경험 당사자 _ 대독
● 발언 5. 성매매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여성 지원이 중요한 이유 _최민혜(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_공동대표단 및 연대단위
● 공동대표단 여가부 면담 및 시민 서명 전달

 

[기자회견문]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폐쇄 추진하고 성매매여성에 대한 자활 지원 대책 마련하라!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2002년 재개발이 결정된 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이제 재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는 2000년대 전후하여 360여 개 업소와 3,000여 명의 성매매여성이 머무르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로 악명을 떨쳤다. 현재는 약 50개 업소, 200여 명의 여성들만이 남아 있다. 이 집결지가 포함된 신월곡 1구역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작년부터 철거가 시작되었고, 올해 2월 1차 구역 철거가 완료되었다. 성매매업소 밀집 지역은 3차 구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오는 7월부터 철거가 예정되어 있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로 불렸던 이곳은 1960년대부터 형성되어 반세기 이상 폭력과 착취의 공간으로 존재해왔다. 국가가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후 20년이 지나도록 사실상 집결지를 방조하는 동안, 여성들은 무허가 건물, 불법 영업,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지도 못하는 완전한 무법지대 속에 놓여 있었다. 이제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이곳은 폐쇄 수순에 들어섰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성매매 여성들에겐 여전히 아무런 보호 조치도,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반면, 오랜 시간 이들을 착취하며 불법 수익을 올려온 건물주와 업주들은 또다시 개발 이익을 챙기고 있다. 피해자들은 버려지고, 착취자는 보상받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집결지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여성들 다수는 공식적인 거주·업무 기록조차 없어 어떤 법적 보호나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오랜 기간 집결지 안에서만 살아왔고, 사회적 관계망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 존재해왔다. 이들에게 ‘이제 알아서 살아보라’고 하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따라서 여성들이 삶을 전환하고, 집결지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립·생계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집결지 폐쇄가 이들에게 또 다른 절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에서 나와 자활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성매매에서 벗어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우리는 성매매업소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세뇌당한다. 너는 가치가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그래서 탈성매매는 죽을만큼 힘을 내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탈성매매 이후 삶은 더 어렵다. 탈성매매 이후는 세 종류로 나뉜다. 죽을만큼 힘 내어 살아보던가, 죽던가, 다시 업소로 돌아가던가.”

이 사회는 이미 이 여성들을 성매매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우리는 더 이상 그 벼랑 아래로 이들을 밀어서는 안 된다.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는 성착취현장에서 오랜기간 살아온 여성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 배제가 아닌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 희망과 기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와 우리 사회의 책무이자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동안 외면해온 책임을, 이제라도 다해야 한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여성가족부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문제를 여성 인권 관점에서 인식하고, 성매매여성을 위한 실질적 지원 예산을 편성하라!
하나, 성매매집결지 성매매여성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서울시와 성북구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성매매여성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개입하고,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수립하라!

2025. 04. 22.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광주 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대구여성인권센터,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디딤, 새움터, 수원여성인권돋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여성인권티움, 인권희망 강강술래,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제주여성인권연대, 충북여성인권,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부설 여성자활센터 해봄)

서울시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협의회(새날의여는오늘, 씨튼해바라기의집, 우리들쉼자리, 유프라시아의집, 평화의샘, 나자렛성가정공동체, 마인하우스, 한국여성의집, 휴먼케어센터, 다시함께상담센터,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집, 십대여성인권센터, 여성인권지원상담소 에이레네,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 이룸, 여성인권센터 보다, 넝쿨, 여성자활센터 해봄,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관악늘푸른교육센터, 막달레나공동체그룹홈)

동북여성민우회, 나를 돌봄 서로 돌봄 봄봄, 강북여성주의모임 문,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성북마더센터 맘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추가 중)

 

[발언 1] 김민문정(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성매매집결지 여성 지원은 국가의 책무이다

2022년 9월 29일, 대법원은 여성인권과 관련하여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을 했습니다. 미군 ‘위안부’ 122명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판결이었는데요. 대법원은 국가가 한미동맹을 이유로 기지촌을 조성하고 운영하며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권유하였을 뿐만 아니라 강제적 성병관리의 위법행위를 자행하는 국가폭력을 했고 그 행위에 대해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아리’ 성매매집결지여성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미군 ‘위안부’ 문제를 왜 얘기하나 의아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문제와 기지촌 미군 ‘위안부’ 기지촌 문제는 장소와 시간, 대상만 다를 뿐 결국 여성에 대한 국가폭력이라는 본질은 같은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은 명시적으로 성매매 금지국가입니다. 반여성인권적 용어를 사용한 문제적 법이지만 1961년 제정·시행된 「윤락행위등 방지법」 제4조는 ‘누구라도 윤락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자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불법화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국가는 기지촌을 비롯한 ‘특정지역’을 지정하여 그 지역 내에서는 사실상 성매매를 허용하고 조장⋅정당화함으로써 성매매여성들의 인간적 존엄을 침해하며 국가폭력을 저질렀습니다.

이는 국내에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는 모든 성매매집결지 문제의 본질입니다. 성매매를 개인 간의 문제인양 호도하지만 사실은 국가가 스스로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법을 위반하며 성매매집결지를 방치했고 그로 인해 긴 시간 여성인권이 침해되었습니다. 이는 명백한 국가폭력입니다. 때문에 국가가 불법행위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는 것은 여성인권을 위해서, 국가가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법적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국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개발’이 아닙니다. 국가가 위법한 상황을 오랫동안 방치하여 권리가 침해된 성매매 피해여성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침해된 권리로 인해 입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폐쇄과정에서는 이러한 선행조치들이 하나도 취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긴 시간 여성들을 착취하며 불법 수익을 쌓아온 건물주와 업주들에게는 재개발을 명목으로 보상을 하면서 정작 피해자인 여성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거리로 쫓겨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국가가 피해에 대한 책임은지지 않고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여성인권’을 위한 성매매집결지 폐쇄일 수 없습니다. 단지 개발을 명분으로 한 또 다른 형태의 인권 침해이며 국가폭력일 뿐입니다.

주부무처인 여성가족부와 국가, 그리고 서울시와 성북구에 요구합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피해를 딛고 스스로 자립하여 생계를 꾸리고 안전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매매피해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여성들이 실질적인 탈성매매와 새로운 자립이 꿈을 꿀 수 있도록 여성들의 이야기로부터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질적 변화를 위한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매매 없는 세상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성매매 피해여성들 곁을 지키겠습니다. 성매매 피해자들이 함께 당당한 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연대하고 더 큰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2] 노랑조아(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서울시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협의회)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는 여성 인권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활동하는 노랑조아입니다. 이룸은, 성별권력관계와 경제적 불평등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성매매산업에 반대하고, 성매매산업 축소 및 해체를 지향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이룸의 지향과 같은 이유로, 미아리 텍사스에서 종사했던 여성들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이 자본과 도시재생의 이해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집결지 폐쇄에 반대합니다. 따라서 집결지 폐쇄와 동시에, 성매매 종사 여성들에 대한 여성인권적 관점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미아리 집결지는 1960년대 말, 서울 종로3가 집결지가 폐쇄되며 형성되어 1970~1980년대 박정희 정권 하에서 외화벌이와 관광 진흥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서울 북부 최대의 성매매 집결지로 성장하였습니다. 공권력은 성매매를 단속하면서도 동시에 집결지를 통제·관리하는 이중적 태도로 성매매산업을 묵인-관리해왔습니다. 또한 자본은, 여성의 성을 통제하고 지배하며 남자되기를 실현하는 남성 중심적인 욕망에 터를 잡고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착취하며 거대한 배를 불렸습니다. 빈곤한 여성,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 생존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몸뿐인 여성들이 자발, 비자발적으로 몰려들어 이곳에서 치열하게 삶을 일구었습니다.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는 가부장적인 정부와 자본이 적극적으로 공모하여 가난하고 자원 없는 여성들을 끌어들여 번성한, 일종의 빈곤산업의 장소인 것입니다.

정부는 여성들의 몸을 활용하여 이윤을 취해왔던 역사, 성매매 집결지를 비롯한 성매매산업을 활용하고, 묵인하면서도, 동시에 '성적인 여성'을 통제하고 처벌하겠다는 논리로 여성들을 감염병 매개 취급하며 관리하고 처벌해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성매매 집결지를 가능하게 하는 성적인 불평등, 경제적인 불평등에 대해서는 방기한 채, 성매매산업을 활용하고, 묵인하며, 여성들을 관리하고 처벌해온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아리 집결지 폐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성산업을 둘러싼 부정의에 대한 책임과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는 온 데 간 데 없이, 그저 자본과 도시 재생의 논리로써, 긴 시간 집결지에 정주하며 일하고 삶을 일궈온 성매매 종사자 여성들을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내쫓고, 쓸어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성북구는 성판매 경험이 노출될 수 있어 주소지를 집결지로 옮겨놓지 않는 여성들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물주와 업주만이 보상을 통해 재개발의 이익을 기대하는 현실에서 여성들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있습니다.

집결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쓸모가 다했을 때 버리면 되는 소모품이 아니라, 길게는 30,40년을 거주하고 일하고 먹고 자며 삶의 터에 뿌리를 내려온, 아플 때는 약국에서 약을 지어다 먹고 날이 좋을 때는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며 설레기도 하는 살아있는 사람, 돈을 벌어 가족을 건사하고 아이를 기르기도 하는, 국가가 존엄한 삶을 살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살아있는 시민입니다. 그동안 살아온 직장이자 주거지이자 생활 생태계에서 뽑혀나가게 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맥락과 조건에 대한 대화를 통한 현실적인 지원 없이 낡은 건물처럼 쓸어버리려 하는 비인간적인 행태는 민주시민에 대한 기만이고 모욕입니다.

또한 성판매 여성들은 이주 보상의 권리를 넘어, 성매매하지 않고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가부장을 중심으로 자원을 배분하며 초래되는 성차화된 빈곤과, 일정한 기준의 역량과 정상성을 전제로 주어지는 자원 접근성, 한 발 뒤로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공포는 여성, 특히 자원 없는 여성들에게 자꾸만 성매매 권하는 사회에 다름 아닙니다.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생애 위기의 순간에 촘촘한 돌봄과 복지가 뒷받침 되는 사회적 안정망을 만들 책임이 국가와 사회에 있음을 인정한다면, 지금 이 야만적인 재개발의 국면에서 여성들은 안정적인 이주와 자립을 위한 국가의 충분한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가족부에 요구합니다. 지금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성북구 신월곡 1구역에서, 성북구가 성매매 종사 여성들을 불법적인 존재로 치부하며 지워버리고 대책없이 내쫓지 않도록, 집결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구체적인 얼굴을 만나 대화하고, 폐쇄를 둘러싼 현실적인 방안을 함께 찾도록 촉구하십시오.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채 기만적으로 잠자고 있는 조례가 작동하도록, 여성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자립·생계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성매매여성 처벌을 통해 가난한 여성을 처벌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의 몸과 성을 착취하여 자본의 배를 불리는 성매매 산업을 해체할 방법을 당사자 및 현장 활동가들과 함께 찾으십시오.

 

[발언 3] ‘미아리’ 집결지 경험 당사자 _ 대독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자활센터 해봄을 다니면서 미용학원을 다녀 미용사가 된 40대 여성입니다.
저는 미아리에 16살에 들어가 20년 넘게 있다가 완전히 나온지는 4년정도 되었습니다. 나의 삶이 미아리에서 16살에 멈춰있었다가 그곳을 그만두고 몇 년이 지나 마흔이 넘은 지금에서야 완전히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미아리에 사연 없는 사람 없겠지만, 전 가난과 새아빠의 폭력에 못이겨 16살에 집을 나와 숙식제공해준다는 말을 듣고 간 곳이 미아리였습니다. 업주는 저의 앳된 얼굴을 가발과 짙은 화장으로 가려서 일을 시켰어요. 그곳에서 저의 10대, 20대, 30대가 흘러갔습니다. 어린나이부터 힘들게 일을 해서 인지 22살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받았고, 통증이 너무 심해 4일 일하고, 금요일 아침에 통증주사를 맞고 다시 밤에 일하는 생활을 수 십년 했습니다. 한때 돈도 많이 벌었지만 새아빠 놀음 빚 갚는데 다 쓰고 나니, 저에게 남은 것은 아픈 몸과 남은 빚이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고, 면역력이 누구보다 약했던 저는 손님을 가려서 받을 수 없는 미아리환경에서 더 큰 병이 옮을까 무서웠습니다. 그때 미아리를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보다 상담소에서 나눠준 홍보지에 전화를 걸어 상담약속을 잡았습니다. 이 사람들을 믿어도 될지...전화를 할까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당시 알고 지낸 미아리에서 화장품을 팔던 이모가 어떤 아가씨도 보다 상담소에 가서 학원도 다니며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해줘서 용기가 났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보다에 처음 간 그 날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처음 만난 나를 그토록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줬던 상담원샘이 너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그렇게 많이 울었던 적도 처음이었고요. 상담원샘의 그 눈빛에서 믿음이 생겼고, 저를 위해 주섬주섬 선물을 챙겨주던 그 모습도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그렇게 보다의 임시 작업장을 다니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문득 보다로 가는 버스 안에서 바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보며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저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란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러던 중 자활센터 해봄에서 인턴십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어느덧 저도 스스로에게 떳떳한 직장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초졸 학력, 나이 서른 후반에 하는 첫 사회생활이라 너무 두려웠고, 불안했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 결과 매니저라는 직책도 얻게 되었고, 무엇보다 나도 노력하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과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나에게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아무리 돈이 없고, 힘든 상황이 와도 바닥부터 다시 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입니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여러방면으로 도와주는 해봄샘들이 있어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코로나라는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얻은 것처럼, 지금 미아리에 있는 여러분들도 미아리 재개발이라는 힘든 상황이 어쩌면 기회라고 생각하고, 용기 내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면, 우리를 도와주는 보다, 해봄 샘들에게 의지해도 괜찮습니다. 여러분들도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만 용기를 내 세상에 나오면 행복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걸 당신들도 알 수 있을거에요. 이만 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4] ‘미아리’ 집결지 경험 당사자 _ 대독

안녕하세요 저는 미아리에서 1년정도 일했고, 그곳을 완전히 나온지는 약 4년이 지났습니다. 마지막 업소가 미아리였고, 전 약 10년 정도 성매매를 하는 업소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다른 아가씨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엔 빚이 적어서 마사지업소에서 일했는데, 점차 빚이 커져 대전 유천동, 대구 자갈마당, 부산 완월동 등 선불금을 많이 해주는 집결지만을 다니게 되었고, 최종 업소가 미아리였습니다.

참,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미아리라는 곳을 잘 모르고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힘든 곳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손님과 2차성매매를 하기 전에 술방에서 하는 서비스가 힘들었고, 압박이 심했었습니다. 서비스도 순서대로 해야 혼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손님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감시하였고 심지어 2차하는 방으로 넘어가서 하는 모든 서비스까지 방문 밑에 틈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저희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아가씨를 관리하고 손님호객행위하는 나까이 이모에게 우리가 다 듣게끔, 아가씨 관리 못한다고 화를 냈습니다. 나까이 이모는 그래서 우리를 항상 감시했고 항상 상주하며 감시하고 있는 사장님께 보고했습니다. 무엇보다 다이어트 강요 때문에 밥 먹는 시간이 아닌 때에 음식을 먹으면 벌금을 내야하는 것이 제일 치사하고 서러웠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해야 하는 2차 횟수는 적으면 6~7번 많으면 15번까지 하는게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총 매상에서 30%가 아가씨 몫, 나까이 이모 20%, 나머지 50%가 사장님 몫이었습니다. 손님 한명 받는데, 대략 3만원을 버는 셈이었습니다. 이 수입에서 지각비 내고, 하루 쉬고 싶으면 결근비 180~200만원을 내야합니다. 생리휴가도 당연히 없어서 생리하는 날엔 솜을 끼고 손님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각종 벌금이 있습니다. 2020년대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이러니 내 선불금빚은 내가 죽어야 해결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정말 그만하고 싶고 일이 너무 힘들어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나까이 이모에게 “신고 안들어오게 조심 좀 하세요. 출동하는 것도 힘드네요. 알아서 잘 좀 해결하세요.” 라고 한말을 저는 절대 잊지 못합니다.

이날 이후 저는 더 이상 경찰을 신뢰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날 이곳에서 꺼내줄 사람을 찾다가 상담소에서 주었던 홍보지의 연락처에 연락을 했습니다. 저를 구해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습니다. 막상 나왔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빚문제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죽을 결심도 여러번 했었습니다.

그 길었던, 죽을 만큼 힘든 터널에 있을 때 상담소의 도움으로 작은 빛을 만나 지금 현재 내가 죽지 않고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꿈이라는 것도 생겼습니다. 그 꿈을 위해 낮에는 자활센터를 다니고 밤에는 자격증 학원을 다니며 말로만 듣던 주경야독을 지금 제가 하고 있습니다.

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삶이 힘들고, 가난하고, 여전히 미래가 막막해도 행복하고, 미래를 그릴 수도 있고, 마음이 더 편하다는 것을요. 미아리 그곳에서 나오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노예만도 못한 삶을 살면서 손님 앞에선 거짓 웃음을 보이며 내 젊은 인생을 보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무섭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이번에 미아리가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이제 겨우 살만한데, 아직 그곳에 남아 있는 여성들의 삶이 걱정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숙소생활을 하는 분들이라 저처럼 집도 없을 것이고, 분명히 아무런 보상도 못 받고 쫓겨나올텐데, 그 상태에서 선불금도 갚아야 하고, 선불금이 묶여있는 상황에 자기 마음대로 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당장의 생활비도 없이 쫒겨나면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저처럼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이거나 더 안좋은 성매매 가게로 가게 될까봐 걱정스럽습니다.
미아리 텍사스라는 곳이 사라져서 또다시 저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나 지금 남아있는 여성들은 하루하루가 걱정과 불안 뿐일 것 같습니다.

저처럼 상담소와 자활센터에 다닐 힘도 없는 분도 계실겁니다. 저는 받지 못했지만 남아있는 미아리 여성들을 위해 국가에서 그 분들이 자기힘으로 살 수 있을 때까지 다른 지역처럼 생계비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여성들을 꼭 살려주세요. 다른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꼭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발언 5] 최민혜(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

성매매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여성 지원이 중요한 이유

안녕하십니까. 대구여성인권센터 최민혜입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 성북구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여성인권 관점에서 바라보고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다하고 있는지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미아리 텍사스’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2005년 화재참사로 희생된 여성들입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전깃줄로 얽히고 설킨 미아리의 하늘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이 불법적이고, 착취적인 공간을 서울시는 오랫동안 방임해 왔습니다. 화재참사 20년이 흐른 지금, 서울시 성북구는 뒤늦게 자활지원조례를 제정하고 ‘미아리’ 폐쇄를 본격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묻고 싶습니다. 그 안에 ‘여성들’이 있습니까?

제가 활동하고 있는 대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가 묵인하고 방조한 결과, ‘자갈마당’은 110년간 성매매알선자들의 부를 축적해온 여성착취의 공간으로 유지되어 왔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도 오래도록, 아무 문제의식 없이 지속된 공간이었습니다.

2015년 실시된 <대구시민 성매매관련 연구조사-대구시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자갈마당 폐쇄 후 공간 변화에 대해 시민들은 ‘여성인권 역사공원’ 조성을 32.4%, ‘복합문화예술벨트’ 29.4%로 답했습니다. 또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지원책으로는 ‘이주비와 생계비, 정착지원금’ 지원 38.8%, ‘이주비와 일정 기간 긴급복지형 생계비’ 지원 32.3%, ‘이주비만 지원’하자는 응답이 18.3%였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지원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단 8.1%에 불과했습니다. 즉, 대구시민 대다수는 여성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 비로소 늦게나마 그 공간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시작했습니다. 대구시와 저희 단체는 ‘여성인권’이라는 화두를 중심에 놓고 자활지원사업을 시행했습니다. 단순한 폐쇄가 아닌, 그곳에서 살아온 여성들에 대한 책임을 실현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갈마당’ 역시 민자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민자 개발은 업주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됩니다. 더 이상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자 개발을 통해 부동산 이익을 얻고,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업주와 부동산 개발과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너무나 손쉬운 타협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여성들은 어떻습니까? 아무것도 쥐지 못한 채 무작정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거나, 여전히 ‘장사’가 되는 다른 업소로 옮겨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집결지 폐쇄라는 역사적 과제에서 여성 인권을 어떻게 지켜 낼 것인가를 공론화했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역사적 성찰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현장에서 우리는 보았습니다. 토지주와 건물주는 개발이익을 얻고, 업주들은 여성들을 내세워 ‘생존권’을 주장하며 기득권을 지키는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이유는 ‘여성인권’이어야 한다고, 저희 단체는 자활지원사업으로 90여명의 당사자들과 만나왔습니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생계비와 주거지원을 탈성매매의 가장 큰 동기로 꼽았습니다. 일시적이지만 정기적인 지원금, 그리고 안정적인 거처는 여성들에게 삶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자활지원사업을 망설이거나 신청조차 하지 못한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정보가 제한되어 있었고,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 신분이 노출되거나 쉼터에 강제로 입소해야 한다’는 등의 왜곡된 정보와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은 저희를 신뢰하고, 용기를 내어 탈성매매를 선택했습니다. 수행단체인 저희도 정성을 다해 여성들을 만나왔고, 탈성매매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과 지금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담당자는 자활지원 업무를 맡은 후 여성들을 직접 만나고, 업소를 방문하고, 대상자 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곳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이건 명백한 인권침해다. 이곳엔 여성의 인권이 없다.” 또다른 담당자는 말했습니다. “행정력과 민간 시스템이 더 촘촘히 연결되어야 여성들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다.” 민과 관이 함께한 대구의 자활지원 사업은 2019년 ‘대구시정 베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성매매 알선자에겐 ‘불법에 대한 단호함’을, 여성들에겐 ‘성매매하지 않을 권리’를. 시민사회엔 ‘사회구조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되었습니다.

성매매집결지는 결코 여성을 위해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그곳은 폭력과 착취, 불법이 구조화된 공간입니다. 국가와 지자체는 반성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성도덕이나 도시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성매매 여성 인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 여성가족부와 서울시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생존을 위한 절망적 선택이 아닌, 희망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 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민과 관이 협력하여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일만이,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오늘 저는 대구의 경험을 통해,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단지 공간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아온 여성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이제 서울시와 성북구가 움직일 때입니다.

끝으로, 대구 ‘자갈마당’ 폐쇄 당시 슬로건을 이 자리에서 다시 외치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성매매집결지 업주들에게는 적법한 정의의 ‘힘’으로!
여성들에게는 전폭적 인권의 ‘힘’으로!
지역민에게는 평화로운 공동체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