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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기자  

ⓒ2003 김용운
제5회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지난 11일 오후 7시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승홀에서 열렸다.

영화배우 방은진씨와 추상미씨의 사회로 진행된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식에는 주한 캐나다 대사를 비롯한 외교사절과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수용, 유현목, 이현승 감독 및 영화배우 문성근, 장미희씨와 영화평론가 유지나씨 등 많은 영화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최측이 나누어준 꽃을 무대 위 화분에 꽂는 것으로 시작된 개막식은 여성영화제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여성영화제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개막사를 통해 “여성영화제는 전쟁과 갈등에 남성의 역사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여성들의 염원의 장”이라면서 여성영화제에 대한 사랑을 부탁했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여성 영화는 부드러운 연민의 힘 속에 남성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원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비록 당번을 서는 마음으로 여기 있지만 여러분들은 다들 그 구원의 앵글(여성영화)을 따라 한껏 몽유하시기를 바란다는 축사를 서면으로 전했다.

개막작 <미소>의 상영 전 영화의 프로듀싱을 맡은 임순례 감독은 자신이 프로듀싱을 꼭 기꺼이 한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에게 프로듀싱을 맡긴 전문 프로듀서들이 원망(?)스럽다. 박경희 감독의 초지일관한 집념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영화의 공을 감독에게 돌렸다.

▲ 추상미씨와 박경희 감독
ⓒ2003 김용운
주연을 맡은 추상미씨는 개막작 덕분에 자신이 사회를 보게 된 것은 아닌가 했다면서 여태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캐릭터로서 대단히 내면적으로 침잠하는 인물로 자신이 맡은 주인공 소정 역을 설명했다.

5억의 저예산으로 <미소>를 완성한 박경희 감독은 “영화를 통해 주인공이 띄우지 못한 미소가 관객 여러분에게 떠오르길 바란다”면서 함께 고생한 스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다음 상영 전 무대인사를 마쳤다.

개막식이 끝나고 리셉션 장에서 만난 추상미씨는 여성영화제가 지닌 가치에 대한 질문에 “남성에 대한 역 차별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만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과 아기자기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리”라고 답했다.

또한 “여성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들은 기존의 상업영화들보다 훨씬 재미있고 영화제 자체의 분위기 역시 다른 영화제와 달리 너무나 따뜻하다”면서 많은 분들이 영화제를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3 김용운
다음주 18일까지 열리는 제5회 서울여성영화제는 여성들의 시선과 힘으로 만든 영화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공으로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지금. 전쟁과 폭력은 늘 남성이 주도하는 힘의 논리가 있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또한 그런 남성들의 시선으로 만든 영화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라면 여성영화가 가진 또 다른 힘을 경험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

여성들의 힘은 근육과 무력을 앞세운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남성적 힘이 아니다. 그 힘의 가능성과 포용성을 이번 서울여성영화제 12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운기자 ikem@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