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친밀관계폭력처벌법 국회 심사촉구 기자회견

by 여성연합 posted Nov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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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관계폭력처벌법 국회 심사촉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25년 11월 24일(월) 오후 2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 공동주최 :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 범죄피해자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 순서

- 여는 발언 : 노치혜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 친밀관계폭력처벌법 발의 국회의원 발언 :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 친밀관계폭력 피해자/유족 발언 : 이경숙 인천스토킹살인사건 유가족/범죄피해자연대 활동가
-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발언 :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 친밀관계폭력처벌법 통과 촉구 퍼포먼스 : 사회 :노서영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 발언

[발언1] 노치혜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발언문 전문
 

오는 11월 25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입니다. 
그리고 25일부터 일주일간 여성폭력추방주간이 시작됩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대상 폭력과 친밀관계 폭력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국가의 책무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를 지닌 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는 교제폭력 피해 가족과 다시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올해에도 국가가, 반복되는 비극을 멈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제폭력, 데이트폭력으로 불리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3년 발생한 전체 살인사건 중 28.7%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이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교제폭력 피해자로 인정된 수만 13,075명, 신고는 88,394건에 달합니다. 동탄, 부평, 의정부, 울산, 대전, 서울 구로까지, 교제폭력과 스토킹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전국에서 끊이지 않았습니다. 스토킹 신고 건수는 불과 4년 만에 6배 가까이 폭증했고, 교제폭력으로 기소된 건수도 3년 만에 55% 이상 증가했습니다. 
교제폭력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예측가능한 지속적 폭력이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여성 대상 범죄입니다. 지난해 최소 181명의 여성이 교제 폭력으로 사망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재난에 버금가는 죽음의 숫자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에서는 이러한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규율할 수 있는 법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에 지난 9월 8일, 더 이상 한 명도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은 친밀관계폭력 피해자 및 유족들과 함께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법안은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본회의에 올라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는 유가족, 피해지원 단체와 발의 국회의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함께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의 신속한 심사와 조속한 통과를 촉구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교제폭력과 가정폭력 등 친밀관계폭력의 고리를 끊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마주합시다. 이제는 정말로, 더 이상, 한 명도 잃을 수 없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더는 친밀관계폭력을 외면하지 말고, 여성들의 요청에 응답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발언2]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발언문 전문

안녕하세요. 
기본소득당 대표 국회의원 용혜인입니다.
기본소득당과 친밀관계폭력 피해자·유가족, 시민사회는 2025년 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친밀관계폭력처벌법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인 심사를 촉구합니다. 지난 10년 간 교제폭력·가정폭력·스토킹 등 친밀관계폭력 신고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해마다 수백 명의 피해자들이 친밀관계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을 방어하지 않아, 사고가 나는 것은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재해에 대한 국가와 기업의 책임을 지적하며 한 말입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생하고 있는 친밀관계폭력 입법 공백을 해결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더 많은 피해자의 죽음을 용인하고 방치하는 일입니다. 국회는 올해 내로 친밀관계폭력처벌법에 대한 법안 심사를 시작하고, 친밀관계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심도 깊은 논의에 착수해야 합니다.
저는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야지만 친밀관계폭력 입법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친밀한 관계에 기반한 폭력을 규율하는 유일한 법입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 유지'를 기조로 사실상 가정폭력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여, 친밀관계폭력을 '사랑싸움'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관행을 확산시켜 왔습니다. 국회에 발의된 친밀관계폭력 관련 법안의 상당수는 별도의 특별법을 신설하거나 스토킹처벌법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에 기반한 폭력에 제대로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 공백을 막으려면, 가족구성원·교제관계 등 친밀한 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포괄적 입법이 필요합니다.
또한 수십 년간 이어져온 친밀관계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가정폭력처벌법의 패러다임을 '가정 유지'에서 '피해자 보호'로 전환하고, 법의 적용대상을 가족구성원 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제 정당과 선배·동료 의원들께 호소 드립니다. 
10년 가까이 지연된 친밀관계폭력처벌법 입법, 이제는 제대로 논의해야 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올해 내로 친밀관계폭력처벌법에 대한 심사와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을 촉구 드립니다.

정부 역시 친밀관계폭력처벌법 입법에 대해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여름, 연이은 스토킹 살인사건에 대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제도 개선의 핵심인 친밀관계폭력처벌법 입법은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 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친밀관계폭력처벌법 입법 추진계획을 명확히 밝히고,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에 나서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말 한 마디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기본소득당은 친밀관계폭력으로 더 이상 단 한 명도 잃지 않는 사회, 가해자는 처벌하고 범죄피해자는 보호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3] 이경숙 인천스토킹살인사건 유가족/범죄피해자연대 활동가 발언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3년 7월 17일, 인천 논현동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 유가족이자 친밀관계범죄피해자연대의 대표입니다.  먼저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너무나 가슴 아픈 사실 하나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 나라에서 범죄로 벌을 받는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범죄자는 형을 살고 나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피해자와 유가족은 범죄로 인해 일상을 영원히 회복할 수 없습니다. 저희 가족 역시 그렇습니다.
그 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멈춰버렸지만,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는 그날 이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빈틈 속에서 다른 피해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회는 법안을 ‘내놓기만 했을 뿐’, 실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스토킹, 교제폭력, 가정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막기 위한 여러 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법안들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들 핵심 내용을 정식 상임위 심사나 공청회에서 깊이 있게 논의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발의만 해놓고 방치된 상태입니다.
지금의 법과 제도는 ‘일이 벌어진 뒤’에만 움직입니다.
제 가족은 생전에 여러 번 위협을 알렸지만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저희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토킹·교제폭력·가정폭력은 대부분 ‘사소해 보이는 신호’로 시작되지만, 반복되면 큰 폭력으로, 살인으로 이어집니다.
스토킹은 살인의 예고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초기부터 위협을 차단하는 친밀관계폭력처벌법입니다.
오늘 저는 국회에 명확하게 요구합니다.
첫째, 이 법안을 빠르게 심의하고 실제로 작동하도록 다시 설계해주십시오.
둘째, 접촉·감시·통제·지속적 위협 같은 초기 신호를 명확하게 범죄로 인정해주십시오.
셋째, 위험한 사람이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즉각적 보호조치를 마련해주십시오.
넷째, 피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를 국회가 공식적으로 듣는 자리를 마련해주십시오.
이 법은 누구를 더 많이 벌주기 위한 법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제 가족의 죽음은 국가가 위협을 알고도 제때 개입하지 못한 구조적 실패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 비극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에 묻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많은 가족이 이 고통을 겪어야 법이 움직입니까?

이제는 멈출 때가 아니라 움직일 때입니다.
국회가 결단해야 합니다.
친밀관계범죄피해자연대는 이 법이 통과될 때까지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발언4]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발언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입니다.   
내일, 11월25일은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입니다. 내일부터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까지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여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집니다. 1991년부터 한국 최초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는 올해 114명의 신고, 114명의 실패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114명이라는 숫자는, 작년 한 해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조치를 취했음에도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했던 여성의 수입니다. 그리고 이 여성들 대부분은 자신의 주거, 일터 등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숫자는 한국 사회가 여성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계속 실패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번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사건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제도의 공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도,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막을 제대로 된 입법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그러나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법의 내용입니다. 단순히 입법 속도만 생각해서 형식적인 입법에 머무른다면,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처럼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도 못하는 법을 새롭게 양산할 뿐이며, 그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오롯이 피해자의 몫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법안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 ‘혼인’, ‘교제’ 등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이 나뉘어서는 안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한 관점을 제대로 정립하고 모든 친밀한 관계를 아우를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 ‘관계 유지’가 아닌, ‘피해자의 인권’, ‘자유로운 생활형성’이 목적이 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 ‘반의사불벌조항’ 배제 등 가해자의 처벌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됩니다.
▶ 범죄의 처벌을 ‘상담’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어떤 관계에서라도 범죄는 처벌이 먼저 되어야 하며, 교육과 교정은 형벌과 병과해야 합니다.
▶ 신고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다. 이제 변명을 멈춰야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신변보호 제도로 피해자의 안전 확보에 국가공권력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사 사법절차 내에서 성별, 이주, 장애, 성적지향, 연령 등 한국 사회의 오래된 잘못된 통념이 작동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 현장출동 경찰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사건 해결과정에서 만나는 관련자들의 제대로 된 교육/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22대 국회에는 용혜인의원실에서 발의한 법안을 비롯하여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관련 여러 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법사위 등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 을 전면 개정하는 제대로 된 법안이 신속하게 제정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 등 관련자들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