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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신호등의 사람 모양이 '남자' 모양이라며 바꾸자고 제안을 했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이 성평등일까?
아... 헷갈린다...
신호등도 그렇고, 비상탈출구의 사람모양도 그렇고,
성중립적인 모양이라고는 하지만 '남성'의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이게 무슨 남녀평등과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여러 이미지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학습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늘 남자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보면서, 그게 정상이고 표준이고 일상이라는 무의식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호등을 보다 성 중립적인 어떤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긴 머리의 치마입은 이미지가 여성인가?
이게 오히려 여성에 대한 고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게 아닐까?
근데 왜 남자가 앞에 있는 거야? 초등학교에서도 이거 없앤지가 언젠데...
또한 신호등에 담겨야 할 가치가 성평등 뿐일까?
오히려 노인과 아이들같은 교통약자들이 이미지의 주인공이 되면 안되는 걸까?
꼭 사람 이미지여야 할까?
라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신호등이 Walk / Don't Walk으로 되어 있는 곳이 있다.
어느 곳은 유명한 만화 캐릭터가 이미지로 되어 있다고도 한다.
시민 인터뷰를 보니, 어느 곳은 남자, 다른 곳은 여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제시한다.
초록불은 Walk이고, 빨간불은 Don't Walk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니까
이미지는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굳이 바꾸려면,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 남자로도 하고, 여자라도, 노인으로도, 아이로도, 만화캐릭터나 꽃, 나무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이렇게 정리해보니,
남녀가 함께 있는 신호등 이미지는 "오버"다...

게다가 여성친화도시다 뭐다 해서, 이런 식으로 보여주는 행정만 하는 것도 문제다.
하이힐 안끼는 보도를 만든다, 핑크주차장을 만든다 등등
여성들에게 실질적으로는 별로 도움 안되는 보여주기식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예산은 또 얼마나 많이 드는가?
서울시에서 신호등을 이렇게 교체하는데만 42억이 든다고 한다.
올해 서울시의 여성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겉모습만 뻔지르르하게 바꿔서 여성들의 삶이 엄청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결정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바꾸려면,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 남녀평등 신호등이라면서 남자가 앞서 가는 것까지 밖에 생각 못하는 이들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뿌리깊은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엄마인지 누나인지 알 수 없는 여성이 남자 아이를 데리고 길을 건너는 이미지이다.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사고 아니겠는가?

서울시가 남녀평등에 앞장서겠다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일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시민 혈세를 쓰려면 여성들이 진짜 필요한 곳에 제대로 써야 한다.

신호등이 바뀌어도, 정작 여성들은 여전히 밤길이 무섭고, 고용 불안에 떨고 있고, 저출산이라고 애 낳으랄 땐 언제고 임신하니 해고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남녀평등 신호등, 난 반댈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