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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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환영한다 - 이제 피해자 명예 회복과 실질적 책임 이행이 이어져야 한다

 

2026년 3월 7일,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제41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국가가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성평등과 여성 인권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히며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이어 “과거의 일이라 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폭력 피해를 잊지 않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명예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이 사과를 환영하며, 오랜 침묵을 깨고 국가가 책임을 인정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미군 ‘위안부’로 불린 이 여성들은 해방 이후 수십 년간 국가안보와 한미동맹, 외화 획득이라는 명목 아래 강제된 인신매매와 성착취의 피해자였다. 국가는 기지촌을 조성하고 관리하며 성매매를 방조하고 조장했고,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주한미군 기지촌에 동원된 피해 여성들은 사회적인 낙인과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국가 폭력에 맞서 피해자들은 2014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대법원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는 기지촌 성착취가 국가가 개입하고 방조한 조직적 인권 침해였음을 분명히 한 역사적 판결이다.

이러한 역사적 책임 규명 이후인 2025년 9월, 117명의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다시 용기를 내 미군의 책임을 묻는 소송에 나섰다. 이는 주한미군이 당시 피해 여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했는지 그 실체와 구조를 밝히고자 제기된 소송으로, 미군이 한국 정부와 함께 기지촌에서 이루어진 성착취를 주도한 핵심 세력임을 밝히려는 첫 시도다. 많은 피해자가 장기간의 성착취와 폭력으로 인해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며, 사회적 고립과 빈곤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이라는 거대 권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극도의 두려움을 수반하는 일이었지만, “우리의 삶을 스스로 바꾸고 싶고, 죽기 전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피해 여성들의 결심이 모여 원고단이 구성되었다. 

117명의 원고단은 그동안 겪은 피해 사실에 대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라고 말한다. 1971년 한국에서 성병 감염 여성에 대한 강제격리치료 정책이 시행된 것이 그 배경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는 이미 1953년에 인권 문제로 폐지된 제도였음에도 주한 미군이 한국 정부에 건의하여 도입된 것으로, 법적 근거 없이 성병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들을 강제 수용해 치료를 강행한 중대한 인권 침해였다. 목적은 의료가 아니라 미군 병사의 전투력 관리와 건강을 위한 것으로, 수용된 피해 여성들은 격리로 인한 신체의 폭력뿐 아니라 통상 치료량을 초과하는 페니실린 과다 투여로 심각한 부작용까지 겪어야 했다. 이는 군대가 여성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나아가 강대국이 타국 여성의 인권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더 이상 국가와 군대에 의한 성착취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 이제 성평등가족부는 사과를 넘어 정책 개선을 통한 실질적 책임 이행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치유를 위한 종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 정부와 주한미군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또한 기지촌의 성착취를 국가폭력의 역사로 공식 인정하고, 관련 연구와 교육을 이어가는 한편 공공기록으로 남겨 재발 방지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더 이상 사회적 외면 속에 남겨지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의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책임을 끝까지 다해야 한다. 

 

2026년 4월 1일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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